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불편한 ‘각시탈’ 띄우기!

朱雀 2012. 5. 25.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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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각시탈제작 발표회에서 일본 진출중인 한류배우들이 출연제의를 거절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덕분에 인터넷에선 때 아닌 거절 배우 찾기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CSI보다 무서운 네티즌 수사대가 출동할까봐 벌써부터 많은 배우들이 걱정을 하고 있다는 소리까지 들려올 지경이다.

 

그러나 문화평론가의 입장에서 이런 이야기는 그대로 곧이곧대로 듣기가 매우 거북하다. 우선 <각시탈>은 화영만 화백의 동명만화 <각시탈>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각시탈을 쓴 인물이 일제치하에서 활약하는 이야기다. 당연하지만 이 작품은 지금 방송되기엔 여러모로 시대착오적인 경향이 있다.

 

<각시탈>에서 일본인은 악당으로만 그려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왜 일본은 우리나라를 당시에 식민지 했는지 좀 더 객관적인 시선에서 봐야한다. 그것이 오늘날 교훈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 배우에게 대본이 돌아갔다는 소리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물론 현재 배우들이 일본진출을 노리고 있기 때문에, 일본이 악의 축으로 등장하는 <각시탈> 출연에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런 일은 있어서는 안되지만-

 

그러나 대본이 별로 라던가, 자신의 이미지와 걸맞지 않아서라든가, 혹은 이미 잡혀있는 스케줄 때문에 거절했을 수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어떤 배우가 제작진에게 제가 일본에 진출할 예정인데, <각시탈>은 어렵겠습니다라고 거절했겠는가?

 

그저 거절한 것에 대해 제작진이 아마도 그런 게 아닐까?’라고 추측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많은 네티즌이 지적하지만 그런 식의 발언은 매우 무책임한 것이다. ‘네 까짓 게 감히 출연제의를 거절해?’라고 생각하고 발언했을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각시탈>은 작품의 특성상 민족감정을 건드리기 좋은 부분이다. 그러나 이런 작품을 만들수록 조심해야 한다. 단순히 일본은 악당이다라는 식의 시선은 매우 위험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비록 밉고 일제강점기의 그들은 분명히 나쁘지만, 오늘날 한국과 일본은 동아시아의 동반자로서 서로 힘을 합쳐서 나아가야만 한다.

 

물론 역사를 제대로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한쪽으로 치우쳐지지 않게 균형잡힌 시선을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100억이라는 제작비가 소요되었다는 <각시탈>은 드라마의 특성상 흥행만 고려했을 가능성이 상당하고, 이럴 경우 자극적인 이야기로 흘러갈 가능성도 상당하다. 물론 모든 것은 작품이 방송되어야만 확실해지겠만.

 

 

무엇보다 <각시탈>의 출연배우 거절에 대해 의심스러운 대목은 각시탈 띄우기가 아닌가 하는 지점이다! <각시탈>은 사실 현재 화제가 될 만한 구석이 없다. 일제치하 슈퍼히어로인 각시탈에 대해 현대인들이 관심을 가질 대목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각시탈이 현대에 나와서 악덕기업주나 부패정치인을 처단하는 식으로 그려졌다면 더욱 관심이 갔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왜 하필 지금 같은 시기에 일제치하의 영웅물이 필요한 것일까? 게다가 정말 이례적으로 김인규 사장이 <추노>에 이어 <각시탈> 제작발표회에 모습을 비췄다. 뭔가 나름대로 계산법이 있다고 밖에 여겨지지 않는 대목이지 않은가?

 

아울러 <각시탈>의 언론플레이보다 더욱 눈길이 가는 곳은 제작발표회 때 유족들이 침묵시위를 한 대목이다. 지난 418일 보조출연자 30여명을 태운 버스가 경남 합천 영상테마파크로 가는 도중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한명이 사망하고 30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당시 KBS후속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지만, 유족들에게 고작 장례식 비용으로 2천만 원만 지원하고 제대로 된 후속조치도 사과도 없었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촬영을 하다가 생긴 사고에 대해서 KBS는 뭔가 뚜렷한 대책을 해야만 내왔어야 한다. 이건 상식이자 도리이다. KBS는 공영방송이고 국민들은 크게 두 눈을 뜨고 KBS와 제작사가 정말 유가족들에게 제대로 책임을 지는지 두고 볼 것이다.

 

많은 이들이 의심하지만 한류스타 <각시탈> 거절은 감정을 건드려서 누군가를 싸잡아서 비난하기 좋은 소재다. 그러나 정말 그런 사건이 있었는지를 제대로 알아야만 하고, 그보다 <각시탈> 버스사고에 대한 유가족들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와 위로 그리고 후속조치가 먼저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각시탈>을 거절한 배우에 대한 최고의 복수는 작품의 높은 완성도와 배우들의 열연 그리고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그런 멋진 방법을 놓고, ‘거절배우가 있다고 말하는 것은 매우 단수가 낮은 방법이라고 밖엔 여겨지지 않는다. 도대체 어느 정도의 완성도를 <각시탈>이 보여줄지 여러모로 기대되는 대목이라 아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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