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세바퀴’ 6주째 결방이 안타까운 이유

朱雀 2010. 5. 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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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세바퀴>는 ‘스페셜’이란 이름으로 재방송이 되었다. 방송분에서는 <볼수록 애교만점>이 시작될 시점이라 게스트로 임하룡-송옥숙-이선호가 나왔다. 임하룡은 왕년에 자신이 했던 개그들을 선보이며, 추억을 불러일으켰다. 송옥숙은 남편과 부부금실이 좋은 이야기를 했고, 김학래는 임미숙에 대한 ‘애정을 아꼈다’는 이야기를 했다.

지금은 잘 나가는 1.5인자 지만, 박명수는 한때 임하룡이 진행하는 코너에 신인 개그맨으로 어렵게 보내던 시절이 소개되었다. 한편에서는 카라의 구하라와 니콜이 출연해 섹시댄스를 추며, 어르신의 귀여움(?)을 톡톡히 차지했다.

<세바퀴>는 주말 예능에서 매우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가끔 눈에 띄는 대형스타들이 출연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세바퀴>의 고정은 아이돌이 아니라, 지금은 브라운관에서 다소 밀려난 중년 이상의 출연자들이 많다.

그러나 그들은 말그대로 몸을 사리지 않는 망가짐과 걸출한 입담으로 토요일밤 11시대에 방송됨에도 불구하고, 10%대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심지어 재방송이 나간 지난 5월 1일에도 토요일 예능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그런 <세바퀴>의 힘은 무엇일까? 일단 <세바퀴>는 임예진-박미선 등등 중견 방송인들이 출연한다. 그들은 나이대가 아무래도 40대 이상인 만큼, 예전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많다. 허나 만약 <세바퀴>가 단순히 ‘향수’만 불러일으켰다면, 지금처럼 히트하진 못했을 것이다.

이경실-임예진 등등 걸출한 출연진들의 입담은 보는 순간 폭소를 하게 만든다. ‘세다공감’이란 말에 걸맞게 아이돌을 비롯한 스타들도 적절히 출연한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함께 퀴즈도 풀고 이야기도 주고 받으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게 된다.

 10-20대들은 <세바퀴>를 보면서 30-40대 이상을 이해하게 되고, 30-40대 등은 역으로 10-20대들에 대해 알게 되는 것이다. 그뿐인가? <세바퀴>는 ‘신인 발굴의 장’이기도 하다. 지금은 스타지만 유이와 가희는 <세바퀴>를 통해 인기스타로 발돋움하게 되었고 -어제 재방송 분에도 박명수가 키우는 신인가수 김단아가 소개되었다- 실제로 많은 신인 연예인들이 <세바퀴>를 통해 이름을 알리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물론 <세바퀴>가 그동안 문제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너무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유도하다보니, 본의 아니게 막말소동도 벌어졌다. 예능이다보니 ‘재미’에 몰입한 결과 너무 과도한 설정도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TV에 난립하는 예능은 철저하게 10-20대를 고정 타겟으로 보고 만들어진다. 그에 비해 40대 이상 시청자들이 공감하며 볼수 있는 프로는 그야말로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우리사회를 실질적으로 이끌어가고, 사회에 공을 적지 않게 세운 세대들에게 어찌보면 ‘홀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40대들이 혼자서 보는 게 아니라, 어린 자식 혹은 조카들 연배와 함께 둘러앉아 보면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프로가 <세바퀴>외에 또 무엇이 있을 수 있을까?

유재석-강호동처럼 대형 MC없이 성공시킨 <세바퀴>의 사례는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고 여겨진다. 게다가 그런 잘 나오는 시청률의 프로를 초지일관 이경래-김학래처럼 지금은 보기 힘든 예전의 스타들을 볼러내 활약하게 만들어주고, 더불어 신인들에게도 기회를 주는 <세바퀴>의 순기능은 이래저래 높은 평가를 줄 수 밖에 없는 부분이라 여겨진다. 하여 나는 벌써 6주째 결방되고 있는 <세바퀴>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MBC파업으로 인해 결방되는 예능 프로중에 아쉬운게 한두 프로가 아니지만, <무도>와 더불어 가장 애착이 가고, 안타까운 방송인 탓에 몇마디 적어보았다. 아마 나와 같은 심정의 이들이 제법 되지 않을까 싶다. 빨리 타결이 되어 <세바퀴>를 비롯한 방송들을 하루빨리 볼 수 있기를 희망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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