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런닝맨’의 또 다른 대박특집, 셜록 홈즈편

朱雀 2012. 1. 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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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방송된 <런닝맨>은 장담컨대, <초능력자 편>에 필적하는 명품이었다! 물론 재미적인 측면에선 <초능력자>편에 비해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추리물의 기본은 무엇인가? 바로 반전과 결말에 있다.

 

우리가 추리소설을 읽는 이유는 범인과 치열한 두뇌싸움을 벌이기 위해서다. 남아있는 단서를 맞추고 그것을 꿰어 맞추는 과정에서 흐릿한 상황은 어느새 명쾌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

 

<셜록홈즈>편으로 돌아가보자! 런닝맨 멤버들은 초대장을 받고 한 호화유람선에 초청을 받는다. 그들은 보물찾기를 위한 힌트를 얻고 평상시처럼 그들을 보물로 인도해줄녹색카드를 찾기에 혈안이 된다.

 

워낙 많은 일을 겪은 그들이니만큼 서로를 의심하는 것은 당연한 일. 여기에 게스트로 온 김제동과 윤도현이 수상한 행동을 보임으로써 그들의 의심을 더더욱 부추긴다.

 

그들은 서로 장난치면서 보물찾기에 몰입할 무렵, 충격적인 일이 벌어진다. 바로 지석진이 아웃된 것! 게다가 줄줄이 하하와 광수가 아웃되어버린다. 보는 시청자마저 답답한 것은 도대체 왜 그들이 아웃되는지 파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하의 말마따나 미추어버리겠네가 곧장 튀어나올 정도였다. 친절한 제작진은 한명이 아웃될때마다 검은 카드를 놓아두면서 범인의 정체에 대해 힌트를 알려줬지만, 그걸로 곧장 범인을 알아내기란 쉽지 않았다.

 

유재석과 김제동 마저 아웃되고 나서야 셜록홈즈와 관련된 책이 등장했고, 그제서야 모든 것이 명확해졌다. 에이스 지효마저 제대로 풀지 못하던 수수께끼는 평소 근육만 쓸 줄 안다고 생각했던 김종국이 풀면서 반전을 만들어냈다.

 

바로 김종국은 책과 함께 놓여져 있던 검은 카드에 써져있는 숫자가 각각 페이지의 첫글자를 뜻한다는 걸 본능적으로 직감하고 한명의 이름을 조합해낸다. 바로 지석진이었다!

 

<런닝맨> 제작진은 평소 활약이 부족했던 지석진을 위한 특집을 마련한 것이었다. 지석진은 이 모든 상황에 대해 시나리오를 작성했고, 치밀한 구성으로 상황을 놀랍게 이끌어갔다.

 

그는 처음 자신이 제일 먼저 아웃됨으로써 용의자선상에서 자연스럽게 내려왔다. 그가 제일 먼저 아웃당하는 상황은 그동안 너무 자주 있었던 탓이었음에, ‘지석진 아웃이란 방송도 이름표도 뜯기지 않았는데도 모두의 의심선상에 제외된 것이었다.

 

그 이후 지석진은 녹색카드의 힌트를 잘 찾아서 1층 창고로 보물을 찾으러 온 하하를 제압하고 아웃시키고, 그 광경을 우연히 본 광수마저 경호요원들로 하여금 잡게 해서 아웃시켰다. 그것도 부족해서 김제동과 함께 있던 유재석까지 한꺼번에 처치하고, 혼자서 추리하던 개리마저 아웃시켜 버렸다.

 

마지막에 지석진은 능력자 김종국마저 제압해서 거의 이길 뻔한 상황까지 이르렀다. 평상시 그라고는 믿기 힘들정도의 신들린 활약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는 에이스 지효를 제압하지 못한 탓에 결국 모든 상황은 뒤집어지고 말았다.

 

이번 <셜록 홈즈>편이 빛나는 것은 그 시나리오에 있다. 앞서 언급했지만 지석진은 스스로를 용의선상에서 제외시키는 좋은 선택을 했다. 아울러 제작진은 치밀한 시나리오와 힌트를 적절히 구사하는 방법을 보여주었다.

 

추리물과 스릴러는 처음에는 약간의 지루함을 동반할 수 밖에 없다. 아무래도 실마리를 깔기 위해서는 전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갑작스런 상황전개는 우리에게 당혹감을 준다.

 

게다가 런닝맨의 특성상 출연자들은 서로를 믿을 수가 없었다. 여기에 뜻하지 않게 김제동과 윤도현이 서로 의심스러운 행동을 해준 덕분에 분위기는 고조되어서 더더욱 반전과 스릴감이 넘쳐났다.

 

<초능력자>편이 그랬지만, 제작진의 편집은 실로 전율스러울 지경이었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상황을 하나하나 단서를 깔고, 결정적인 순간에는 이전 장면을 교차편집해서 시청자가 놓친 부분을 하나하나 지적해주었다. 덕분에 반전의 묘미는 더욱 강해졌고, 지석진의 활약상과 속수무책당하는 희생자들의 모습을 보여줘서 더욱 쾌감은 커졌다.

 

<런닝맨>은 예능이다. 따라서 실제 추리물이나 스릴러처럼 누군가가 참혹하게 희생당하는 장면이 연출될 수 없다. 그러나 아웃당하는 상황과 숨막히는 전개는 예능을 뛰어넘어선 추리물의 재미를 시청자들이 흠뻑 느끼게 해주었다.

 

<초능력자>편에서 <런닝맨>은 예능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마치 초능력자들이 실제로 초능력 전쟁을 벌이는 듯한 착각을 주었고, 그 과정에서 웃음도 확실히 보장했다.

 

<셜록 홈즈>편 역시 9명의 탐정들이 두뇌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한명의 괴도를 숨겨놓음으로써 지극히 상황을 혼란스럽고 어지럽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적당히 밑밥을 깔고 실마리를 주는 것 역시 잊지 않았다.

 

게다가 각 캐릭터들 역시 자신의 맡은 바 역할을 제대로 해내서 확실한 화학적 반응을 일으켰다. 지석진은 그동안 잘 눈에 띄지 않던 점을 오히려 역이용해서 괴도로서 엄청난 활약을 펼쳤고, 김제동과 윤도현은 수상스런 게스트로, 하하와 광수 역시 안타까운 목격자로서 톡톡히 역할을 해냈다.

 

무엇보다 김종국과 송지효는 모든 수수께끼를 풀어내고 범인과의 숨막힌 사투 끝에 승리함으로써 짜릿한 쾌감을 시청자에게 선사했다. 제작진의 치밀한 준비와 출연자들의 열연이 빛난 그야말로 한편의 멋진 추리물이었다! 마음껏 칭찬하고픈 방송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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