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중국은 왜 100억이나 들여서 ‘공자’ 드라마를 만들었을까?

朱雀 2011. 9. 30.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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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부터 중화TV에선 35부작 드라마 <공자>가 방송하고 있다. 3회까지 밖에 못 보았지만, ‘상당히 볼만하다’고 평하고 싶다! 유교의 창시자인 공자의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는 최신 연구성과를 반영하고, 이야기 전개에도 현대적 입맛에 맞추기 위해 노력한 티가 역력하게 난다.

 

게다가 우연인지 최근 EBS에서 <중용, 인간의 맛>이 방송중인 탓에, 서로 겹치는 부분이 많아서 더욱 그 재미가 쏠쏠하다. 그런데 여기까지 읽는 이라면 “왜 2천년전 인물인 공자를 최첨단 시대에 사는 내가 알아야하지?”라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좋은 질문이다. 대답은 간단하다! 오늘날 대한민국이 살아남기 위해선 반드시 MUST 절대적으로 ‘공자’를 알아야만 한다.

 

공자의 사상은 지난 2천년간 중국은 물론 한자문화권에 속한 아시아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고, 미국과 더불어 초강대국으로 중국이 떠오르면서, 미국은 물론 서구유럽까지 공자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공자’는 단순한 인물이 아니다! 그는 오늘날 미국을 밀어내고 전세계를 지배하려는 야망에 불타오르는 중국의 소프트파워의 첨병이다. 오늘날 중국의 위상은 어떠한가?

 


2천 5백년전의 공자가 왜 이렇게 화두가 되고 있는지 우리가 알기 위해선 드라마
<공자>를 반드시 봐야할 시대적 필요성이 있다!



중국은 1979년 덩샤오핑이 개혁개방정책을 추진한 이후로, 급속도로 발전해서 2008년엔 일본을 밀어내고 GDP 세계 2위를 차지했다. 그뿐인가?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3조 2천억 달러(2011년 6월 기준)로 세계최고 규모이며, 미국의 국채 최대 보유국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역시 중국과의 교역규모가 2008년 미국과의 교역규모를 넘어서서, 2009년 기준으로 중국 1,409억달러-미국 667억 달러로 두배 이상이 차이를 넘기고 있다.

 

경제적으론 이미 중국과의 무역수준이 우리가 그토록 열렬히 짝사랑하는 미국보다 두 배이상이 된 것이고, 중국과의 교역규모가 날이 갈수록 늘어날 것이기에 이런 격차는 더더욱 커질 것이다.

 

단순히 경제적인 문제뿐만 아니다. 우리는 북한과 통일을 하기 위해선 주변국들과도 잘 조율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보더라도 미국을 제외하고 인접국가에서 가장 우리의 통일에 영향을 끼칠 나라는 누가 뭐라해도 중국이다.

 

한마디로 우리는 정치적-경제적으로 중국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으며, 어느때보다 중국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살펴야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공자는 마오쩌둥이 이끄는 중국공산당이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을 세우면서, 수난의 역사를 예고했었다.

 


극중 홍일점이라는 이정현. 위나라 황후 난쯔역의 그녀는 공자의 첫사랑이라고.


청나라를 비롯한 기존의 체제에 반발하여 탄생한 마오쩌둥의 공산주의 국가에서 그들에게 정당성을 부여한 유교가 곱게 보일 리 없었고, 게다가 그 수괴(?)나 다름없는 공자는 당연이 좋은 감정을 품을 리가 없었다. -게다가 1842년 아편전쟁이후 '굴욕의 100년'을 지낸 중국인들에겐 더더욱 그렇다. 그들은 서구열강에 패한 가장 큰 원흉으로 거슬러 올라가다가 결국 공자를 비난하기에 이른다. 중국이 제국을 이룬 이후로 아편전쟁 이전까지 처참한 패배를 당한 적이 없었기에, 찬란한 역사만큼이나 중국인들의 정신적 공황은 처절했다-

 

실제로 1966년 문화대혁명이 일어나면서, 홍위병에 의해 공자의 묘비가 훼손되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그러나 1973년 덩샤오핑이 정계에 복귀하면서 그의 명예는 다시 회복되었고, 마침내 오늘날엔 중국이 전 세계를 향해 소프트파워를 떨치기 위해 가장 앞에 내놓는 첨병이 되었다.

 

공자는 잘 알려진 대로 4대 성인 중에 한명이다. 그러나 위에서 지적한대로 진나라에 이어 한나라가 중국대륙을 통일한 이후 위정자들에 의해 통치철학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이후 2천년이 넘도록 아시아에서 맹위를 떨쳤다.

 

당연하지만 한 나라를 다스림에도 철학은 필요하지만, 그 나라가 특히 패권국이 되려고 한다면 더더욱 ‘철학’이 필요하다. 20세기는 서구열강들이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를 식민지로 삼아 도륙하던 시기였다.

 

그런 서구열강들의 위력에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은 분노하면서도 동시에 부러워했다. 따라서 20세기 중국-한국 등이 서구유럽의 과학기술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이면서, 나중엔 철학까지 받아들이게 된 것은 ‘근대화’를 통해 나라 잃는 설움을 다시금 겪지 않기 위해서였다.

 


공자의 수제자 안회역의 이시다 잇페이. <공자>에 한국과 일본 배우가 캐스팅 된 것은 당연히 한국과 일본에서 화제몰이를 하기 위한 포석일 것이다.


21세기 현재 중국은 미국과 유럽이 모두 두려워하는 강자로 우뚝 섰다. 쌍둥이적자로 신음하는 미국과 그리스 디볼트를 비롯해서 여러 가지 사건으로 무너질 위기에 처한 유럽으로선 중국의 도움이 절실한 대목이다.

 

중국은 연평균 8% 이상의 경제성장률과 13억이 넘는 인구로 인해 패권국가로 발돋움하려고 한다. 년간 100조원이상 쏟아 부으며 미국에 이어 가장 많이 국방비를 지출하고 있다.

 

그러나 한 나라가 다른 나라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선 문화적인 파워가 절실하다. 미국의 할리우드는 ‘꿈의 제작소’로 <다크나이트>부터 <티파니에서 아침을>처럼 다양한 작품들이 오늘날에도 세계 각국에서 매진사례를 기록하며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게 만든다. 게다가 우린 코카콜라를 마시고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으며, 청바지를 입고 컴퓨터와 인터넷 그리고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의 과학자와 철학자 등이 미국으로 쇄도함으로써 말 그대로 ‘문화의 용광로’가 되었다. 청바지와 비키니는 얼핏 보면 우스워 보이지만, 거기에는 ‘몸의 해방’처럼 자유를 향한 정신적 가치, 즉 철학이 녹아져 있다.

 

따라서 패권국이 되려는 야심을 가진 중국으로선, 더더욱 세계를 선도할 철학을 선보여야만 한다. 그런 그들에겐 다행히도 공자를 비롯한 선대의 엄청난 사상가들이 있다.

 

특히 그중 공자는 단연 군계일학이라 하겠다. 2천 5백년전 춘추전국시대의 혼란한 시기에 ‘인(仁)’을 내세운 그의 철학은 오늘날까지 그 울림이 강하다. 전쟁이 수시로 발발하고, 부국강병책만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꾼 그의 사상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부국강병책만을 제후들이 받아들이던 시기에,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논한 유교적 가치는 오늘날에도 변하지 않는 황금률이라 감히 말할 수 있겠다.

드라마 <공자>는 그런 면에서 공자의 사상과 생애를 최대한 쉽게 풀어놓아 우리 앞에 펼쳐놓음으로써 그 의미가 매우 크다 하겠다. 아울러, 중일전쟁 시절엔 일본이 문화재를 침탈해가고, 대만으로 떠난 장개석 정부가 황궁의 문화재를 모두 옮겨가고, 마지막으로 문화대혁명으로 문화유산을 깡그리 파괴해버린 중국이 남아있는 문화유산을 찾기 위해 대대적인 발굴작업을 통해 찾아낸 최신의 연구성과까지 여기에서 밝히고 있기 때문에 참고할 구석이 많다 하겠다.

 

‘한류’에서도 알 수 있듯이, 대한민국에 관심 없던 외국인들은 K팝과 드라마에 열광하여 김치를 비롯한 한국음식을 먹고, 우리말을 배우기 시작했다. 중국은 바로 한류의 영향권에 있는 만큼 ‘문화의 힘’이 얼마나 센지 잘 알고 있다. 따라서 그들이 <공자>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 어떤 메시지를 담기 위해 노력하는지는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그걸 통해 우리는 오늘날 중국이 어떤 생각으로 세상을 보고 선도해갈지 미리 점쳐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든 걸 다 떠나서, 하나님이란 타자를 규정하고 ‘원죄’개념을 통해 인간을 규명한 서구철학과 달리 동양철학은 오로지 스스로의 수도를 통해 ‘하나의 인격체’로 완성되는 과정을 수반하고 있다. 그런 우리네 철학은 서구 철학과는 다른 관점을 제시하며, 그것은 복잡하기 짝이 없는 21세기 정보화시대에 우리에게 좋은 지침이 되줄 수 있는 철학이라 하겠다. 따라서 우린 이런저런 이유로 <공자>를 시청해야 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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