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현실풍자의 진수를 보여준 ‘런닝맨’

朱雀 2012. 9. 10.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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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은 지난주에 이어서 이번 주에도 박태환-손연재의 전지훈련이 방송되었다. 이번 편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누가 뭐라해도 박태환이었다! 그가 두 번째 라운드에서 최종우승을 했기 때문이 아니다.

 

그가 런던올림픽에서 400m 수영예선에서 1위를 하고도 탈락했던 상황을 우연찮게 고스란히 풍자해냈기 때문이다. 박태환은 이름표를 뜯어라!’에서 상대팀인 이광수를 궁지에 몰아넣고 이름표를 떼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광수의 이름표엔 자신의 이름이 붙어있고 대타아웃이었다. 한마디로 이광수는 자신의 이름표를 뗄 수 밖에 없게끔 상황을 만들어놓고 박태환을 유인한 것이었다.

 

박태환은 아웃이 되면서 그렇게 힘이 없게 터덜터덜 움직일 수 밖에 없었다. ‘8월달은 아주 그냥 꿀맛같구만이란 그의 표현은 말 그대로 반어법이었다.

 

그런데 박태환은 그런 상황을 한번 더 겪어야 했다. 번호순 타깃레이스에서 자신을 제외한 다른 런닝맨 멤버들이 박태환이 송지효의 이름표를 떼서 1번을 차지하자, 함정에 몰아넣어 개리가 그의 이름표를 떼게 만든 것이었다.

 

두 번이나 같은 상황을 경험한 박태환으로선 단순히 게임에서 졌다는 것보다 정정당당한 상황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속아서 떨어졌다는 사실이 더욱 황당했을 것이다.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박태환이 활약을 제대로 못 보여줘서 아쉬운 것은 둘째치고, 괜시리 그가 런던올림픽에서 당한 억울함을 비슷하게 당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감옥에서 부활카드가 발동했는데, 박태환은 다른 멤버와 함께 한 장의 부활카드를 놓고 네 명이서 동시에 뽑았는데, 그가 부활카드 4번을 뽑는 이변을 연출해냈다!

 

박태환은 4번을 뽑아서 곧장 다른 이들의 사냥감이 되었지만, 오히려 우월한 신장과 체력을 바탕으로 자신을 공격하러 온 이광수와 개리를 각각 한손에 들고 쥐락펴락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개리의 이름표를 뜯어냄으로써 자신이 쟁취했던 1번을 다시금 찾아내는 멋진 장면을 연출해냈다.

 

또한 박태환은 0번인 김종국이 남자, 마지막 순간에 잽싸게 공격해서 최종우승을 일궈내는 엔딩을 보여주었다! 박태환은 400m에서 말도 안되는 탈락을 경험하고 다시 판정번복이 되어서 결국 은메달을 따내는 기적을 연출해 냈다.

 

<런닝맨>은 그런 박태환의 모습을 예능에서 다시금 연출해내면서, 시청자들에게 런던올림픽의 말도 안되는 상황을 우연찮게 재현해냈다. 예능이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는 가장 큰 포인트는 현실풍자라고 여겨진다. 오늘날 <개그콘서트>가 시청자의 지지를 받는 부분 역시 거기에 있을 것이다.

 

단순한 예능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현안이 뜨거운 이슈를 웃음으로 승화시켜내는 <런닝맨>의 모습은 <무한도전>처럼 오랫동안 시청자의 사랑을 받으면서 롱런할 수 있는 단초를 보여주는 것 같아 애청자의 한사람으로써 몹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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