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오달수와 임원희도 구원하지 못한 ‘도룡뇽도사’

朱雀 2012. 1. 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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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새로 시작된 <도롱뇽도사와 그림자조작단>은 금요일밤 11시에 SBS에서 드물게 시도된 시트콤이었다. 주연은 자그마치 임원희와 오달수다. 이들의 이름을 모르는 이들은 존재할 수 있어도, 이들의 얼굴과 명품연기를 모르는 이들은 드물 것이다.

 

오달수는 선달역으로 임원희는 원삼역으로 출연했다. 이들은 마포루팡으로 돈을 훔치려 들어가서 원삼의 장트러블로 인해 현장에 똥을 남기고, 트로피를 뜻하지 않게 부러뜨려 가운데 손가락만 남기게 만들어서 사회에 불만이 있는 도적으로 분류되게 된다.

 

이런 설정은 웃음을 유발하며 임원희와 오달수의 명품연기는 다소 산만한 구성에도 불구하고 초반에 웃음을 날렸다. 이들이 도룡뇽도사의 점집에 침입했다가, 떡을 먹고 있던 도룡농도사가 목에 걸려 죽은 줄 알고 도망가려 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대신 점을 보게 되고, 복채를 챙기면서 진짜 도사 노릇을 하려한다. 이때 수수께끼의 인물인 민혁이 등장해서 귀신같은 능력을 발휘하고, 여기에 점을 신봉하는 돌싱녀 경자가 합류하면서 이야기는 비비 꼬이게 된다.

 

<도롱뇽도사와 그림자조작단>은 웃음과 절망 사이를 왔다갔닥 한다. 초반 마포루팡으로 임원희와 오달수가 맹활약을 펼칠때는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게다가 그들이 점보러 온 이들의 사연을 듣고 답변을 해줄때는 사회풍자도 끼어든다.

 

대학입시를 온 이들에게는 대학에 가지마라면서, 대학졸업하면 빚이 몇천만원이 된다면서 현상황을 풍자하고, 경찰서장의 집을 간크게 털어가려고 하면서 우리시대의 추락한 공권력에 대한 풍자가 이루어진다.

 

게다가 샤이니의 민호는 예상외의 연기력을 선보이면서 의외의 재미를 준다. 천재적인 기억력과 추리력에 귀신같은 해커능력은 민혁이란 캐릭터의 신비감을 더해준다. 준비된 연기자인 민호의 연기력은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노사연-이무송 부부를 비롯해서, 손호영 등의 특별출연은 <도롱뇽도사와 그림자조작단>에 대한 재미와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기대는 기대로 끝나고 말았다.

 

마포루팡의 기법을 흉내내서 살인사건을 꾸민 손호영의 정체는 너무나 빨리 그리고 어이없이 공개되었고, 자신의 약혼자를 죽이려 했다가, 도룡농도사에게 들키자마자 곧장 도롱뇽 도사의 집으로 쳐들어와 죽이려 했다사, 역시 실패하자 오달수를 쫓아 추격전을 벌일때는 헛웃음이 나왔다.

 

오달수-손호영-경자-임원희 식으로 이어지는 추격장면은 어이없는 실소만 연발하게 했다. ‘시트콤은 어려운 장르인 걸까? 아니면 <하이킥> 시리즈를 본 탓에 내눈이 높아진 탓일까? 새로운 스타일의 시트콤의 탄생을 바랬던 필자로선 무척 실망스러운 첫회였다.

 

물론 오달수-임원희 콤비의 명품연기, 샤이니 민호의 의외의 연기력, 명품조연 이병준의 놀라운 존재감 등은 분명히 아까운 대목이다. 게다가 중간중간 사회풍자와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은 분명 재치가 보였다. 욕심이 지나쳤던 탓일까? 아니면 아직 내공이 부족한 것일까? <도롱뇽도사와 그림자조작단>이 시트콤으로서 성공하고 싶다면, 오달수-임원희의 연기력에만 기대지 말고 좀더 구성과 대사를 찰지게 만들 필요가 있다.

 

우린 시트콤에 현실성을 바라지 않지만, 지금처럼 스릴러를 가미하고 싶다면 좀 더 현실적인 색채를 부여하고, 스토리라인과 구성에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그렇지 않으면 <도롱뇽도사와 그림자조작단>는 조용히 침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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