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영화를 이토록 두고 예매와 취소를 반복한 적이 있었나 싶다. 개인적으로 ‘위안부’ 관련 다큐와 드라마는 늘 피했다. 가슴이 아픈 수준을 넘어서서 살아가는 것이 죄스럽고 면목이 없는 탓이 컷다. ‘귀향’ 개봉 소식을 듣고도 한참을 망설였다. 고민끝에 예매했지만 함께 보기로 한 일행이 감기로 약속을 취소하면서 고민은 더욱 커졌다. 일단 취소하고 다시 그 자리에 혼자 예매했다가 다시 취소하고, 개봉일에 어떻게든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다시 예매했다가 취소하기를 반복했다. ‘귀향’을 볼 엄두가 나지 않은 탓이었다. 유대인 학살은 우리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래서 비록 끔찍하지만 ‘남의 일’로 치부하고 ‘쉰들러 리스트’ 같은 영화를 나름 지켜볼 수 있었다. 그러나 ‘귀향’은 다르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