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옥탑방 왕세자’가 ‘더 킹’을 이길 수 밖에 없는 이유!

朱雀 2012. 3. 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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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배우 이시영이 한 인터넷 게시판에서 “‘옥탑방 왕세자'가 곧 '더킹 투하츠' 시청률 넘긴다에 내 손목을 건다고 말해 현재 관련 인터넷 상에선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개인적으론 여배우가 화끈하게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는 점에서 매우 신선하고 놀랍다. 물론 표현방법이 조금 거친 게 아쉽지만. 이 발언의 적절여부는 다른 이들의 판단에 맡기고 필자는 이 의견에 동의하는 이유를 밝혀보려 한다.

 

<옥탑방 왕세자><더 킹 투하츠>(이하 <더 킹>)는 현재 여러 면에서 경쟁자지만 동시에 여러 가지 비슷한 점을 지니고 있다. 우선 주인공인 박유천과 이승기 모두 왕족으로 출현한다는 점이다.

 

박유천이 왕세자라는 점에 비해, 현대판 왕족인 이승기 왕의 동생이란 점에선 조금 조건이 딸린다. 그러나 형이 자식이 없으므로 현재 왕위 승계 1순위라는 점에선 매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게다가 북한 여장교 하지원과 300년을 넘어서며 다른 매력을 뿜어내는 한지민의 연기대결을 그 자체로 매우 볼만하다! 처음에 필자는 <더 킹>의 우세승을 점쳤다. 40%대 시청률을 기록한 <해품달>의 후속작인 데다가, 300년 전의 왕세자가 죽은 세자빈을 찾기 위해 21세기 대한민국으로 온다는 설정의 <옥탑방 왕세자><해품달>과 너무 비교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하지원-이승기 조합은 누가 봐도 최강카드로, 박유천-한지민 보단 훨씬 강력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4화까지 본 상황에선 이런 생각을 뒤집을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더 킹>이 지닌 남북팀의 무게감 때문이다! 4화에서 남한의 왕 이재강은 WOC에 참가할 남북단일팀의 협력성을 높이기 위해, 일부러 남북한이 위기상황에 처해서 훈련장에 북한군이 난입해서 위기상황을 조성했다.

 

남한 왕자인 이재하는 이런 위기상황에서 포로가 되는 것을 두려워해서 자신을 도와주려는 북한 여장교 김항아(하지원)을 총으로 쏘기까지 한다. 물론 이 모든 것은 모의 훈련이었지만, 우리는 TV를 보는 내내 마음이 편할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현재 남북의 상황은 언제든지 일촉즉발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연평도 포격사건과 천안함 사건 등은 언제든지 북한과 남한이 전쟁으로 치달을 수 있는 전시상황임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현재 그런 상황에서 살고 있는 우리로선 <더 킹>의 그런 장면을 웃으면서 도저히 볼 수가 없다. ? 정말 현실이니까! 아무리 북한 장교가 소녀시대를 보고 좋아하고, 김항아가 현빈과 장동건을 좋아한다고 해도 그건 개인적인 취향일 뿐이다.

 

남북한이 6.25 전쟁 이후로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살아온 현 상황에서 <더 킹>의 상황 설정은 웃으면서 도저히 넘길 수 없는 부분이다. 물론 <더 킹>의 이런 설정은 기존 드라마의 문법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파격이기 때문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러나 남북한이 서로 총부리를 대는 부분에선 이건 드라마야! 드라마야!’라고 세뇌를 해도 도저히 그냥 마음 편하게 볼 수 없었다. 즉 현실의 무게감이 드라마적 재미를 눌러버리는 순간이라 하겠다.

 

<옥탑방 왕세자><더 킹>과 무게감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것은 정말 판타지이기 때문이다. 물론 왕세자 이각은 궁에서 의문사를 한 세자빈의 미스테리를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21세기 대한민국으로 넘어온 왕세자 이각이 보여주는 행동은 코믹그 자체다! 우리가 폭소를 터트리는 것은 그는 진심으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조선시대에선 왕세자로 칭송받고 명령을 내리던 그의 말투는 21세기엔 이기주의자에 정신병자로 딱 보기 좋은 수준이 될 수 밖에 없다!

 

조선시대엔 궁궐에서 호강하던 왕세자 이각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선 돈 한푼 못버는 무능력자가 되어 옥탑방에 사는 박하의 도움을 받으면서, 서로 티격태격하는 부분은 웃음을 유발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왕세자 이각이 300년을 뛰어넘어 21세기 대한민국에 온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사랑하는 세자빈의 미스테리를 풀기 위함이 아닌가? 이 얼마나 로맨틱한가?

 

반면 <더 킹>의 남한 왕자 이재하는 북한 여장교 김항아와 다투고 있을 뿐이다. 물론 그 상황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로맨틱해질 수는 있지만, <옥탑방 왕세자>에 비해 상황적 매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더 킹>에서 이승기가 보여주는 평상시에는 자신 밖에 모르는 이기주의자였다가 중요한 위기순간에는 한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인물 설정은 그동안 수없이 반복되온 패턴이다.

 

물론 <옥탑방 왕세자>의 왕세자 박유천이 보여주는 캐릭터도 비슷하긴 하다. 그러나 그는 명필인데다가, 다른 시대에 적응을 하지 못해 엉뚱한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더 킹>의 왕자 이승기가 상황을 스스로 컨트롤하는 편이라면, 왕세자 박유천은 조선시대에서 갑작스럽게 21세기에 떨어져서 우왕좌왕하고 있는 수동적인 상황이다. 어떤 이가 더욱 여성의 모성애를 자극하겠는가? 더 이상 물어볼 필요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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