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현대인에게 ‘친구’의 의미를 묻는 ‘신사의 품격’

朱雀 2012. 7. 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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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신사의 품격오프닝을 보면서 감탄하고 말았다. 사실 김도진-이정록-임태산이 차례차례로 연락을 받자마자 달려가는 모습을 보면서, ‘뭔가 또 웃긴 게 나오겠거니했다.

 

그 장소가 장례식장이란 사실을 알았을 때도 드라마 초반을 떠올리면서 모델들이 있는 그 장소를 떠올렸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였다! 최윤의 부인 이정아가 세상을 떠난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아마 시청자에 따라선 항상 명랑하고 쾌활하고 가벼운 에피소드를 보여주었던 오프닝에 비해 무거운 장면으로 기억할 것이다. 그러나 최윤의 말처럼.

 

팔에 한줄 가슴에 한줄. 두줄을 긋고 서있어 준 놈들. 내 인생에서 만난 제일 독한 일과 내 인생에서 최고의 행운들.

 

친구란 친구가 어려울 때 아무런 댓가없이 누구보다 먼저 달려오는 인물들이다. 김도진은 중요한 계약 때문에 출장을 가야하는 상황에서 포기했다. 임태산 역시 계약건으로 접대하는 과정에서 달려갔다. 이정록은 예의 부인에게 혼나는 중이었다.

 

그들은 각자 나름대로 중대한 상황에서 불이익을 감수하고 슬픔에 빠진 친구와 함께 하기 위해 달려갔다. 이 얼마나 멋진 모습인가? 그 이후 이 네 친구들이 보여주는 모습을 떠올려보자!

 

갑작스럽게 생긴 아들 때문에 실의에 빠져있는 김도진을 위해 세 친구는 나이에 맞지 않는 깜찍한 복장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세상 모두가 우릴 비웃어도 우린 너만 웃으면 된다는 식의 말은 정말 감동 그 자체였다!

 

게다가 김도진이 사랑하는 서이수가 의붓오빠들에게 폭언과 난폭한 행동에 시달릴 때, 네 친구는 출동해서 시원한 욕설과 폭력 그리고 협박으로 그들이 더 이상 서이수를 괴롭히지 못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친구 아내 기일을 기억해서 음식을 만들고 함께 제사를 지내주었다. 이런 친구들이 또 어디 있을까? 콜린을 학교에 보낼 때도 김도진은 공부를 위해서 그를 보낸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소중한 친구들을 만날 기회를 갖게 하기 위해 보낸 것임을 밝혔다.

 

실제로 콜린은 문제아인 김동협과 양호실에서 땡땡이를 치면서 서로에게 급관심을 보이는 상태로 아마도 꽤 친한 친구사이로 발전할 것으로 예측된다.

 

물론 이 네 친구들은 친하지만 동시에 어려운 과제에 봉착해 있다. 바로 임태산의 동생 임메아리 때문이다. 최윤의 아내인 이정아의 분향소까지 찾아와서 정말 죄송한데 제가 오빠를 사랑하면 안될까요? 그리고 오빠도 저를 좋아하게 만들어주세요라고 말하면서 펑펑 울었다.

 

그녀의 진심은 마침 그때 분향소를 찾은 임태산과 최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을 것이다. 임태산은 자신의 딸과 같은 여동생 임메아리가 최윤과 맺어지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자신의 재산은 모두 주어도 임메아리는 줄 수 없다는 말이 그의 마음을 완벽하게 대변하고 있다.

 

최윤은 온힘을 다해 임메아리를 밀쳐내고 있지만, 그 역시 임메아리를 너무나도 사랑하고 있다. 따라서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과연 최윤이 임메아리를 더 이상 밀어내지 않고 받아들였을 때, 두 사람의 우정에는 어떤 금이 가게 될까?

 

최윤과 임태산 모두 소중한 김도진과 이정록은 어떤 행동을 취할까? 쉽지 않은 대목이다. <신사의 품격>은 인간관계가 퍽퍽해질대로 퍽퍽해진 오늘날 참으로 예스럽게도 친구의 의미를 되묻고 있다. 그리고 오늘날 보기 드물게 훌륭한 우정을 나누고 있는 네 사람에게 커다란 시험을 예비하고 있다.

 

과연 임태산과 최윤은 임메아리를 놓고 어떤 결심을 하고 어떤 결말을 겪게 될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아마도 최윤은 임메아리를 받아들이고 임태산 역시 결국엔 둘을 인정하게 되겠지만,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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