리뷰/영화이야기

‘시크릿’ 최악의 미스 캐스팅, 송윤아

朱雀 2009. 12. 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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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개봉한 영화 <시크릿>은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은 작품이다. <세븐 데이즈>로 친숙한 시나리오 작가 윤재구의 감독작인 <시크릿>은 여러면에서 전작과 비슷하다.

우선 범행현장에 도착한 형사가 자신의 아내가 남긴 살인의 흔적들을 치우고, 자신의 아내를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은 주인공을 끊임없는 불안감과 공포로 몰아넣는다. 게다가 그것도 부족해, 결정적인 증거를 미끼로 차승원을 협박하는 의문의 목소리는 <세븐 데이즈>의 납치범과 연장선상에 닿아있다.

그러나 <시크릿>은 다소 늘어진 대본과 송윤아의 엉성한 연기로 그 흥미가 전작보다 많이 반감된다. 송윤아가 맡은 지연역은 김성열 형사(차승원)의 아내로, 미스테리의 여인이다.

분명 살인이 벌어지는 날, 바이올렛빛 립스틱을 비롯해 범행현장에 남겨진 물건들의 장신구를 하고 가서 끝까지 김성열을 헷갈리게 만든다(관객 역시 그녀가 끝까지 범행을 저질렀는지 내내 헷갈린다).

김성열 형사는 불륜을 저질렀는데, 지연은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내내 추궁해댄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이런 연기를 하는 송윤아가 너무 어색했다는 점이다.

<시크릿>에서 송윤아는 차승원의 실수로 하나뿐인 딸을 잃어버려 마음의 상처가 큰 여인이다. 그러나 그녀가 딸을 생각하는 모습이나 그리워하는 표현 등은 전혀 관객의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 물론 그녀가 아이를 낳고 기른 적이 없는 것은 어느 정도 감안하더라도, 이는 상당히 불만족스러운 부분이다.

게다가 차승원과 재칼역의 류승룡이 한 자리에 있을 때는 금방이라도 뭔가 벌어질 듯 긴장감이 살벌하게 느껴지는 것과 달리, 송윤아가 등장하면 무슨 멜로드라마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그녀의 연기는 <시크릿>과 맞질 않았다.

그동안 영화와 TV를 오고가며 활약을 펼친 차승원은 ‘과연’이란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멋진 연기력을 선보인다. 자신이 친동생이 죽어서 범인을 찾고 있는 재칼역의 류승룡 역시 범죄집단의 보스 역을 너무나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그러나 미스테리 우먼으로 <시크릿>의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할 송윤아가 전혀 제몫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 분명 장르가 ‘스릴러’이건만, 송윤아가 대사를 하면 긴장감은 사리지고 영화가 아니라 TV를 보는 느낌으로 전환된다.

이런 느낌의 전환은 일정한 리듬감으로 진행되어야 할 영화의 흐름을 끊는 결정적인 방해요소로 작용한다. 또한 재칼과 일대일로 대화하는 장면에서도 송윤아는 너무 딱딱한 연기를 선보여 답답함의 한숨이 절로 일 정도였다.


만약 송윤아가 미스테리하고 신비스러운 지연역을 제대로 소화해냈다면 <시크릿>의 긴장감은 한참 높아지고, 작품의 재미와 속도감 역시 최소 두 배 이상은 나아졌을 것이다.

물론 송윤아가 맡은 지연이 쉽지 않은 역할이란 사실은 알지만, 그녀가 자기몫을 해주지 못하는 바람에 영화의 완성도는 상당 부분 훼손되었다. 문제의 해결의 열쇠를 지닌 인물이 전혀 매력적이지 못한 탓에 <시크릿>의 스릴러적 완성도와 긴장감은 급전직하했다. 다음번에 송윤아가 만약 스릴러 영화에 출연한다면 절대 보지 않겠다. 그 정도로 송윤아의 이번 영화에서의 연기는 형편없었다. 부디 다음번에 이런 영화에 출연할 때는 보다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내면연기가 선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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