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인현왕후 박하선의 미친 존재감, ‘동이’

朱雀 2010. 6. 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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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가 처음 시작하고, 인현왕후역에 박하선이란 배우가 캐스팅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을 때는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 그 당시 내가 기대하던 배우는 당연히 <찬란한 유산>에서 멋진 연기를 보여준 한효주와 <천사의 유혹>에서 악녀로 굳혀진 이소연이었다.

한효주는 사극에 아직 적응중인지 이전과 비슷한 현대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이소연은 지적이고 우아한 장희빈의 모습을 보여줬으나, 아직까지 악녀 장희빈은 모습은 2%쯤 부족하다.

그리고 두 여배우의 아쉬움 속에서 의외로 박하선이 치고 나와 눈길을 끌기 시작했다. 인현왕후는 자신의 자리마저 노리는 장희빈에게 어진 마음을 베풀기에, 현대인의 입장으로선 도저히 이해하기도 납득하기도 어려운 인물이다.

따라서 그런 인물을 요즘 사람들이 이해하고, 받아들이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런데 그런 일을 바로 박하선이 해냈다. 박하선은 시종일관 어질고 현숙한 인현왕후의 모습을 마치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여기서 사실적이란 역사의 사실이 아니라, 우리가 이상적으로 그려내는 인현왕후의 모습을 눈앞에서 재현해냈다는 말이다-

 

그것도 부족해 21화에서 폐위를 당하는 인현왕후의 모습은 슬픔속에서도 중전으로서의 위엄과 자애로움 모습을 잃지 않았다. 더 놀라운 것은 단 한마디의 대사도 없이 말이다. 그녀는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으나, 그 누구보다 서럽게 눈물을 흘렸고, 궐을 나가기 전에 잠시 뒤를 돌아봤으나 너무나 서러워 발자국을 뗄 수 없는 그녀의 처절한 마음이 고스란히 시청자에게 전해졌다.

 <동이>의 주인공이 순간 누군지 잊을 만큼 너무나 멋진 연기였다! 박하선은 고작 3분 정도 초반에 나왔을 뿐이다. 나중에 동이의 회상신에 등장한 것을 합쳐도 고작 5분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 5분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고, 21화가 끝날 때까지 극을 지배한 것은 바로 인현왕후 박하선이었다!

 

머릿속에선 존재할 것 같은 이상적인 인현왕후의 모습을 그려낸 그녀. 단 5분의 출연으로 주연인 한효주와 장희빈역의 이소연을 능가해버린 그녀. 박하선은 미친 존재감으로 ‘<동이>의 제목을 <인현왕후>로 바꿔야 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만큼 너무나 멋진 연기를 보여줬다. 이후 그녀의 멋진 인현왕후 연기가 더더욱 기대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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