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현대인에게 친구란 무엇일까? ‘인간의 조건’

朱雀 2013. 6. 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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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시간이 돼서 본 인간의 조건에선 멤버들이 친구를 만나는 미션을 수행하고 있었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때론 웃기도 하고, 때론 공감도 하고, 때론 깊은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정태호는 친구 결혼식에서 사회를 못 봐줘서 미안해한다. 물론 <개콘>에서 정여사로 한창 주가로 올린 그로서는 당연히 스케줄이 많을 수 밖에 없고, 공교롭게도 일정이 겹쳐서 친구결혼식 사회를 충분히 못 볼 수 있다. 그러나 친구 사이라는 게 그런게 아니겠는가?

 

양상국은 절친과 사소한 시비로 싸운 뒤에 무려 7년 동안이나 연락을 하지 못하고 지내왔다. 그는 친구를 만나기로 하고 무척이나 노심초사하지만, 그 모든 것은 기우에 불과했다!

 

7년 만에 만난 친구는 어제 만난 듯이 반가웠고 곧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서로를 따스하게 격려해주었다. 바쁜 현대를 살아가는 이에게 친구란 무엇일까? 영화 <친구>를 보고서야 친구가 한자라는 사실을 알았다. 친할 친자에 옛구자는 쓰는 친구는 말 그래도 친하고 오래된 이를 뜻하는 말이다.

 

바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여러 형태의 인간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그러나 대다수의 인간관계는 뭔가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겉보기에는 친해보여도 사실 안으로는 많은 이해타산을 놓고 서로 고민하고, 사소한 일로 틀어져서 서로 얼굴을 붉히는 지극히 타산적인 관계가 될 수 밖에 없다.

 

친구는 무엇인가? 애초에 친구란 이해타산을 가지고 만나는 존재가 아니다. 특히 직장에서가 아니라 어린 시절 학교를 다니면서 만난 친구들은 집안도 성격도 다 다르지만 그저 동창이라는 이유하나만으로 친구가 된다. 그런 친구들은 오랜만에 만나도 어제 만난 것처럼 푸근하고 반갑고 소주 한잔에 삼겹살 한점으로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된다.

 

<인간의 조건>은 또한 친구의 조건에 대해서도 작지 않은 물음을 던졌다. 필자도 그렇지만 친구들은 대부분 또래인 경우가 많다. 대부분 동갑이다. 기껏해야 한 살 터울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김준호의 할머님께서는 무려 12살이 넘는 친구가 있다고 했다. 물론 연세가 많은 탓도 있으시겠지만, 친구를 사귐에 있어서 나이제한을 두지 않는 것은 적잖은 생각을 가지게 했다.

 

우리는 친구를 사귐에 있어서 나도 모르게 나이를 비롯한 제한을 두는 것은 아닐까? 뜻이 맞고 배울바가 있다면, 그저 바라만 봐도 좋다면 그 사람의 나이와 직업 등은 초월해서 사귀어야 하는 건 아닐까?

 

친구란 무엇인가? 이해관계를 넘어서서 친구가 필요로 할때는 조건없이 기꺼이 달려와 주는 이가 아닐까? 정태호는 사정상 친구를 일일이 찾아가기 어려워서 전화를 통해 자신이 현재 거주하는 집으로 초대했다. 정말 몇 년만에 만난 친구들은 기꺼이 그를 보기 위해 먼곳을 달려오는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았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바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서로 시간여유가 별로 없다.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움직인다는 것은 단순히 움직이는 게 아니라, 그 시간을 온전히 그 사람을 위해 쓰는 것이다. 고도로 산업화된 오늘날 현대인에게 시간=이다!

 

그런데 그런 소중한 시간마저 친구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쓸 수 있는 것이다. 친구란 그런 것이 아닐까? 친구가 필요로 한다면 급한 일이 있어도 잠시 미뤄두고, 함께 즐거움과 괴로움을 나눠지는 그런 존재.

 

몇 년을 만나지 못했어도 보는 순간 반갑고 기쁘고, 헤어질 때면 아쉬워서 몇 번씩 되돌아보게 되고, 서로 상대방에게 흉허물없이 모든 것을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존재 말이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를 통해 우린 이제 손쉽게 인터넷에서 친구를 사귈 수 있게 되었다. 심지어 1천명이 넘는 이들과 실시간으로 교류를 하게 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어떠한가? 정말 외롭지 않은가?

 

IT기술이 발달하고 스마트폰으로 모든 이들과 연결되어 있지만, 우린 그 어떤 시대보아 외로워하고 진정한 인간관계에 목말라하고 있다. 왜일까? <인간의 조건>은 그런 현대인에게 친구의 의미를 다시금 곰씹게 하고, 추억을 나누고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소중한 인간관계에 대해 고민케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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