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남궁연의 예리밴드 관련발언을 왜 ‘슈스케3’가 주목해야 하는가?

朱雀 2011. 9. 2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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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밤 방송된 <탑밴드>에서 POE 코치로 참여한 남궁연이 8강 생방송에서 놀라운 발언을 했다. 바로 예리밴드 시즌 2에서 만나요였다. 예리밴드는 잘 알려진 대로 <슈퍼스타 K 3> TOP 10에 뽑혔음에도, 방송을 보고는 자신들의 발언과 행동 등이 왜곡되었다고 주장하면 합숙소를 무단으로 이탈했다. 덕분에 <슈퍼스타 K 3>는 슈퍼위크 참가자들의 미션곡이 아니라 예리밴드가 장안의 화제가 되는 불명예를 안아야 했다.

 

남궁연의 이번 돌발발언은 그가 ‘<슈스케>는 악마의 편집, <탑밴드>는 천사의 편집이란 그의 지난 어록(?)을 고려했을 때, 예리밴드를 옹호하고 <슈퍼스타 K 3>를 향한 어느 정도의 공격성을 띤 발언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필자는 남궁연의 발언이 옳고 그름 등은 별로 논하고 싶지 않다. <탑밴드>는 현재 방송가의 화제가 되고, 일부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화제성 등의 면에선 <슈스케>의 적수가 되질 못한다.

 

따라서 남궁연의 이번 발언은 어떻게든 <슈스케>를 이용해서, <탑밴드>를 이슈화시켜서 좀 더 알리기 위한 방법으로 봐야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밴드음악을 하기란 사실상 어렵다. -말 그대로 돈 벌 생각은 포기해야할 지경이다- 오늘날 공중파는 물론이요, 각종 무대에서도 아이돌과 댄스음악이 거의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밴드음악이란 실력이나 음악성하곤 상관없이 변두리로 밀려나서, 마이너로서 설움을 톡톡히 누려야만 했다.

 

<탑밴드>는 오디션 프로의 열풍을 타고, 그런 음지에서 울분을 삭히던 밴드들을 양지로 끌어모아 화제를 이끌어 냈다. 사실 <탑밴드>는 잘 알려진 대로 KBS 예능국이 아니라 교양국에서 제작했다. 그런 탓인지 초반에는 진행 등을 비롯한 여러 면에서 아쉬웠다. 그걸 오늘날처럼 장안의 화제로 만든 것은 전적으로 톡식을 비롯한 밴드들이었다! 그들의 실력이 워낙 출중하고, 그들의 열정과 노력이 기대이상의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하긴 아무리 음악성이 뛰어나도 설 자리조차 없던 그들에게, <탑밴드>는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무대였고, 그들의 무대 위 모습은 처절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런 밴드들의 모습은 시청자들을 차츰차츰 TV앞에 모이게 했다. 또한 홍대를 비롯한 클럽에서 활약중인 실력파 밴드들이 참여하고, 그들의 역량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멘토들과 김종진을 비롯한 락의 전설들이 한자리에 모여 락의 부활을 꿈꾸면서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똘똘 뭉쳤다. 따라서 최소한 밴드를 위한 무대라는 점에선 객관적으로 본다면 <슈스케 3><탑밴드>에게 밀린다고 여겨진다.

 

<슈스케 3>는 올해에 처음으로 밴드를 추가했다. 그들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선택일 수도 있었다. 작년에도 실력파 밴드들이 출전했지만, 개인위주로 미션을 수행하는 <슈스케>의 입장에선 밴드가 출전해서 개개인을 뽑아서 출전시킬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있었다. 게다가 <슈퍼스타 K 2>의 예상을 뛰어넘는 20%대의 시청율과 파급력에서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다.

 

이제 겨우 슈퍼위크가 끝났기 때문에,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슈스케 3>는 예상외로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작년 <슈스케 2>의 경우엔 장재인과 김지수의 신데렐라가 슈퍼위크때 너무나 멋지게 공연해서 장안의 화제가 되었다.

 

반면 이번 <슈스케 3>의 슈퍼위크때는 어떤가? 안타깝게도 그때만큼 화제가 된 곡이 없다. TOP 10이 뽑혔지만 필자의 입장에선 사실 별로 머리에 남는 노래가 없고, 그만큼 TOP 10의 존재감도 작년에 비해 희미하다.

 

이승철과 윤종신은 작년에 비해 실력이 월등히 좋아졌다라고 했지만, 일반 시청자의 입장에선 별로 그런 느낌을 받질 못했다. 악명 높은 콜라보레이션 미션은 참가자들 대다수가 패닉에 빠져서 불화를 일으키거나, 가사를 제대로 못 외우고, 음정과 화음이 틀리는 불상사만 잔뜩 일어났을 뿐이다. 만약, 심사위원들의 말대로 이번 참가자들의 실력이 작년보다 나았다면, <슈스케 3>그들이 가진 역량을 제대로 이끌어 내지 못했다라고 밖에 결론지을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위에서 지적했지만, 밴드 부문은 예리밴드 사태처럼 불상사를 일으키기만 하고, 슈퍼위크 때는 어수선한 느낌만 전해주었다. 필자가 보기엔 <슈스케 3>는 밴드 부문을 받을만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받은 것 같다. 그저 작년에 개인들을 하듯이 진행시켰고, 결과적으로 방송에 악영향을 끼친 것 같다. 물론 다음주부터 생방송으로 시작될 ‘TOP 10’ 무대를 봐야겠지만, 적어도 아직까진 그렇다.

 

<슈스케>는 오늘날 공중파들의 공공의 적이 되었다. MBC<위대한 탄생>을 막내린지 불과 석달 만에 시즌 2를 만들어, 금요일 밤 10시에 방송하고 있다. -<슈스케>보다 불과 1시간전에 방송하고 있다- 시청률도 15%대로 괜찮은 수준이다. 물론 <위대한 탄생><슈스케>와 비교하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하다. 그러나 <위대한 탄생>은 공중파인 만큼, <슈스케>는 보고 싶어도 볼수 없는 사람들에겐 대용품으로 그만이다. 말 그대로 꿩대신 닭으로 아주 그만이다!

 

게다가 악마의 편집<슈스케>의 정체성이자 가장 큰 무기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이번 예리밴드 소동이나 얼마 전 김지수 건에서도 알 수 있지만, ‘화제성면에서는 확실하지만 시청자들의 반발을 사기도 쉽다. 비유하지만 현재는 위태위태하게 중심을 잡고 외줄타기를 하고 있는 것인데, 조금만 실수해도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탑밴드>는 아마 KBS에서도 <슈스케> 같은 프로를 만들고 싶은 데, 정면으로 부딪쳐서는 승산이 없다고 생각해서 틈새를 노리고 제작했다고 봐야할 것이다. 근데 의외의 결과를 얻었고, 이제 감히 최강자인 <슈스케>를 향해 도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자신감을 얻었다!

 

<슈스케>는 분명히 현재 오디션 프로로는 최강자임에 틀림없고, 만듬새와 화제면에서 다른 이들이 감히 어깨를 견줄 수 없는 수준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케이블이란 태생적 한계는 확실하며, <위대한 탄생><탑밴드>가 사사건건 공격할 거리만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두 프로는 서서히 화제성과 시청률에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한마디로 더디지만 분명 진화하고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슈스케>는 절대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디션 프로에서 결국 시청률과 화제성을 만드는 것은 참가자들의 실력이다. ‘그들의 가창력과 무대장악력이 시청자들에게 얼마나 어필할 수 있냐?’가 오디션 프로들의 지상과제인 것이다. 따라서 <슈스케> 제작진은 남궁연을 발언을 디스차원이 아니라, 좀 더 진지한 의미에서 바라봐야만 한다. 슈퍼위크에서 한계를 보인 콜라보레이션 미션은 반드시 조정이 필요하며, 참가자들의 포텐셜을 최대한 이끌어내야 한다. 더불어 어수선하게만 느껴지는 밴드들의 참여도 어떤 식으로든 정리해야 한다.

 

최악의 경우엔 차라리 예전처럼 밴드를 제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신의 역량이 미치지 않는데 안고 가는 것은 오히려 스스로를 망치는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오늘날 사회는 개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야 하는 무한경쟁시대다. 약점을 보완하면 강점까지 약화되기 마련이다. 강점을 최대한 더욱 강화시켜서 다른 이가 넘볼 수 없게끔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기회를 잘 살리지 못한다면 <슈스케>도 경쟁에서 탈락하는 이변이 발행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여러 말을 하긴 했지만, <슈스케> 제작진의 분발과 다음주 부터 시작될 ‘TOP 10’의 무대는 여전히 기대된다. 아울러 <탑밴드>의 남은 8강전도 몹시 기대된다. 시청자의 입장에선 <슈스케>를 비롯한 오디션 프로들 끼리의 무한경쟁은 그 나름대로 또한 흥미진진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시청자들의 평가는 지극히 주관적이라 허각 같은 <슈스케>에겐 박하고,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탑밴드><위대한 탄생>에겐 상대적으로 관대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마지막으로 지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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