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송영길의 고민은 고민이 아니다? ‘안녕하세요’

朱雀 2014. 3. 25. 07:30
728x90
반응형


 

어제 안녕하세요에는 반가운 얼굴이 한명 찾아왔다. 바로 <개콘>에서 안생겨요란 코너에서 활약 중인 개그맨 송영길이었다. 평소 그의 곱슬머리를 보면서 저건 분장이거나 아님 코너를 위해서 저렇게 한 걸 거야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만 있었다.

 

그런데 대박사건! 그 머리는 불과 몇년전에 갑자기(!) 그렇게 된 것이라고 한다. 물론 송영길의 머리는 이전에도 약간 곱슬이긴 했지만 지금처럼 심하게 곱슬은 아니었다고 한다.

 

그의 곱슬머리는 장난이 아니었다. 어떤 모자를 쓰던지 바로 튕겨(?)나가버리고, 심지어 머리카락 힘이 너무나 좋아서 볼펜과 사탕이 끝없이(?) 들어가는 상황은 마치 시트콤이나 코미디 영화를 보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3자의 입장에서 개그맨이란 직업상 그의 머리는 신의 축복이 아닐까 싶었다. 그런데 의외로 송영길은 머리카락의 특성상 여름에는 너무나 덥고, 사람들이 자신을 더러운 이미지로 생각하고, 자신 역시 캐릭터가 노숙자와 주정뱅이 역할에만 한정된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듣고 보니 그에겐 나름대로 상당한 고민거리가 될 수 밖에 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임창정은 타고난 그대로 열심히 살면 그것이 정답!’이란 다소 교과서적(?)인 정답을 제시했다.

 

어쩌면 임창정의 말이 옳을지도 모른다. 또한 일부 시청자의 눈에는 개그맨으로서 나름 잘 되고 있는 그가 <안녕하세요>에서 나온 이유를 공감하기 어려울 지도 모른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약간 다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고민이 있는 법이다. 그리고 본인에게는 그게 심각한 문제일 수도 있다. 그런데 그의 직업이 개그맨이라고, 그가 나름 유명한 사람이라고 그 문제를 너무 가볍게 여기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송영길의 개그맨 동기들은 장난으로 그의 머릿속에 지우개 가루와 포스트잇을 몰래 넣었다고 한다. 덕분에 4일 만에 포스트잇을 찾았다는 믿기지 않는 결과(?)까지 들을 수 있었다.

 

시청자의 입장에선 매우 웃겼지만, 내가 당사자라면? 매우 기분이 나빴을 것 같다. 한두번 장난이라도 몹시 언짢을 텐데, 개그맨들은 직업 탓인지 그 장난이 유독 심하기로 유명하다. 방송을 통해 소개된 에피소드가 이 정도 인데, 이야기되지 않은 장난들은 얼마나 더 심할지 상상조차 되질 않는다.

 

우린 직업 때문에 선입견을 가지고 그의 고민을 너무 가볍게 보는 것은 아닐까? 송영길의 고민은 흔한 말로 배부른 고민에 지나지 않을까? 방송을 보는 내내 불편한 마음이 내내 들었다.

  

<안녕하세요>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재미있고 다소 코믹하게 사연을 보여주지만, 우린 그 속에서 사연자의 고민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게 접근해야 되는 건 아닌지 고민하게 되었다. 그 역시 나와 같은 인간이고, 우린 모두 크건 작건 고민을 안고 살아가니 말이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