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런닝맨>은 선수권대회로 진행되었다. 여기엔 특별한 손님이 한명 초청되었다. 바로 하지원이다! 그녀는 이름난 여배우답게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해냈다! 처음 팀을 정하는 미션에선 안경을 벗은 재석을 보며 ‘아악’이라 비명을 지르며 질겁해서 출연진과 시청자에게 커다란 웃음을 안겨주었다.
또한 운전중 자신의 나이를 묻는 재석을 향해 두 손으로 마구마구 때리면서 ‘오빠! 운전만 하세요’라고 살인애교를 떨어서 재석과 개리를 웃게끔 만들었다. 국민MC 유재석은 하지원의 캐릭터를 캐치해내고 여지없이 띄워주기 시작했다.
1회전인 볼링에서 자신이 던진 공이 레일을 벗어나자 큰 비명과 함께 바닥에 쓰러지고, 안타까운에 마음에 마치 순정만화에서 튀어나온 캐릭터처럼 발을 동동 구르는 그녀의 모습은 유재석과 개리에 의해 더욱 웃기게 변했다.
하지원은 그러나 단순히 웃긴 캐릭터가 아니었다. 그녀는 비록 패하기는 했지만 2회전인 배드맨틴에선 자신의 무기인 필살애교를 ‘오빠’라는 상큼한 외침과 함께 날려 뭇 남심을 흔들리게 만들었다.
3회전인 장대높이뛰기가 끝난 직후 화장실이 급한 유재석이 어쩔 줄 몰라하자, 유재석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편하게 해주기 위해 같은 동작을 취하는 넓은 배려까지 보여주었다.
하지원의 활약이 돋보인 부분은 무엇보다 마지막인 ‘죽음의 계주’에서였다. 전통적인 이름표떼기에 돌입하자 그녀는 김종국이 있는 막강한 노란팀을 이기기 위해 몰래 숨어서 대기하고, ‘나 싸울 수 있어’라고 말하며 도발(?)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노랑팀이 나오는 길목을 파랑팀인 송지효와 함께 연합해서 아웃시키는 활약을 펼쳤다. 특히 이광수의 이름표를 떼고 승리감에 취한 송지효의 이름표를 떼서 마지막 역전 승자가 되는 기염을 토했다!
그녀의 뛰어난 활약은 <런닝맨>에서 그녀가 속한 빨강팀이 승리로 이끄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서두에서 밝혔다시피 그녀의 <런닝맨> 출연은 몹시 놀라운 사건이었다!
왜냐하면 그녀가 주연한 드라마 <더킹 투하츠>가 다음주에 시작되는데, 하필이면 상대 방송국인 MBC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지원이 <런닝맨>에 나와서 활약한 분량은 직간접적으로 다음주부터 시작되는 <더킹 투하츠>의 홍보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은 바로 여기다! 예전 <샐러리맨 초한지>의 주인공인 이범수과 홍수현이 나와서 활약을 펼친 적이 있듯이, 일반적으로 자사에서 새로운 드라마가 시작하게 되면 예능프로에 나와서 홍보를 하는 게 일반적인 모습이다.
그런데 이번 하지원의 출연은 경쟁프로를 홍보해주는 독특한 모양새를 취하고 말았다. 다음주엔 SBS에서 월화드라마는 <패션왕>이, 수목은 <옥탑방 왕세자>가 시작하는 데 말이다.
그런 상황에서 이번주는 하지원이 출연하고, 다음주엔 40%대 시청률을 기록한 <해품달>의 한가인이 출연한다는 점이 무척 이채롭다. 물론 한가인의 경우 개봉예정작인 <건축학개론>의 홍보를 위한 것이겠지만, ‘첫사랑 레이스’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국민드라마 반열에 오른 <해품달>의 인기를 <런닝맨>이 어느 정도 업고(?) 가려는 속셈임을 충분히 읽을 수 있다.
-스케줄이 여의치 않아 몇몇 배우가 예능에 출연하지 못할 수 있지만, 단 한 두명만 나와도 되는 상황에서 <런닝맨>에 <패션왕>과 <옥탑방 왕세자>의 주연배우들이 전혀 나오지 않는 상황은 너무 의외의 일이라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다-
새로 두 개의 드라마가 시작하는 시점에서 드라마 출연진이 아닌 MBC 드라마의 두 여주인공이 차례로 <런닝맨>에 출연하는 이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지 모르겠다.
이제 예능과 드라마는 자사와 상관없이 따로 가는 것인지, 아니면 이번엔 우리 시청자들은 알 수 없는 내부적인 사정으로 인해 특수하게 생긴 사건인지 그 진의가 무척 궁금해졌다.
만약 우연에 우연이 겹쳐서 하지원과 한가인이 공교롭게 차례로 출연하게 되었다 해도 SBS의 대표 예능 프로에 MBC의 두 여주인공이 출연한다는 것은 국내 예능사에 새로운 흔적을 남긴 게 아닐까 싶다.
아울러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사 드라마와 예능이 서로 뒤를 받쳐주는 형국에 변화가 올지 무척 이후의 전개될 상황이 궁금하다. 앞으로 관심있게 추이를 지켜보게 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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