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공연 전시

스윙의 전설을 만나다! ‘2013 Legends of Swing in Korea’

朱雀 2013. 5. 3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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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금요일 홍대입구역 근처에 위치한 CY시어터를 찾아갔다. 이유는 ‘2013 Legends of Swing in Korea’ 특별공연을 보기 위해서였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이런 스윙 공연이 있다는 사실조차 전혀 모르고 있었다.

 

아는 지인이 취재를 부탁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모르고 지나갔으리라. ‘2013 Legends of Swing in Korea’는 재작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치러진 행사란다. 이번 행사가 특별한 이유는 특별히 스티븐 미첼과 던 햄튼이 참석했기 때문이다.

 

스윙 챔피언들마저 이분들이 나타나면 가서 한수 배우기 급급하다는 그야말로 스윙의 레전드인 두 사람이 한국을 찾는 다는 사실에 스윙계 인사들은 무척 고무되어 있었다(현장의 분위기가). -물론 스윙에 대해 까막눈인 필자는 그저 그런갑다하고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공연이 시작되고 나서 필자는 말 그대로 심봉사가 눈을 뜨는 체험을 하는 기분이었다. 스윙 댄스를 본 적은 많았다. 할리우드 영화를 보면 재즈 음악이 흘러나오고, 거기에 맞춰 젊은이들이 스윙을 추는 모습을 자주 보았었다.

 

그러나 확실히 라이브로 보는 것은 또 달랐다. 지터벅이니 블루스니 하는 용어들은 잘 모르지만, 눈앞에서 흥겨운 음악에 맞춰 쉴새없이 움직이는 댄서들의 몸놀림은 정말 매력적이었다.

 

게다가 중간중간 구민상 밴드가 라이브로 연주를 들려주고, 거기에 스티븐 미첼이 노래를 부르고, 85세의 던 햄튼이 함께 춤을 추고 공연하는 장면은 정말 정말 인상 깊었다.

 

‘2013 Legends of Swing in Korea’ 특별공연을 본 느낌을 좀 더 정리해보자면 필자는 스윙이란 춤 자체가 아무 멋지다고 생각진 않는다. 얼마전 <댄싱 위드 더 스타 시즌3>에서도 언급된 적이 있지만, 스윙은 다른 춤과 달리 다소 구부정한 자세로 추는 편이다.

 

그래서 온 몸을 잔뜩 키워서 을 중요시여기는 스포츠댄스와 비교하면, (필자가 몇 년간) 배운 살사와 비교해도 보는 맛에선 조금 떨어지는 느낌이다. 그러나 전혀 모르는 초심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대신 더 흥겹고 (춤추기에) 쉬운 느낌을 받았다.

 

스포츠댄스는 보는 재미는 있지만 보는 입장에선 과연 실제로 추면 재미있을까?’라는 부분에 회의적인 부분이 많다. 살사 역시 공연쪽은 특화되면서 리프트를 비롯해서 트릭이 많이 채용되어 말 그대로 퍼포먼스자체에 집중되어 버렸다.

 

그에 반해 스윙은 보이는 것보단 즐거움그 자체에 더욱 집중된 느낌이다. 스윙댄서들이 흥겹게 추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전혀 스윙 스텝을 모르는 데도 따라추고 싶은 흥겨움의 중독성이 그야말로 치명적이었다! 아마 스윙 공연을 한번이라도 본 20~30대라면 누구나 배우고 싶어할 정도로.

 

실제로 배우면 스윙도 꽤 어렵겠지만, 공연으로 보기엔 왠지 쉬워보이는 착각도 스윙의 문턱을 낮추는 데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2013 Legends of Swing in Korea’ 특별공연을 보면서 부러운 점은 모두가 함께 즐기고, 스티븐 미첼과 던 햄튼 같은 원로들을 대접할 줄 아는 분위기였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한국 살사계는 국내에 처음 살사를 도입한 이들은 ‘1세대라고 칭해버렸다. 그분들의 나이가 아직 50대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현역에서 활동해도 충분한데, 그렇게 규정지음으로써 살사계 리더들은 자신과 그분들을 분리시켰다. 오늘날 살사계에서 원로들에 대한 예의와 존중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런 면에서 한국살사는 뿌리없는 나무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스윙계에 대해 잘 모르지만 스티븐 미첼과 던 햄튼처럼 원로들을 불러서 그들에게서 기꺼이 배움을 청하고 공연을 보면서 즐거워하는 한국 스윙계 인사들의 모습은 정말로 부럽기 그지 없는 광경이었다!

 

스윙은 특징상 20대 이상에게 매력을 어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한국 살사계 인구는 10만정도로 스포츠댄스를 제외하면 (댄스계에선) 가장 많은 인구수를 가진 것으로 안다. 그러나 한국 스윙계가 이런 행사를 거듭하면서 스윙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선생들이 선생님을 대접할 줄 아는 분위기라면 몇 년 후에는 살사를 넘어서서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춤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필자는 ‘2013 Legends of Swing in Korea’ 특별공연을 보면서, 한국 스윙의 밝은 미래가 엿보였다. 2006년부터 이 행사를 기획해왔다는 잔디님의 이야기. 3살부터 공연을 시작해서 이제 85세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무대 위에서 공연을 하는 던 햄튼의 모습은 더욱 특별공연을 아름답게 빛나게 했다.

 

‘2013 Legends of Swing in Korea’는 올해로 두 번째이고, 내년에도 계속 이어서 진행된다고 한다. 내년에는 또 어떤 전설을 불러서 공연과 워크샵을 가지고, 한국 스윙의 역사를 새롭게 기록해 나갈지 자못 기대되는 대목이라 하겠다. 필자는 스윙에 대해 잘 모르기에 첫날 특별공연을 보는 것으로 그쳤지만, 25일과 26일에 워크샵과 파티를 즐긴 스윙계 사람들은 매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광경이 자못 눈앞에 그려지는 듯 싶다.

 

 

홈페이지 : http://www.koreanjitterbug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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