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이야기

우연히 만난 걸작! ‘어네스틴과 셀레스틴’

朱雀 2014. 2. 26.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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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 갔다가 우연히 벽에 걸린 포스터를 보았다. 귀엽고 예쁜 그림체가 마음에 들어서 보러갔다. 그런데 이 작품은 그림체를 뛰어넘는(?) 감동과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그 작품은 <어네스틴과 셀레스틴>이었다! 2014년 아카데미시상식 장편애니메이션상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이 작품의 작품성은 충분히 웅변된다. <어네스틴과 셀레스틴>은 메시지는 우선 다름과 선입견 그리고 편견이라고 할 수 있다.

 

생쥐인 셀레스틴은 밤마다 곰이 생쥐를 잡아먹는 이야기를 듣는다. 다른 생쥐들은 이야기를 듣고 막연히 곰을 무서워하는 것과 달리 셀레스틴은 의심한다. 그리고 곰의 이빨을 가져가기 위해 지상에 올라갔다가 우연히 쓰레기통에 갇히고, 그곳에서 어네스틴이란 이름의 곰과 만나게 된다.

 

어네스틴과 셀레스틴은 서로의 세계에서 인정을 받지 못하는 이들이라 할 수 있다. 어른들의 강압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화가대신 치과의사 수련생이 되어야 하는 셀레스틴과 늘 굶주리면서 거리의 악사로 나서는 어네스틴의 삶은 마치 현실의 우리를 보는 것 같아 안쓰럽다.

 

그들이 서로를 만나 편견과 선입견을 깨고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은 새삼 많은 것을 생각게 한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이게 사실 우리 한국인의 모습이 아닌가? 우린 다른 사람을 차별하는 데 매우 익숙하다.

 

학교에선 성적에 따라서, 직장에선 지위에 따라서 사람을 차별한다. 한국의 부모님들은 자식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 번듯한 대기업에 취업하거나 공무원이 되길 바란다.

 

부자집이 아니라면 화가나 음악가가 되는 것은 한국에선 꿈꾸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물론 작품속 어네스트와 셀레스틴도 그렇다! 가난하게 사는 어네스트는 사실은 집안 대대로 법조인이었다. 음악가는 집어치우고 판사가 되라는 집안에 요구에 어네스트는 과감하게 집을 나와 꿈을 찾아나섰다.

 

그런 그의 선택은 결과를 떠나서 그 용기에 박수를 보내게 만든다. 모두가 셀레스틴의 꿈을 비웃는데, 그녀의 그림을 보자마자 잘 그렸다면서 최대한 도와주는 어네스트의 모습은 어른의 자세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게 한다.

 

서로 다르다는 이유로 경찰에게 쫓기게 된 어네스트와 셀레스틴이 서로를 생각하고 돕는 모습은 우리의 삶에 대해 여러 가지로 되돌아보게 만든다. ‘곰과 쥐는 친구가 될 수 없나요?’라는 작품속 질문은 얼핏 보면 유치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현실로 돌아와서 가진 재산에 따라 사회적 지위에 따라 혹은 외모로 등급을 메기는 것이 일상인 대한민국에서, 나와 다른 사람을 편견과 선입견으로 바라보는 게 일상인 이 곳에서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친구가 될 수 있는지 묻는다면 참으로 난감할 것이다.

 

원작이 동화라 우습게 보는 이들이 존재할지도 모르겠지만, 작품의 메시지는 그 어떤 영화 못지 않게 진지하다. <어네스틴과 셀레스틴>은 다름을 인정하는 무척 인색하고 편견과 선입견이 많은 어른들이 오히려 봐야할 작품이라고 여겨진다. 만약 아이들의 손을 잡고 관람하러 온 부모가 있다면, 아마 부모가 더욱 깨닫는 게 많은 작품이 될 것이다.

 

아무런 정보 없이 갔다가 엄청난 감동과 한보따리의 깨달음을 주는 작품. 그게 <어네스틴과 셀레스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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