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무대를 장악한 박기영의 폭풍 카리스마!, ‘오페라스타’

朱雀 2012. 3. 1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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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밤 10시엔 <오페라스타 2012>의 세미파이널 무대가 있었다! 과연 준결승전답게 필자같은 문외한은 귀로 들어서는 누가 더 나은지 알기 어려울 정도로 엄청난 무대들이 선보였다.

 

이는 거꾸로 말해서 누가 1등을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수준이었다! 그러나 역시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를 고르라면 2위로 결승전을 진출한 박기영의 <밤의 여왕>을 꼽고 싶다!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부를 수 있는 사람이 정해져 있다고 할 정도로 성악가들마저 어려워 하는 곡이다. 그러나 1회전부터 4회전까지 최고의 무대를 보여준 그녀에게 어울리는 곡으로 이 이상이 있을까?

 

필자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박기영이 부를 아리아로 <밤의 여왕>을 많이 꼽았다. 이는 그 기교도 기교지만 스타카토로 끊임없이 끊으면서도 엄청난 카리스마로 관객을 휘어잡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싶어한 탓이다. 만약 지난 예고편에서 박기영이 <밤의 여왕>을 부른다는 사실이 알려졌다면 예상컨대 엄청난 인파들이 몰려들어서 한전 아트센터는 발 디딜 틈 없이 붐비었을 것이다.

 

그만큼 <오페라스타>를 시청하는 이들에게 박기영의 <밤의 여왕> 무대는 너무나 보고 싶은 꿈의 무대였다. 그리고 어쩌면 마지막 무대가 될지 모르는 세미파이널에서 그녀는 드디어 그 곡을 받았다.

 

생각해보면 박기영의 도전은 무모한 것이다. 그녀는 성악 전공가가 아니다. 게다가 <밤의 여왕>은 문외한이 보기에도 그냥 어려운 정도로 불가능할 정도로 어려운 곡이다. 자칫 잘못하면 곡에게 눌려서 제대로 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무너져버려 내일 정도로 어려운 곡이다.

 

실제로 박기영은 연습하는 내내 힘들어서 어쩔 줄을 몰라한다. 자신의 목구멍에 손가락까지 넣어가며 끊임없이 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하는 그녀의 모습은 차라리 구도자의 그것과 비슷해 보일 지경이었다.

 

운명의 시간이 지나고 마침내 무대에 섰을 때, 그녀는 의례 MC들이 묻는 질문에 침묵으로 답하며 목을 아꼈다. 마침내 <밤의 여왕>이 실체를 드러냈을 때, 브라운관을 시청하면서도 느낀 것은 오로지 전율! 전율 뿐이었다!

 

검은 드레스를 입고 나온 그녀는 마치 <마술피리>에 나오는 밤의 여왕 그 자체였다! 자신의 라이벌 자라스트로를 죽이라고 명령하는 그 모습은 사악함과 공포의 대상 그 자체였으며, 눈을 과장되게 치켜뜨고 외치는 그녀의 모습은 전혀 과장되지 않고 오히려 위엄과 권위가 가득한 여왕의 모습으로 보였다.

 

특히 마지막 구절 들어라! 들어라! 들어라! 복수의 신들이여! 이 어미의 맹세를 들어라!’ 부분을 부를 때 손가락으로 카메라를 가리키는 그녀의 모습은 너무나 강렬한 카리스마에 누구든 긴장해서 서 있을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엄청난 위엄을 발산했다.

 

서희태 심사위원이 지적했지만, 분명히 박기영의 음은 조금 흔들리는 경향이 있긴 했다. 그러나 노래의 난이도를 생각하면 최고의 음을 안 줄 수가 없다고 했다. 이경재 심사이원조차 박기영은 자라스트로 뿐만 아니라 동네 사람들도 모두 죽일 기세였다라고 그녀의 카리스마에 대해 평할 지경이었다.

 

<오페라스타>는 시청자 투표로 당락이 결정되는 만큼, 박기영은 손호영에 비해 분명히 불리한 점이 있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밤의 여왕>같은 엄청난 난이도의 곡으로 경쟁자를 모두 물리치고 결승전에 진출할 만큼, 결승전에서 분명히 멋진 모습을 보여줄 거라 기대된다.

 

<오페라스타 2012>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가수들이 오페라 아리아에 도전해서 매주 한곡씩 소화하는 불가능한 미션을 수행하나갔다. 자칫 불가능해 보이는 이 미션은 가수들의 피나는 노력과 재능으로 예상외로 훌륭하게 소화해내면서 시청자들의 높은 호응과 지지를 얻어내었다. 과연 마지막엔 어떤 결과를 얻어낼지 기대된다.

 

비록 떨어졌지만 박지윤과 박지헌의 무대도 훌륭하기 짝이 없었다. 모든 박수들의 열정과 피땀어린 무대에 그저 박수와 환호를 보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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