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연아보다 조애니 로셰트에 눈이 간 이유

朱雀 2010. 2. 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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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가 출전한 쇼트 프로그램을 보다가 한 선수에게 눈이 꽂히고 말았다. 바로 이틀 전에 어머니를 잃은 조애니 로셰트의 사연이었다. 캐나다 피겨 선수인 그녀는 사랑하는 어머니를 잃었음에도 애도할 시간을 가질 수가 없었다. 바로 다음날 공식연습에 참여해야했고, 공연전부터 끝날때까지 평상심을 가지기 위해 노력하는 빛이 역력했다.

 

그리고 마침내 2분 50초간의 연기가 끝났을 때 그녀는 눈물을 흘렸다. 그건 감격이나 기쁨의 눈물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거기엔 어머니를 잃은 슬픔과 그동안 꾹꾹 눌러왔던 그녀의 아픔 등이 서려있는 것 같았다.

 

그녀의 사연이 알려진 탓인지 관중들의 호응은 그 어느 때보다 컷다. 물론 딱한 그녀이 사연이 알려졌다고 심사위원이 점수를 더 주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투혼을 발휘해 71.36점을 기록하며 3위에 올라섰다. 1위를 우리의 김연아가, 2위는 아사다 마오, 4위는 안도 미키 등이 차지한 것을 고려해보면 그녀는 개최국과 유럽의 체면을 체운 선수라 할만하다.

 


조애니 로셰트의 가슴 아픈 사연을 들으면서 새삼 올릭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을 연아의 라이벌이 아니라 인간이란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다. 비록 피부색은 달라도 그 밑에 흐르는 붉은 피는 따뜻하며, 그들 모두에겐 나름대로의 사연이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나는 비록 대한민국의 사람으로 김연아가 금메달을 따기를 바라마지 않지만, 마찬가지로 어머니의 부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애도의 시간을 갖지 못해 평생을 가슴 아파할 조애니 로셰트가 후회없는 프리 연기를 보여주길 바란다. 그리고 그녀가 꼭 메달권에 진입해 어머니의 영전에 가져다 줄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간절히, 아주 간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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