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파이널 어드벤처’ 무엇이 문제인가?

朱雀 2013. 6. 2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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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시작된 파이널 어드벤처를 보면서 만감이 교차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파이널 어드벤처>가 시작될 수 있었던 이유는 <아빠 어디가>, <진짜 사나이>처럼 관찰형 예능이 좋은 반응을 얻었기 때문일 것이다.

 

MBC는 거기서 한걸음 더 나가서 서바이벌형 예능을 내놓았다. 그게 바로 <파이널 어드벤처>! 근데 문제는 여기서 등장한다. <파이널 어드벤처>의 목적은 무엇인가? 어떤 이들은 에이. 예능에 무슨 목적이 필요해?’라고 되물을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동시간대 예능인 <정글의 법칙>을 떠올려보자! <정글의 법칙>은 말 그대로 정글처럼 오지인 곳에 일주일 정도 정해진 기간을 살아오는 것이다. 김병만을 비롯한 출연진들은 제작진의 도움없이 거의 스스로의 힘으로 사냥을 하고 집을 짓고 생활을 한다.

 

<정글의 법칙>은 무대가 되는 곳에서 살면서 그곳에 살아가는 동물들을 보여주고, 원주민들이 살아가는 방법을 보면서 도시인의 야성을 깨운다. 또한 우리가 잊고 살아가는 자연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끔 해준다. <정글의 법칙>은 분명히 가혹하다.

 

출연진들은 굶기 일쑤고,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심지어 종종 부상이나 질병을 앓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글의 법칙>의 묘미는 자연에 대해 삶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는 계기를 갖게 만든 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파이널 어드벤처>? 필자의 느낌으론 도대체 왜 이 위험한 레이스를 하는거야?’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출연자들에게 우승외엔 다른 목적이 없어 보인다. 제작진이 태국 끄라비 프라낭 해변을 택한 이유는? 그저 아름답기 때문이었으리라.

 

<파이널 어드벤처>에서 태국이나 프라낭 해변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소개되지 않았다. 그저 배경에 불과했다.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올라간 바위에서 아이템 가방을 조성모가 발견하자 다른 팀이 그의 카누를 가져가고, 류설미는 게임을 하는 과정에서 노 하나를 갑자기 강에 버린다. 더 좋은 노를 발견했기 때문인데, 그녀가 노 하나를 버린 것은 다른 팀이 가져가서 쓰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그 장면을 보면서 입맛이 영 씁쓸했다. <파이널 어드벤처>에서 도대체 보여주고 싶은 건 무엇인가? 사람이 막다른 상황에 처하면 자신만 생각하게 되는 이기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건가?

 

 

 

 

 

<파이널 어드벤처>는 게다가 위험했다. 심권호는 맹그로브 숲에서 노를 찾는 과정에서 넘어져서 하마터면 힘줄이 잘릴 뻔 했고, 황인영은 카누의 끈을 칼로 끊다가 손가락을 크게 베이기까지 했다.

 

물론 의료진이 대기하고 있었겠지만, 두 출연자가 다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도대체 뭘 보여주고자 했는지 의심스럽다. <파이널 어드벤처>은 위험하다? 서바이벌 게임에서 이 정도 부상은 입을 수 있는 거다?

 

<파이널 어드벤처>은 무대만 정글로 옮겼지, 마치 끝없는 사투를 벌이는 한국인들의 삶을 보여주는 것 같다. 상대방을 이기기 위해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파이널 어드벤처>에서 벌인 갖가지 미션도 그렇다. ? 그 미션을 하는가? 태국의 해변과 숲은 그저 배경에 불과했고, 사실 그런 미션은 국내에서 했어도 무방했다.

 

어떤 의미에서 <파이널 어드벤처>은 물량이 엄청나게 동원된 블록버스터 예능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제일 중요한 재미면에선 어떨까? 재미? 별 볼일 없었다. 앞으로는 모르겠지만, 1화만 놓고 보자면 별로 기대되지 않는다.

 

 

 

<파이널 어드벤처>에서 출연자들은 미션을 수행하기 급급하고, 다른 이의 불행에 웃고, 자신들이 조금이라도 앞서는 것 같으면 기뻐한다. 물론 어느 정도 유도하고, 편집된 것이겠지만, 도대체 이게 뭔가? 오늘날 예능이 점점 독해지는 것은 현대인들이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다보니, 출연자들이 예능에서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서 해소하는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파이널 어드벤처>가 만약 그런 방향으로만 간다면? 원했던 시청률이나 유명세를 타기는 힘들 거라고 생각한다. <정글의 법칙>은 자연에 대한 경외감과 신비로움을 보여주고, 인간에 대한 예의를 잃지 않고자 노력하고 있다. 반면 <파이널 어드벤처>은 자연도 인간에 대한 예의도 없는 것 같다. 아니, <정글의 법칙>이 아슬아슬한 지점에서 인간과 자연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자 한다면, <파이널 어드벤처>은 예의 따위는 집어치고 서바이벌 게임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 같다. 그게 <파이널 어드벤처>의 가장 큰 문제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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