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토론배틀의 진수를 보여주다! ‘대학토론배틀’

朱雀 2011. 8. 2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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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낮 12시엔 tvN <대학토론배틀>이 진행되었는데, 8강전인 탓인지 예상외의 멋진 장면이 탄생했다. -참고로 필자는 케이블이 없어서 티빙(tving)을 통해 시청했다- 그 주인공은 고려대 월화수목금토론이었다! 토론주제는 스무살의 절망 20대의 책임인가? 사회 책임인가?’였다. 고려대팀은 ‘20대 책임쪽이었다.

 

<대학토론배틀>에 참가하는 대학생팀들을 보면 상대적으로 논제의 영향을 아주 많이 받는 편이다. 이번 논제는 누가 봐도 사회의 책임이 아니던가? - 20대가 스펙쌓기에 열중하는 것은 대기업과 공무원외엔 사실상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늘날 20대가 한해 천만원에 이르는 등록금에 절망하고, 청년실업문제로 절망하는 것은 전적으로 사회의 책임이자 잘못이다- 실제로 서울여대의 토론국모팀은 논제 때문에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월화수목금토론의 멋진 반전이 이어졌다! 모두발언에서 당면한 사회문제이기 때문에 20대 스스로가 해결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라고 한 것이다!

 

참으로 훌륭한 자세가 아닌가? 반면 토론국모팀은 ‘20대의 책임은 사회에서 비롯된 것이며, 20대의 책임으로만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라는 식으로만 전개했다. 개인적으로 토론국모팀의 토론에서 아쉬웠던 것은 너무 논제 자체에만 함몰되었던 것이다.

 

물론 8강전에 오른만큼 이기고 싶다라는 생각이 강했을 거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왜 이런 논제가 나왔을까?’라는데 까진 생각이 미치지 못했다. 이에 반해 비해 비록 불리한 측에 서긴 했지만, 월화수목금토론팀은 행동할 수 없기 때문에 절망해야 하는 가?’라고 되물으면서,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과 연대해서 함께 행동할 것을 주장했다.

 

사실 월화수목금토론의 주장 역시 말은 쉽지만, 행동으로 옮기긴 쉽지 않다. 듣기에 따라선 '그게 무슨 해결책이냐?'라고 할수도 있다. 그러나 민주화를 이룩한 386세대들의 경험 역시, 그 이전까진 국내에서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었다. 선배들이 역사를 이룩해낸 것은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대하고 투쟁했기 때문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우리가 20대에게 바라는 것은 고민의 힘과 함께 이를 행동으로 옮길 줄 아는 미덕이다. 토론이 생산적이 되기 위해선 행동에 대한, 해결을 향한 부분에 고민이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토론국모팀이 토론을 못한 것은 아니다. 토론국모팀은 상대방의 허점을 잘 짚어내 상대방 패널이 말을 하지 못할 정도로 몰아붙이고, 논제확장한 부분에 대해 잘 지적해서 당황하게 만들었다. 허나 거기서 더 나아가지는 못했다.

 

반면 월화수목금토론은 80년대의 민주화투쟁 등을 예를 들고, ‘연대를 위한 노력을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는 식의 발언을 이어나갔다. 즉 듣는 이의 감성과 이성을 동시에 공략하는 방식을 취한 것이다.

 

또한 월화수목금토론은 이전까지 대표패널이었던 이재욱이 지원패널로 내려가 확실한 지원사격을 하는 양동작전을 구사해서, 토론국모팀을 난처하게 만들었다. 계속해서 대표패널은 대표패널만을 맡아서 상대적으로 지원패널이 약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월화수목금토론팀의 전략과 전술은 훌륭하기 짝이 없었다. 이기고 지고를 떠나서 토론을 위한 토론에서 벗어나 뭔가 해결을 향해 나아가고자 한 점을 무척 높이 평가하고 싶다. -단순히 수사학적으로 화려한 말싸움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토론을 보고 싶었기에- 이런 장면을 보기 위해 아마도 필자는 <대학토론배틀>을 시청했나 보다. 월화수목금토론의 4강전 그리고 (가능하다면) 결승전에서 활약이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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