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드디어 밝혀진 미스 김과 무정한의 충격적인 과거! ‘직장의 신’

朱雀 2013. 5. 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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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주탈을 뒤집어쓴 김혜수는 분명히 코믹했다. 이제 김혜수의 코믹연기는 그야말로 물이 올랐다는 표현이 너무나 적절할 듯 싶다. 그러나 어제 <직장의 신>은 코믹보다는 무거운 분위기로 많이 진행되었다. ?

 

미스 김의 숨겨진 과거에 대해 꽤 중요한 부분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메주학당에서 사고로 고추장을 바지에 뒤집어 쓰게 된 미스 김은 물로 닦는데, 장규직과 무정한은 몰래 이 광경을 숨어서 보게 된다. 특히 미스 김과 앙숙 관계인 장규직은 그동안 무다리를 운운하면서 놀렸기 때문에 관심있게 쳐다본다.

 

그러나 미스 김의 다리가 예쁘다(?)는 것보다 한쪽 다리의 화상의 흉터가 있다는 사실은 더욱 큰 단서를 제공한다. 미스 김은 거의 모든 분야의 자격증을 가지고 있고, 그야말로 직장에선 에 가까운 능력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녀는 혼자서 식사를 하고 오후 6시면 칼퇴근하고 아무리 직장동료들이 살갑게 말을 걸어도 차갑게 거부해왔다. ? 그녀는 첫 직장이었던 은행이었던 정리해고되었고, 이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가족처럼 생각했던 동료를 화재로 잃은 상처가 있었다. 따라서 그녀가 회사와 직장동료에게 상처를 입을 까봐 두려워서 3개월만 계약직을 하고나면, 다신 하지 않는 것은 그러한 연유에서 였다.

 

더욱 놀라운 것은 무정한의 과거였다. 그가 전경이란 사실을 밝힐때만 해도, ‘설마했다. 그러나 그가 미스 김을 정리해고한 은행앞에 출동했던 과거가 보여졌고, 그 과정에서 무정한이 해고자들의 농성을 막는 모습이 보였다.

 

당시 무정한은 군복무 의무를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현장에 있었던 것이지만, 미스 김에겐 가해자와 다름 없다! 따라서 무정한과 미스 김은 이어질 가능성이 확연하게 줄어들어 버렸다. ? 미스 김은 그 시절의 상처를 아직 극복하지 못한 상태다.

 

겉으로는 강한 척, 센 척 하지만 사실 그녀는 앞서 지적한대로 다시 상처를 입을까봐 두려워서 모든 사람과 거리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트라우마를 가진 미스 김이 무정한이 과거에 자신과 그런 인연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거부할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다.

 

장규직 역시 왜 금빛나와 헤어졌는지 이유가 설명되었다. 그의 아버지가 죽은 사실이 큰 이유였지만, 왜 그토록 아버지의 죽음을 숨기고 싶어했는지는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자살이었다. 아무리 여자친구라고 하지만 금빛나에게 아버지의 자살을 밝히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금빛나는 잘 사는 집의 자제이다. 아무리 그녀가 마음씨 곱고 친절한 여성이지만, 학비를 내기 위해 하루하루 막노동판을 전전긍긍해야 했던 장규직의 처지를 이해해주기에는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물론 그건 장규직의 한계이기도 하다. 그가 좀 더 열린 마음을 갖고 금빛나에게 이야기를 했다면? 관계가 이어지진 못하더라도 좀 더 편한 사이는 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너무나 다른 경제적 차이와 남자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자존심 때문에 그가 말하지 못하고 잠수를 타고 결국 금빛나와 헤어진 것은 충분히 설명될 수 있는 부분이다.

 

장규직과 미스 김은 유난히 툭탁거리고 싸우는 상황이다. 게다가 장규직은 회사의 편에서 미스 김은 계약직의 입장에서 서로를 대변하고 있다. 그러나 그건 장규직의 입장에선 어려운 처지에서 벗어난 것은 회사 덕분이었고, 미스 김은 회사 때문에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비슷한 상처를 가진 이들은 서로 자연스럽게 끌릴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서로 다투지만 장규직과 미스 김이 나중엔 러브라인을 형성하게 될 것이란 예상을 해볼 수 있겠다.

 

이번 <직장의 신>에서 우리 모두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대목이 참으로 인상깊다. 무정한은 전경 당시 그저 말단 대원에 불과해서 명령대로 따를 수 밖에 없다. 정리해고된 미스 김 역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그러나 현장에서 그들은 서로에게 증오를 품고 몸싸움을 벌이면서 감정이 악화될 수 밖에 없다.

 

장규직과 금빛나는 어떠한가? 두 사람이 헤어지게 된 것은 물론 각자에게도 약간의 책임은 있지만, 20대 초반의 나이를 생각해보면 그들에게 당시 상황은 불가항력에 가까웠다.

 

아버지의 자살과 급격하게 나빠진 집안사정을 잘 사는 여자친구에게 당시 말하지 못한 장규직의 마음은 남자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그러나 여자친구였던 금빛나의 상황에서 그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일 수 밖에 없다.

 

분명 금빛나에게 마음의 상처를 준 부분에서 장규직은 가해자이지만, 동시에 모진 인생의 풍파를 맞은 점에서는 피해자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어제 <직장의 신>은 자의가 아니라 타의에 의해 서로 가해자와 피해자가 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데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런 면에서 <직장의 신>은 중의적인 의미를 지닐 수 있다고 본다.

 

? 우린 우리에게 주어지는 운명을 선택할 수 없다. 어떤 의미에서 그건 신이 우리에게 주는 것이다. 대신 우리는 스스로에게 주어진 운명을 개척하고자 노력하고 애쓸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어제 <직장의 신>은 참으로 많은 것을 시청자에게 느끼고 생각하게 만든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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