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은조는 왜 효선에게 다정하게 대하지 못할까? '신데렐라 언니'

朱雀 2010. 5. 5.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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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신데렐라 언니>에선 은조의 ‘환상신’이 등장한다. 아빠를 살려내라며 말싸움을 하던 효선은, 은조의 무릎팍에 머리를 기대곤 통곡을 한다. 그러자 은조는 망설이다가 그녀의 등과 머리를 쓰다듬으며 ‘울지마 효선아’라고 다정스럽게 말한다.

아마 많은 이들이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건 은조의 환상에 지나지 않았다. 정신을 차린 은조는 효선을 내팽개치곤 독한 말을 쏟아낸다. 그것도 부족해 공장자금이 부족해, 엄마 송강숙에게 숨겨놓은 돈을 내놓으라고 했다가 한방 먹는데, 하필 그 순간에 효선이 엿듣게 된다.

그런데 은조는 이를 기회삼아 효선의 가슴에 목을 박는다. 마지막엔 자신이 개발해낸 효모를 담근 듯한 술을 맛보게 하더니, ‘내가 해냈네’라고 비아냥거리기까지 한다.

 

은조의 환상신에서 드러났지만, 그녀는 의붓자매인 효선과 이젠 친하게 지내고 싶어한다.-심지어 송강숙이 쫓아내려던 두 집안 일꾼여성을 효선을 위해 도가에 취직시키기까지 한다- 그런데 왜 행동은 반대로 했을까? 여기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현재 효선의 상황은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그동안 든든한 바람막이가 되어준 아버지 구대성의 부재로 인해, 당장 집에서 쫓겨날 수 있는 상황이다. 아무리 은조가 효선을 지켜주려해도 한계가 있다. 바로 독하디독한 자신의 엄마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효선은 ‘공주’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그리고 만약 은조가 효선의 응석을 받아주면, 은조는 그녀에게 전적으로 기댈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럴 경우, 은조에겐 매우 난감한 상황이 펼쳐진다.

은조는 지금 누군가에게 신경 쓸 수 있는 상황이 전혀 아니다. 현재 대성참도가는 밀주사건에 이어 일본수출 사기건으로 인해, 넘어가기 일보직전의 상태다. 게다가 이를 지켜보는 홍주가 일가는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고 있다. 아직 은조는 홍주가가 이 일에 관련이 있고, 홍기훈이 얽혀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허나 이건 시간 문제일 따름이다.

 

위기에 봉착한 대성참도가를 구하는 것만 해도 은조는 힘에 부친다. 그런데 효선을 챙길 여력이 없다. 그뿐인가? 효선은 비록 곱게 자라긴 했지만, 사람을 다루는데 있어서 효선보다 나은 면모를 과시했다. 일본 수출은 효선의 공이 컸고, 밀주 사건으로 공장을 찾아와 행패를 부리려던 이들을 진정시키고, 쌀거래를 하던 곳이 다른 곳으로 판 루트를 밝히게 할 만큼 친화력이 좋다.

은조는 효선의 그런 능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은조는 모두가 인정할 만큼 똑똑하고 일의 수완이 좋지만, 사람과 다루는 등의 일에선 너무 감정적이고 계산적이라 통하질 않는다.

물론, 은조가 만약 효선에게 부드럽게 대해서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은 크다. 근데 문제는 은조는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데 매우 서툰 인물이다. 그녀는 20년이 넘게 살아오면서 누구에게 살갛게 굴어본 적이 없다. 그녀가 마음을 열려고 했던 기훈과는 엇나갔고, 아버지 구대성은 ‘아빠’라고 불러보지 못한채 보내버렸다. 따라서 그녀는 실패한 경험 때문에 더더욱 효선에게 마음을 여는 것에 난감해하고 있다.

 

게다가 효선이 편지를 전해주지 않는 바람에 기훈과 엇나가고 말지 않았던가? 아마 은조의 마음엔 그런 것들이 혼재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기훈의 통화를 엿들은 정우의 이야기를 듣게 될 것이고, 그가 이번 사건과 관련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은조는 효선과 연합전선을 펴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그녀들이 서로 의지할 수 있는 마지막 버팀목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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