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키스와 독살의 절묘한 이중주, ‘인현왕후의 남자’

朱雀 2012. 5. 3.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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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와 액션사극이 과연 절묘하게 믹스될 수 있을까? 웃기면서도 스릴이 넘치고, 달달한 로맨스가 진행되면서 선 굵은 액션을 보여주면서 정치적 암투가 진행된다?! 얼핏 들으면 가난한 재벌 3세처럼 형용모순으로 들릴 지경이다.

 

말은 쉽지만 실제로 로맨스와 액션사극을 함께 조화시키면서 영상화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인현왕후의 남자>는 그런 어려운 미션을 훌륭하게 성공해냈다!

 

어제 tvN에서 방송된 5화를 살펴보자! 조선 숙종때의 홍문관 교리 김붕도(지현우)는 신비한 부적의 힘으로 300년후인 2012년에 떨어졌다. 그는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의 일을 알고 싶어서 최희진(유인나)의 힘을 빌어서 도서관을 찾아서, 조선왕조실록을 읽게 된다.

 

이를 통해 자신이 그토록 바라는 인현왕후의 복위와 곧 이루어지고, 남인들이 몰락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주요한 사실을 알게 된 김붕도는 밤이 되자, 다시 도서관을 찾게 된다. 이번엔 자신의 미래가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때마침 김붕도와 엘리베이터에서 키스한 사실 때문에 CCTV에 증거자료가 남아있을까봐 제거차(?) 온 최희진 일행은 우연히 CCTV를 통해 김붕도가 도서관에 온 것을 확인하게 된다.

 

김붕도가 떨어진 21세기는 여배우 최희진이 살고 있는 시대다. 최희진은 김붕도에게 다소 틱틱거리긴 하지만, 호감을 가지고 있다. 일례로 4화에서 최희진은 그가 300년전 사람이란 사실과 함께, 자신의 목숨을 걸고 남인세력과 정치적인 암투를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한번 사라지면 언제 만날지 알 수 없고, 항상 생사의 경계에서 있기 때문에 최희진의 마음은 다급했고, 급기야 사라지려고 하는 김붕도를 붙잡아서 키스까지 하고 말았다.

 

불과 4화만에 두 주인공의 로맨스가 진행되어서 놀랍기도 했지만, 5화에서도 두 사람의 키스가 진행되어서 조금 놀랐다. 4화에서 김붕도는 최희진에게서 키스를 받고 놀란다. 최희진이 부끄러운 나머지 작별인사라고 거짓말을 했지만, 머리 좋은 선비인 김붕도가 그것이 거짓말임을 알아차리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놀라운 것은 그가 최희진을 잡고 한 두 번째 키스다! 김붕도는 기사환국때 아내까지 잃고 난 이후로는 여인에게 눈길을 전혀 주지 않은 인물이다. 그런데 300년후에 떨어져서 아기와 다름없는 자신에게 일일이 21세기에 대해 알려주는 최희진에게 호감을 느꼈다. 그것도 부족해서 키스까지 하는 열성을 보여준 것은 그가 얼마나 최희진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지 알게 해주는 부분이다.

 

이렇듯 최희진이 있는 21세기는 김붕도에겐 너무나 달콤한 시간의 세상이다. 반면 그가 돌아가야할 1694년은 끔찍한 것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얼마전 숙종에게 인현왕후 암살을 지시한 우의정 민암의 서찰을 보내려다가, 서인측 세력에 의해 궁궐에서 자객에게 암살을 당할 뻔 했다.

 

그런데 조선왕조실록에는 서인들이 자객들의 시도를 오히려 김붕도에게 덮어씌워서 역모로 몰아가고, 그가 제주도에 위리안치되고 이틀이 지나 병사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김붕도는 자객과 맞서 싸울 정도로 체력이 좋고 특별한 병을 앓고 있지 않다. 따라서 그가 제주도에 귀양을 간지 이틀만에 죽었다는 사실은 그가 남인세력에 의해 독살당한다는 미래를 알려주는 것이다!

 

키스와 독살! 전혀 상반된 두 가지 단어는 각각 다른 장르를 대표한다. 키스는 달콤한 로맨스를 독살은 정치적 암투를 그려낸다. <인현왕후의 남자>는 타임슬립을 통해 과거와 미래를 오고가게 된 김붕도가 다른 시간대에서 다른 장르에서 활약하는 것을 너무나 잘 그려냈다!

 

<인현왕후의 남자>5화까지 보고나니 많은 의문점이 들기 시작했다! 우선 김붕도도 지적했지만 그의 노력여부와 상관없이 조만간 인현왕후는 복위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노력이 다소 허망하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그러나 김붕도는 원래 죽을 운명이었으나, 미래에서 자신의 운명을 알고 독살을 피해 목숨을 건졌다! 따라서 미래는 바뀐 셈이다. 그렇다면 인현왕후의 복위를 비롯한 모든 과정이 바뀔 것인가?

 

김붕도에게 현암수 주지는 왜 부적을 준 것일까? 어차피 너의 노력여부에 관계없이 인현왕후는 복위가 되니 목숨을 소중히 하라는 것일까? 김붕도는 왜 하필이면 최희진앞에 나타나게 되는 것일까?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겨났다.

 

그러나 제주도에서 자객들에 의해 죽음 직전까지 갔던 김붕도가 3일 후에 최희진에게 제주도에서 전화를 걸어 반가운 통화를 한 것처럼, 로맨스와 액션사극을 넘나드는 <인현왕후의 남자>의 연출력은 전혀 어색함이 없이 자유롭기만 하다. 오늘밤 6화가 더욱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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