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써니도 못 살린 ‘청춘불패’의 식상함

朱雀 2010. 7. 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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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청춘불패>엔 커다란 변화가 찾아왔다! 바로 그동안 아날로그로 방송되던 프로그램이 총천연색 풀HD 영상으로 바뀐 것이었다. 하긴 생각해보면 <1박 2일>이나 <남자의 자격>처럼 남자들만 출연하는 예능도 HD로 방송되는데, 상큼하고 귀엽고 섹시한 여성 아이돌이 나오는 프로가 그동안 아날로그를 고집한 것은 오히려 ‘만행’에 가까운 일인지 모르겠다.

 

게다가 <청춘불패> 멤버들은 일본 훗카이도 비에이 주민들의 초청으로 비행기를 타고 감으로 인해, 아름다운 일본의 풍광을 HD영상으로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청춘불패>는 예능적 재미를 보완하기 위해, 전격하차한 소녀시대의 멤버 순규-써니까지 초청해 그 어느 때보다 의지를 불태웠다.

 

그러나 <청춘불패>의 재미는 확실히 이전만 못했다. 김신영은 처음부터 진행자로서 무리했다. 그녀는 걸그룹 멤버들의 짐을 공개함으로써 웃음을 주기 위해 애썼다. 나르샤의 짐뒤짐을 하면서 나온 ‘화투’에 ‘하우스용’이라 적혀 있거나, 효민의 짐에서 나온 머리띠를 비키니 상의라고 우기면서 나르샤가 자신의 가슴깨에 대는 장면에선 ‘거부감’이 일어날 정도였다.

 

나르샤는 그동안 <청춘불패>에서 ‘성인돌’ 이미지를 계속 구축해왔다. 딸기등을 들어 자신의 가슴깨로 대면서, 싸구려틱하거나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한 것은 오직 30대에 들어선 노련한 연예인인 나르샤만이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모든 일은 과하면 안하니만 못한 법이다. 머리띠 등을 자신의 가슴에 대면서 ‘야한 상상’을 부추기는 나르샤의 행동은 민망하고 불편했다. 게다가 <청춘불패>는 피곤해서 잠이 든 G7 멤버들의 다소 흉한 모습을 공개하면서 웃음을 주기 위해 애썼다.

 

그들의 그런 노력은 결국 일본에서 휴식을 취하는 멤버들의 방을 급습해 민낯을 억지로 공개하게 하고, 주연-빅토리아-소리-김신영이 온천에 가서 핫팬츠와 얇은 상의만 입고 온천욕을 즐기게 함으로써 더욱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물론 빅토리아가 지적한 것처럼 탑을 입은 김신영은 커다른 수건을 몸에 두르고 다른 세 멤버역시 가슴이 두드러지지 않도록 수건 등을 걸쳤지만, 아슬아슬하게 비쳐지는 속살등은 역시 ‘무리한 설정’이란 생각이 들도록 만들었다.



 

여권 사진과 민낯 공개등의 방법은 그동안 써먹은 거라 식상하고 지루할 따름이었다. 너무나 안이한 방식으로 웃기려 하는 건 아닐까?

 

써니-유리-현아가 하차한 이후로, 새로 영입한 빅토리아-소리-주연은 <청춘불패>에 커다란 재미를 가져다주지 못했다. 물론 빅토리아의 살인 애교는 보는 이의 애간장을 녹이긴 하지만, 거기서 멈춰서 있었다. 소리는 열심히 하지만 아무런 재미가 없다. 개인적으로 기대했던 주연은 아직 예능에 적응하지 못했는지 효민보다 더한 병풍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다른 이들이 지적한 것처럼 어느새 <청춘불패>는 농사일은 팽개치고, 각 멤버들의 노래홍보에만 열을 내고 있는 건 아닌지 종종 의심스러웠다. 지난번 위문 공연은 좋은 의미에선 군인들의 사기를 진작시킨 것이지만, 나쁜 의미에선 그저 멤버들의 개인 장끼-그것도 걸그룹 멤버의 개인기-에만 기댄 안이한 발상이란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게다가 다음주 예고편을 보니 비에이현 주민들을 위해 또 같은 공연을 하던데, 한주 걸러 비슷한 공연을 하는 것은 너무 쉽게 묻어 갈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을 거둘 수 없다.

 

<청춘불패>가 그동안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물론 멤버들이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고 웃음을 주기 위해 애쓴 것도 있었지만, 나라에서도 하지 못하는 유치리 농민들을 찾아가 그들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을 줬기 때문이다.

 

유치리에 정착한 아이돌들은 이 곳을 관광명소로 만들어 놓았고, ‘7대 공약’을 내세워 유치리를 발전시킬 것을 약속했었다. 그리고 멤버들의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공약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소녀시대와 포미닛의 해외공연 일정상 세 멤버가 하차할 수 밖에 없었고, 이후 <청춘불패>는 갈팡질팡 하는 모습이다.

 

얼마 전 하차한 써니까지 투입한 것은 현 <청춘불패>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방책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일본까지 가서 꽃을 심는 분량이 조금 방송되고 나머지는 멤버들끼리 웃고 떠들고 장난치는 모습만이 방송되었는데, 그마저도 억지설정이나 무리한 모습을 보여 웃음보다는 실망만을 자아낼 뿐이었다.

 

아마도 일본 방송이 1-2주 정도 더 나올 것 같은데, <청춘불패> 제작진들은 너무 웃음에만 집착하지 말고 <청춘불패>가 처음에 목표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하고 ‘초심’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지금처럼 불안하게 진행되는 <청춘불패>는 머지 않아 시청자들에게 외면받을 가능성 마저 존재하기 때문이다. 금요일 밤 11시에 TV를 본다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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