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희망의 메시지를 준 ‘골든타임’

朱雀 2012. 9. 11.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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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골든타임에는 두 가지 큰 사건이 있었다. 첫 번째는 지난중에 이어 교통사고를 당해서 온 35주된 임산부를 개복하고 신생아를 꺼낸 사건이었고, 두 번째는 강재인이 임시이사회에서 이사장으로 나선 일이었다.

 

우선 첫 번째 사건부터 봐보자! 이민우는 5분내로 아이를 꺼내지 못하면 산모와 아기 모두를 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인턴의 신분으로 감히 메스를 든다.

 

한번 개복해본 경험을 가지고 임산부의 배를 가른다는 것은 정말 무모하기 짝이 없어보이는 행동이다. 다행히 산모와 아기 모두를 일단 구해내긴 하지만, 스탭과 레지던트로부터 많은 지탄을 받는다.

 

현실적으로 경험이 없는 인턴이 위급상황의 산모를 구하기 위해 메스를 든다는 설정은 파격적이다. 만약 그런 병원의 이야기가 퍼져나간다면 병원을 찾아가는 이는 드물 것이다.

 

왜냐하면 인턴은 경험이 적기 때문에 자칫하면 대형 의료사고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민우도 만약 일반적인 상황이었다면 절대 자신이 메스를 들 생각 따위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분초를 다투는 위급상황이었고, 자신의 눈앞에서 산모와 아기 둘중 하나라도 포기해야 되는 상황을 견딜 수가 없었기에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메스를 든 것이었다.

 

모든 상황이 지나간 후 강재인이 묻자 이민우는 노력이 제일 쉬웠어요라는 말을 했다. 누군가 도와주면 너무나 좋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면 스스로 도울 수 밖에 없지 않느냐면서. 참으로 멋진 말이다.

 

강재인은 할아버지 강대제가 쓰러진 이후, 자신의 원했던 병원과는 다른 모습으로 변해가는 병원을 바라보고 있다. 다른 이의 눈에는 이사장의 손녀딸로 금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난 것 같지만, 그녀 역시 복잡한 인생의 문제들이 얽혀 있다.

 

게다가 현모양처가 꿈인 그녀로서는 경영인으로 나선다는 것이 못내 부담스러운 일이다. 왜냐하면 그녀가 잘못한다면 수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재인은 중증응급과를 푸대접하면서 규모를 축소하려는 다른 의사들의 행동을 보았다. 병원의 과들은 모두 중요하다. 그러나 강재인은 시급을 다투는 응급환자들이 넘쳐나는 응급실에서 근무하면서 중증외상센터의 존재를 누구보다 필요하게 여기는 이가 되었다.

 

그런 그녀로선 수익성이나 권력다툼 때문에 중증응급과를 무시하는 처사를 납득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관심없던 이사장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자신이 납득할 수 없는 불합리한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

 

강재인이 이사장이 되기로 한 것엔 이민우가 임산부를 위해 과감히 메스를 든 사건이 결정적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골든타임>은 이번 화를 통해 우리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우린 상황이 자신의 의지나 뜻과는 무관하게 돌아갈 때, 실의에 빠져 절만하거나 포기하고 싶어진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이들이 그렇게 행동한다.

 

오늘날 우리의 삶은 어렵고 퍽퍽하기만 하다. 사업하기는 무척 힘들고, 월급은 고정되어 있는데, 물가는 한없이 올라가며, 뉴스에선 온통 강력범죄 이야기만이 판을 친다.

 

할수만 있다면 이민을 가고 싶을 만큼, 대한민국의 상황은 좋질 않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민은 거의 불가능하고, 상황은 나아질 줄 모른다. 포기는 어떤 의미에서 가장 쉬운 방법이다. 누구나 그것이 옳은 방법은 아니라는 사실은 알지만, 머리론 알아도 감정적으론 그게 제일 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절망하고 낙담해서 그냥저냥 살아가는 이에겐 더 나은 내일이란 있을 수 없다. 우유통에 빠진 개구리가 밤새 허우적 거려서 버터를 만들어서 그 위에 올라가서 목숨을 구한 것처럼. 우리는 노력해야 한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실천해야 한다. 누군가가 나서서 세상을 아름답고 밝은 곳으로 만들어줬으면 좋겠지만, 실제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 스스로가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내 가족을 돌보고, 사회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투표로서 말해야 한다. 가만히 있는데 우리 사회가 저절로 더 나은 곳으로 바뀌진 않는다. 내가 사는 동안 그렇게 해야, 적어도 내 자식 세대는 보다 나은 곳에서 살 수 있을 것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엄혹하고 힘든 이 시대에 <골든타임>은 이민우와 강재인을 통해 동시대 우리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었다.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 멋진 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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