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공연 전시

아르헨티나와 인도 음악의 정수를 느끼다!

朱雀 2010. 9. 7. 14:16
728x90
반응형


지난 8월 28일 오후 2시 나 주작은 광주 빛고을 시민회관에 앉아 새로운 체험을 하게 되었다. 바로 광주뮤직페스티벌을 취재하는 기자자격으로 공연을 감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들은 첫 번째 공연은 마리아나 바라흐의 공연이었다. 우리말로 발음하기 힘든 그녀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출생으로, 아버지가 색소폰 연주자인 탓엔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접하고 살았단다. 아버지의 영향탓에 그녀는 여러 장르의 음악을 특별한 구분없이 폭넓게 접할 수 있었단다.



그러나 정작 그녀를 음악에 끌어들인 것은 ‘다른 계기’였다. 어느 수업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그녀는 레슨을 받던 도중 큰 전율과 감동을 느꼈고, 그 이후로 음악과 자신이 하나가 되는 세상 그리고 음악의 뿌리를 알고 싶다는 열망으로 타지를 찾아가고 양치기들의 노래를 듣고, 새의 지저귐과 땅의 소리에 귀기울이며 살았다고 한다.



당연히 그녀의 음악은 어떤 장르나 악기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노래하고 연주했다. 그녀의 음악을 들어보면 알겠지만, 자신의 뿌리에 깊숙이 매료되어 마치 대지의 여신에게 바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것은 마치 아프리카의 민속음악을 듣는 것처럼, 아르헨티나 특유의 리듬과 토속적인 느낌을 강하게 받게 한다.




아울러 마라케스와 북은 물론이요, 자신의 발에 독특한 악기를 차고, 수십가
지의 악기를 능수능란하게 연주해내는 그녀의 능력엔 새삼 감탄사가 절로 나
오게 된다. 거기에 더해 국내 음악가인 장재효와 미미와 함께 하는 공연은 정
말 ‘월드’한 느낌을 받게 한다.



우리 샤머니즘과 연결되어 현대적이면서 원시적인 공연을 주로 하며 타악기-판쇠-드럼 등을 오고가는 장재효와 버클리음대 장학생 출신으로 아코디언을 주로 연주하며 우리 전통음악과의 만남을 주로 해온 미미까지 셋이서 연주할 때는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원시적인 느낌과 울림이 그대로 느껴지기까지 했다. 물론 그 외에도 아방가르드한 느낌도 종종 받았다.




마리아나 바라흐와 장재효&미미의 공연이 끝난 후, 이어진 것은 데바쉬쉬 바
타차랴의 연주였다. 데바쉬쉬 바타차랴는 스승 밴디트 브리지 부쉬한 카브라
의 수제자로 10년간 치열한 훈련을 마치고 오늘날 인도 최고의 힌두스타니 슬
라이드 시카의 최고봉에 올라있는 연주자라 한다.



그는 마하비쉬누 오케스타를 조직해 퓨전재즈의 새장을 열었고, 2002년 그레미상 후보에 오르면서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획득한 아티스트가 되었단다. 서양의 악기를 핑거스타일로 연주하는 독특한 그의 타법은 대단히 신기해보였다. 그러나 우리처럼 상업적인 대중음악에 찌든 이들에겐 다소 심심한 연주기도 했다.



특별한 테마없이 (적어도 우리가 보기엔) 큰 높낮이나 절정 없이 쭈욱 이어져나가는 음악은 스스르 잠이 오게 할 지경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연주를 못했거나 성의없었다는 말은 아니다. 그의 음악은 장중하고 인도 특유의 음색과 분위기를 확실히 연출해냈다.



허나 생소한 우리에겐 10분 정도 지나자, 신비로움이 사라지고 다소 지겹게 다가왔다는 사실 정도를 지적한 것 뿐이다. 광주뮤직페스티벌의 첫 번째 공연을 보면서 느낀 점은 정말 ‘월드’하다는 점이었다. 연주자들은 각기 나라에서 자신들만의 독특한 영역을 개척하거나 개성이 넘치는 연주자들 위주로 선발한 것 같았으며, 그들의 연주실력이나 공연자세는 너무나 성실하다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했다.



아르헨티나와 인도의 음악을 들으면서, 다음 공연에 또 어떤 연주자가 어떤 공연을 보여줄지 기대와 흥분이 되었다. 새로운 문화와의 만남은 항상 가슴 떨리는 일이니 말이다.

 
마리아나 바흐의 공연중에서...

 

데바쉬쉬 바타차랴의 공연중에서...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