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를 논하다!

한국인이 불행한 이유

朱雀 2010. 12. 11.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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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한겨레 21'을 읽다가 북한으로 인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무려 30%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누구보다도 경제에 자신 있고 잘 안다는 그분께선 이미 노사분규와 폭력시위를 더불어 북한을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지목하셨다. 그러나 결과는? 이번 연평도 사태가 보여주는 것처럼, 서로가 불행한 무력대결만 더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규모는 OECD 가입 국가중에서 약 13위 정도라 한다. 일제강점기와 1950년 6.25 전쟁을 겪으며 잿더미 밖에 없을 때, 과연 누가 이 나라가 50년 후엔 세계 선진국 대열에 낄거라고 예언할 수 있었겠는가?

 

잿더미 속에서 신화를 일궈낸 이들에겐 그저 ‘감사하다’는 말과 더불어 아낌없는 박수와 찬사를 보낼 뿐이다. 그러나 이제 21세기에 들어섰고, 우리는 몇 단계 도약해야만 한다.

 

우리가 지금의 단계에서 도약하기 위해선 ‘통일’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그 이유를 이제부터 나열해 보겠다.

 

우선, 경제적인 부분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고령화 사회에 들어서고 있다. 밑에 링크한 기사를 보면 알겠지만, 2026년엔 전체 인구의 20%이상이 65세 이상 노인이 될것으로 예상된다. 한마디로 일할 젊은이가 없다. 게다가 남한엔 지하자원마저 거의 없다. 반면 북한엔 상당량의 지하자원이 매장되어 있고(2008년 기준으로 약 6984조원으로 추산), 일할 노동력이 상대적으로 많다. 만약 남한의 기술력과 북한의 노동력이 합쳐질 수만 있다면 그 시너지효과는 상당할 것이다.



관련기사: 95년 후에는 한국이 없어진다?

북한 매장 광물 잠재가치…작년 기준 6984조원 추산

북한 청년층 인구감소, 영유아사망률 증가

 

 

꼭 그게 아니더라도 인도적인 차원에서라도 빠른 물적-인적 교류가 필요하다. 남한엔 현재 쌀 재고량이 149만톤이다. 올해도 풍년이지만, 나날이 떨어지는 쌀값에 농민의 시름은 커져만 가고 있다. 반면 북한에선 영유아 사망률이 100명당 19.3명으로 높아졌단다. 북한의 기대수명은 남자 65.6세, 여성 72.7세로 오히려 10년 전보다 낮아졌고, 우리와 비교하면 10년 이상 짧다. 이게 다 먹을 게 없어서다.

 


위에서 지적했지만 현재 대결구도인 남북한의 관계는 우리 경제력보다 항상 30% 이상 저평가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남북 모두에게도 불행한 결과로 되돌아오고 있다. 따라서 꼭 통일이 되지 않더라도, 이전 서독-동독처럼 서로 물류가 이동하고 사람들이 교류한다면 우리 경제에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또한 중국과 러시아로 이어지는 대륙열차가 다닌다고 상상해보라! 우리의 경제는 더 이상 한반도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유라시아 대륙을 지나가는 광활한 스케일을 맛보게 될 것이다.

 

두 번째는 우리 자신의 문제다! 한국인은 지정학적으로 반도에 살고 있다. 그러나 남북의 분단과 대결 상황으로 인해 ‘섬 아닌 섬’에 갇혀 살고 있다. 본래 대륙과 이어져야 하건만, 우리의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매우 애매한 위치에 살고 있다.

 

이런 지정학적 조건은 우리의 정신에도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일제강점기에 대해 교육을 받으며 자연스럽게 일본을 증오하게 된다. 또한 중국역시 역사적인 상황 때문에 싫어하게 된다. 허나 반도마저 잘려 한쪽 귀퉁이에 있는 우리의 처지 때문에 우린 스스로 비관하고 낮추어 보는 경향이 생기기 쉽다.

 

이는 자칫 패배주의와 비관주의와 냉소주의 등으로 흐르기 쉽다. 만약 남북이 하나가 된다고 생각해보라! 아니 통일까지도 필요 없다. 이전의 서독-동독처럼 서로 자유롭게 왕래한다고 생각해보라! 자연스럽게 우리는 북한을 거쳐 중국과 러시아를 오가면서 더 넓은 세상을 보게 될 것이다. 물론 지금도 비행기와 배를 이용해 우리는 중국과 러시아를 갈 수는 있다. 그러나 땅을 밟으면서 차나 기차로 가는 것과는 심정적인 면에서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자기 몸 크기의 103배를 뛰는 벼룩도 작은 상자에 갇히면, 나중에 풀어줘도 그 상자만큼의 크기밖에 뛰지 못하게 된다. 지금 우리의 상황이 딱 그렇다! 우리가 만약 북한과 자유롭게 왕래하고 잃어버린 마음의 크기를 회복한다면, 좀 더 넓은 관점에서 세상을 보게 될 것이다. 그것을 원동력으로 동북아의 중심국가로서 좀더 넓고 큰 비전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중국의 동북공정과 같은 문제에 좀 당당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지금은 남북한의 대결구도로 인해 전혀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외교적-정치적-군사적 문제들도 쉽게 처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것이 마지막 이유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재의 상황을 보고 있노라면, 그럴 수 있는 가능성은 없어보인다. 현실은 1980년대 이후 구시대의 산물로 여겨지던 냉전 대결구도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고, 우리의 의식수준은 거기서 멈춰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린 밝은 미래를 약속할 수 없고, 후손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물러줄 수 없다. 이것이야말로 우리 한국인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이유다. 자신의 잘못이 아닌 타의에 의해 나라가 두동강이 났음에도, 60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우리는 우리 스스로 운명의 주인이 되질 못하고 있다. 오호! 통재로다! 슬프고 슬픈 일이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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