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왜 대길은 송태하를 죽이지 않았는가?, ‘추노’

朱雀 2010. 2. 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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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방송된 <추노>에서 대길은 예상을 뒤엎고 송태하와 싸워서 이겼다. 그리고 죽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대길은 역시 예상대로(송태하가 죽으면 안되겠지만) 송태하를 죽이지 않았다.

첫 번째 이유는 송태하가 죽을 경우 언년이가 슬퍼할 것을 염려한 까닭이 아닐까 싶다. 아무리 언년이에게 차갑게 대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대길은 그녀를 미워할 수 없다. 너무나 사랑한 그녀가 불행해지는 것을 원치 않는 그로서는 도저히 송태하를 죽일래야 죽일 수가 없다.

두 번째는 송태하에게서 왕손이와 최장군의 행방을 알기 위해서다. 시체를 남기지 않은 상황으로 봐선 아직까지 두 사람은 살아있을 가능성이 높다. 겉으론 아니라고 했지만 누구보다 두 사람을 사랑하고 염려하는 대길로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행방을 알아내야만 한다. 만약 죽었을 경우에는 시신을 수습해야 하기 때문에라도 반드시 알아야한다.

세 번째는 대결을 하면서 알게 된 것이지만, 송태하가 ‘진범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검은 정직하다. 검을 들고 전국을 누비며 여러 차례 생사의 결투를 벌였던 대길이가 송태하의 검을 보고 그의 인품이나 성격 등을 파악하지 못했을 리가 없다. 아무리 포커페이스의 인간이라도 검을 들고 움직이게 되면 그의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날 수 밖에 없다.

 

성질이 급한 이는 검도 급히 휘두르고, 신중한 사람들은 한번 검을 휘두를 때도 신중하기 마련이다. 그런 것을 대길이 못 느꼈을 리가 없다. 그렇다면 왜 대길은 굳이 송대하를 굴비 엮듯이 엮어서 좌의정에게 넘겼을까?

드라마를 보고 있노라면 대길은 시종일관 송태하에게 왕손이와 최장군의 행방을 묻는다. 이는 아마 현실도피성 행동인 듯 싶다. 사랑하는 여인이 다른 이의 부인이 되고, 그를 두고 정인이라고 부르는 상황. 그리고 가족처럼 여긴 왕손이와 최장군의 행방불명된 상황 (혹은 죽었을 지도 모르는) 등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럼 대길이 좌의정에게 송태하를 넘긴 것은? 당연히 왕손이와 최장군의 행방을 알기 위해서다. 머리 좋고 세상사를 경험한 대길이 송태하를 넘겼을 경우, 자신에게 닥칠 위험을 몰랐을 리가 없다. 그가 그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송태하를 굳이 자신의 손으로 넘겼을까?

 

결국 이러한 가정들은 모두 대길의 머릿속에만 있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것이 ‘가능성’이 아니라 정확한 사실을 알기 위해서는 오포교에게 넘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송태하를 넘기고 그 뒤에 닥칠 상황을 경험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대길은 황철웅에게서 왕손이와 최장군의 행방을 듣게 되고, ‘황철웅의 마지막에 자신이 있겠다’고 호언장담하게 된다. 결국 대길은 원래 목적을 달성한 것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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