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악몽보다 끔찍한 현실을 고발한 ‘유령’

朱雀 2012. 6. 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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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유령에서 외면하고 싶은 현실을 우리 앞에 내놓았다. 바로 학생들의 자살사건의 이유였다! 끔찍하게도 동급생이 자신의 학우들을 죽게끔 꾸민 이유는 바로 춘추장학금때문이었다!

 

성연고라는 가상의 고등학교 벌어진 범죄에 우리가 경악할 수 밖에 없는 것은 그것이 우리의 현재 상황을 너무나도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연고는 명문고로 한해 등록금만 천만원이 넘어간다! 이는 왠만한 가정에선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뛰어넘는다. 따라서 부자가 아닌 학생들은 장학금에 목숨을 걸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역으로 장학금을 못 받게 된 범인은 자신보다 높은 순위의 동급생들을 죽음의 길로 인도했다. 그 과정에서 범인인 3순위로 올라있는 곽지수의 이름으로 이메일 계정을 만들어서, 만약의 상황에 대비했다.



 

<유령>에서 끔찍한 것은 죽은 학생이나 범인 모두 피해자라는 사실이다! 죽은 서진원과 차수연은 모두 집안형편이 좋지 않아서 춘추장학금을 반드시 받아야만 했다.

 

따라서 눈앞으로 다가온 기말고사는 그들에겐 너무나 끔찍한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모든 답이 적혀져 있다는 전설의 답안지는 너무나 달콤하고 치명적인 유혹이었다.

 

그 답을 얻기 위해 그들은 (누군지도 모르는 이가 시키는 대로) 자신의 왼손에 일부러 상처를 내고, 미술실에 가서 비밀번호가 얻기 위해 쪽지를 향해 손을 뻗었다가 떨어져서 죽고 말았다.

 

이는 밀지만 않았지, 엄연한 살인이나 마찬가지다! 문제는 그 범죄를 꾸민 정미영 역시 불쌍한 학생이란 점이다! 그녀는 누구보다 춘추장학금을 원했지만 해킹을 통해 자신의 후순위라는 사실을 알고 자신보다 높은 순위의 학생들을 제거하기로 마음 먹은 것이다!



 

성연고의 모토는 밟히지 않으려면 밟아라!’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얻으라는 것이지만, 인간은 다급한 상황에 몰리면 가능한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자 한다.

 

정미영은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분열증까지 온 상황이다. 그 상황에서도 기말고사에 집중할 정도로 집착이 강했다. 그런 상황에서 다른 학생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계획을 세운 것은 어떤 의미에서 당연하다!

 

넘어지는 법을 배우지 못한 이들은 단 한번의 패배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정미영은 모든 범죄사실이 드러나고도 오히려 당당했다! 바로 성연고의 학풍과 선생님들이 정미영을 괴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유령>에서 답답한 것은 이런 상황이 단순한 한 가상고등학교의 일로 치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보면 재미로 다른 사람을 공격하는 일이 많으며, 누구도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심지어 권력층에 다가갈수록 더욱 교묘한 방법으로 자신들만의 이득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 일례로 <유령>의 모든 음모의 중심에 있는 세강증권의 조현민은 사람을 죽이고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는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이익과 목적을 위해 한국전력을 해킹할 정도의 인물이다! 그는 양심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불감증으로 보일 지경이다.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인성 따위는 잊은 지 오래이며, 무한경쟁만을 강조하다보니 감성은 사라진 채 괴물만을 양성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이런 사회에서 개인이 탈출하는 방법은 곽지수 학생처럼 자퇴를 하는 수밖에 없다. 개인이 죽거나 말거나 기말고사는 계속 보고, 학교는 움직이는 것처럼 오늘날 우리사회역시 높은 자살율과 실업률에도 불구하고 복지와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데는 아무도 관심 없다. 더욱 끔찍한 현실은 이는 개선될 가능성이 보이질 않으니, 악몽보다 끔찍하다고 밖에 더 무슨 할말이 있겠는가?

 

어제 <유령>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명확히 보여준 에피소드이자, 전체를 관통하는 양심불감증의 사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분량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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