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로드 넘버원’, 수목극의 넘버원 될까?

朱雀 2010. 6. 23.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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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많은 이들이 기대했던 드라마 <로드 넘버원>이 시작된다! <로드 넘버원>은 몇 가지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드라마다. 우선 소지섭-김하늘-윤계상-최민수-손창민 등의 화려한 배우진으로 인해 ‘영화’ 부럽지 않은 스타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따라서 그들의 화려한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값어치를 한다 할 것이다.

 둘째 국내에선 매우 드물게 100% 사전제작되었고, 무려 130여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되었다는 사실이다. <로드 넘버원>은 민족의 비극인 6.25 전쟁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다. 따라서 전쟁신은 피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얼마나 사실적으로 전쟁신을 그려내는 가?’는 단순히 볼거리 차원을 떠나서, 드라마 흥행 여부를 판가름할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오늘날 관객들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 <밴드 오브 브라더스> <더 퍼시픽> 등의 전쟁극을 보아왔기 때문에 눈높이가 상당하다! 따라서 어느 정도 사실성 있는 전쟁신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시청자에게 외면당할 가능성 마저 존재한다. 허나 지난주 주말에 KBS 1에서 시작한 <전우>를 봤을 때, 국내 드라마의 전쟁신도 상당히 발전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큰 걱정은 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로드 넘버원>을 기대하게 만드는 이는 극본을 맡은 한지훈 때문이다. 그의 전작이 <태극기 휘날리며>인 탓이다! <태극기 휘날리며>가 천만 관객의 신화를 쓸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강제규 감독이 연출하고 장동건-원빈이 주연을 맡았기 때문이 아니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형 진태가 동생 진석을 군대에서 빼내기 위해, 전쟁영웅이 되가는 과정을 그려가고 있다. 마침내 목표인 무공훈장을 타지만, 동생을 전쟁터에서 빼낼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거기에 더해 동생이 전사한 것으로 오해한 진태는 북한군에 귀순함으로써 영화의 메시지는 절정에 넘어간다.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돋보이는 대목은 진태와 진석이 딱히 애국이나 민주 사상 때문에 전쟁에 참여하는 게 아니라, 그저 시대에 내몰리다 보니, 혹은 동생을 살려야 한다는 이유 만으로 전쟁터에서 사람을 죽이는 모습을 그려내기 때문이다.

 

6.25 전쟁은 같은 형제끼리 서로 총부리를 맞대고 죽였다는 점에서 비극이다! 게다가 한반도가 두 동강이 난채, 서로 다른 정치체제를 구축한 두 나라가 서로를 보며 ‘통일’을 외치면서도, 서로 군사적 배치를 통한 긴장감 조성으로 정권을 유지했다는 사실에서 씁쓸한 역사적 아이러니를 되짚게 한다.

<로드 넘버원>의 스토리 라인을 살펴보면, 빈농 태생의 하사관 출신인 장우(소지섭)이 연인인 김수연(김하늘)의 학비를 벌기 위해 빨치산 토벌에 나섰다가, 잘못된 전사소식으로 인해 낙담한 수연이 신태호(윤계상)과 결혼을 승낙하게 되고, (장우는) 뒤늦게 그 소식을  전해들으면서 절망하게 된다. 허나 6.25 전쟁으로 인해 연적인 신태호와 함께 전쟁을 치르면서 전쟁영웅으로 거듭나게 된다.

헌데 재밌는 점은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진태가 그랬지만, 장우의 꿈은 오로지 연인인 수연과 함께 고향으로 되돌아가는 것 뿐이다. 신태호의 입장은 다르다. 그는 수연 때문에 중요한 작전을 망치게 되고, 이 일로 인해 인간적 배신감에 사로잡혀 어떻게든 수연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수연은 병약한 오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북한행을 택하게 된다. 그리고 여기서 엇갈린 세 사람의 인생행로가 겹쳐지게 된다.

 

<로드 넘버원>은 최민수와 손창민의 캐릭터를 봐도 ‘전쟁’에 대한 서로 다른 시각이 묻어난다. 최민수가 맡은 윤삼수역은 모두가 도망갈 때 끝까지 남아 주민을 지키고, 항상 전쟁터에선 앞장 서서 싸우는 그야말로 ‘우직하고 용맹한 군의 표상’이다. 따라서 그런 그가 드라마 중반쯤에 전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일지 모른다.

반면, 손창민이 맡은 오종기는 ‘전쟁기계’로 살아남기 위해 전쟁터를 누비는 스타일이다. 게다가 주인공 장우를 뼈속까지 싫어한다고 하니, 그와 장우가 얼마나 작품에서 매번 부딪칠지 그 대목이 벌써부터 기대될 지경이다.

<로드 넘버원>은 태생 자체가 쉽지 않은 드라마다! 6.25 전쟁을 소재로 했으되, 단순히 선악의 개념으로 접근할 수 없다. 여기엔 60년이 넘도록 풀어내지 못한 이데올로기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벌서 60년이 지난 전쟁의 비극에 대해 오늘날 전후에 태어난 세대들에게 ‘왜 전쟁이 비극적인지’ 알려줘야 한다.

 

또한 치열한 수목극에 등장한 만큼 벌써 3회 연속 수목극 1위를 지켜온 KBS로부터 시청률 1위를 탈환해와야 할 임무를 띄고 있다. 과연 기획의도처럼 사실적이면서 드라마적이며, 가장 극한의 사랑과 전 시청층에게 꿈과 희망 그리고 용기를 주겠다는 ‘당차고도 어려운 목표’를 이뤄낼지 궁금하다.

 

만약 <로드 넘버원>이 그 목표들을 모두 이뤄낸다면, 수목극의 1위는 당연히 <로드 넘버원>의 차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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