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오디션 프로를 올킬한 강미진, ‘보이스코리아’

 

아! 정말이지 <보이스 코리아>를 보고 있노라면 그저 감탄사 밖에 나오질 않는다. 지난 16일밤 엠넷을 통해 방송된 6회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제 슬슬 괴물 같은 참가자들의 노래를 많이 들은 탓일까? 슬슬 승자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우선 6회에서 눈에 띤 배틀무대는 ‘손승연 VS 오슬기’의 무대였다. 둘 다 시원시원한 파워보컬의 소유자들 답게 ‘하늘에서 남자들이 비처럼 내려와’라는 곡을 너무나 멋들어지게 소화해냈다.

 

MC 김진표의 표현대로 마치 둘이서 한방씩 멋지게 주고 받는 것처럼 팽팽한 기싸움이 벌어졌다. 게다가 둘 다 시원시원한 고음으로 쭉쭉 뻗어 올라가서 시청자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신승훈팀의 트레이너인 박선주가 ‘오빠 애네는 배틀 붙이지 말고 팀으로 내보내자’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정말 멋진 무대였다.

 

그러나 배틀 무대는 아무리 잘해도 한명이 떨어져야 하는 무대였고, 손승연이 승자가 되었다. 신승훈이 밝힌 이유는 마지막에 부탁한 게 있었는데, 손승연은 잊지 않고 했고, 오슬기는 그만 잊고 말았다.

 

정말 종이 한 장보다 작은 차이로 당락이 좌우되었다. 필자의 생각엔 그렇다! 둘 다 이미 실력차이를 논하기엔 너무나 훌륭했다. 신승훈으로선 자신의 조언을 들은 손승연을 뽑은 것은 그녀가 조언을 받아들이는 부분을 통해 조금 더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본 것 같다.

 

아무리 <보이스 코리아>에 참가한 이들이 실력이 뛰어날지라도 아직 프로가수가 아니라 신인이다. 따라서 신인이 시청자에게 각인이 되려면 주변의 적절한 충고를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아마 신승훈은 그런 점을 고려한 듯 싶다.

 

그러나 6회에서 최고의 무대는 당연히 맨 마지막에 자리한 ‘강미진 VS 이찬미’였다. 요아리란 이름으로 필자에게 더욱 친숙한 강미진은 김아중이 불러서 유명한 ‘마리아’로 이찬미와 함께 무대를 꾸몄다.

 

5화에서 강미진은 이찬미를 배려한 나머지 백지영에게 질책을 당하게 장면이 나왔다. 사실 강미진과 이찬미의 대결에선 승자를 논하기가 매우 난감했다. 둘 다 훌륭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첫 몇 소절을 들으면서 새삼 강미진의 보이스 컬러의 특별한 개성과 존재감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그녀가 이번에 부른 ‘마리아’는 김아중이 부른 원곡이 있다.

 

일반적으로 원곡가수가 있는 경우, 관객들은 비교해서 들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강미진이 ‘마리아’를 부르는 순간, 김아중이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마치 그건 강미진의 노래 같았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찬미가 테크닉이나 기교 등의 면에선 강미진보다 더 잘 불렀던 것 같았다. 그러나 존재감이 없었다. 그저 ‘아! 이찬미는 정말 잘 부른다’고만 생각되었다.

 

그러나 강미진이 부를 때는 ‘야! 정말 멋지다. 훌륭하다. 끝내준다’라는 생각만이 맴돌았다. 그건 단순히 개성 운운할 부분은 아니라고 여겨진다. 강미진은 비록 요아리로 활동하긴 했지만, 대중에게 각인되지 못한 가수였다.

 

그러나 그런 담금질의 시간은 그녀의 실력과 존재감을 더욱 키워낸 것 같다. 실제로 온라인상에서 투표를 보아도 85%으로 압도적이었다. ‘역시 사람은 비슷하게 느끼는 구나’라고 생각되었다.

 

이찬미가 강미진에 비해 노래를 못 불렀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저 대진운이 안 좋았을 뿐이라고 여겨진다. 강미진은 초반 등장 때처럼 ‘마리아’를 멋지게 소화함으로써, <보이스 코리아>가 현재 국내 공중파까지 통 털어서 ‘최고의 서바이벌’ 임을 증명해냈다.

 

강미진은 승리 후에 ‘오랜 무명시절이 헛된 일이 아니었구나’라고 발언했다. 그녀가 겪었을 고난의 시간이 충분히 짐작되는 말이었다. 백지영은 강미진에 대해 ‘진짜 황금 같은 호흡을 갖고 있다. 천연기념물이다. 왠만한 프로보다 뛰어난 것 같다’라고 극찬했다.

 

백지영의 의견에 대다수의 시청자들이 동조할 것이라 본다. 그리고 강미진을 비롯한 괴물 같은 실력자들이 본격적인 경연을 펼칠 생방송이 더더욱 기대되었다. <보이스 코리아>는 숨겨있던 강호의 고수들을 불러와서 보는 재미와 듣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분명 멋진 프로다. 그러나 동시에 너무나 환상적인 실력의 소유자들 때문에 다른 오디션 프로를 재미없게 만든 범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런 이유 때문에 더더욱 매주 금요일 밤 11시를 기다리게 되는 것 같다. ‘오늘은 또 어떤 괴물같은 실력을 보여줄까?’하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