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킥 3> 후속으로 방송되는 시트콤 <스탠바이>에는 미녀 탤런트 김수현이 출연한다. 김수현 이란 이름 때문에 최근 <해품달>로 최고 주가를 높이고 있는 김수현과 자칫 헷갈릴 수도 있지만, 그녀는 <브레인>에서 ‘날개녀’로 시청자들의 찬사를 받은 배우이기도 했다.
처음 그녀가 <스탠바이>에 출연했을 때, 같은 배우인지 놀랄 지경이었다! TV11 ‘시사의 여왕’ 담당PD는 너무나 털털하게 나와서 <브레인>의 그녀인지 구분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이전 드라마에서 아름답고 시크 도도한 매력을 선보였던 그녀는 <스탠바이>에서 사정없이 망가졌다. 붐광댄스를 추고, 그것도 부족해서 바쁜 나머지 제모를 못해서 굴욕을 당하는 그녀의 모습 등은 얼마나 <스탠바이>에 애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스탠바이> 16화에서 그녀는 짝사랑하는 선배 아나운서 류진행과 함께 강원도로 촬영을 가게 되었다. 그래서 잘 보이기 위해 평상시에는 잘 입지 않던 짧은 치마를 입고 샤방샤방하게 꾸미고 나왔다. 그런데 류진행은 그녀의 복장을 보곤 ‘불편하겠다’라고 말하고, 그녀가 자신을 위해 가져온 과자와 음료수를 보곤 인상을 찌푸릴 뿐이었다.
왜냐하면 극중 류진행은 심각한 결백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평상시 그의 성품을 아는 김수현은 그를 위해 검은 봉다리의 손잡이를 자신의 양귀에 끼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렇게 먹으면 흘리지 않는다’면서. 처음에는 ‘뭐 저 정도야’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 김수현은 꿈에서 류진행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는데, 깰 때 놀랍게도 차 유리창에 얼굴을 완전히 문대고 말았다. 고현정이 <고쇼>에서 말했지만, 여배우가 화장이 뭉개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자칫 치명적일 수 있다. 그런데 김수현은 화장이 망가지는 것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것도 부족해서 그녀는 논길을 걷다가 그만 넘어져서 거름밭을 구르고 말았다. 실제 거름밭을 구르진 않았겠지만, 진흙과 거름이 범벅이 된 듯한 흙위에 예쁜 옷을 입고 구른 그녀의 모습은 웃기면서도 또한 안쓰럽기 그지없었다.
특히 자신이 좋아하는 류진행이 거름냄새를 참지 못하고 손이 아니라 나뭇가지를 어디서 주워와서 잡아주는 모습은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 이후 그녀는 호스로 거름을 씻고, 동네주민에게서 옷을 빌려서 몸빼바지를 입고, 서울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머리가 휘날려서 완전히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불과 30분도 안되는 시트콤 한편에서 여배우가 망가질 수 있는 거의 모든 종류의 모습은 다 보여준 셈이랄까? 배우 김수현은 2005년 한중슈퍼모델 선발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으면, 다수의 CF모델을 섭렵한 그야말로 퀸카중의 퀸카라고 할 수 있다.
<도망자 플랜 B>의 카이의 비서 소피역, <브레인> 날개녀 장유진 역등으로 그녀는 시청자에게서 호평을 받았다. 따라서 얼마든지 그렇게 자신의 미모가 한층 더 빛을 발할 수 있는 역을 맡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녀는 놀랍게도 시트콤으로 돌아왔고, 자신의 예쁜 외모가 망가지는 것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있다. 그녀의 그런 모습은 <지붕 뚫고 하이킥>의 황정음 <하이킥 3>의 박하선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아니 그보다 더욱 인정사정없이 망가지고 있다.
여배우는 예쁘고 아름답게 보이고 싶은 게 인지상정일 것이다. 그러나 시트콤이란 특성상 여배우가 망가지면 망가질수록 시청자에겐 더욱 웃음을 주기 쉬워질 수 밖에 없다.
‘시트콤’으로 돌아온 김수현은 연기자답게 작품을 위해 자신의 기존 이미지를 버리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런 모습은 시청자의 한사람으로서 참으로 보기 좋으며, 그렇게 망가질수록 오히려 아름답게 보일 지경이다. 황정음과 박하선이 시트콤으로 시청자에게 더욱 다가가고 호평을 받은 것처럼, <스탠바이>의 김수현 역시 더욱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그녀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에피소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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