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할배’들이 떠난 빈자리를 누가 채울 수 있을까? ‘꽃보다 할배’ 시즌 3인 스페인편이 끝나고, 놀랍게도 tvN은 그 빈자리에 드라마 한편을 투입했다. 바로 ‘꽃할배수사대’다. 그리고 여기엔 이순재, 변희봉, 장광이 출연한다.
‘꽃보다 할배’에서 이순재만이 출연하는 것은 아쉽지만, 동시에 변희봉과 장광의 출연도 기대가 되었다. 그들 모두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베테랑 연기자들이 아닌가? 그리고 그 기대는 200%이상 충족되었다!
<꽃할배수사대>는 20대 경찰들이 갑작스럽게 70대 노인이 되면서 겪는 일을 그린 코믹추리드라마다. 의문의 남자가 공중전화박스에서 죽고, 그가 남긴 다잉메시지를 해석하기 위해서 이준혁은 노력한다. 그와 라이벌인 박정우(김희철)은 각고의 노력 끝에 범행과 관련된 장소를 알아내고, 한원빈-전강석 등과 힘을 합쳐서 급습한다.
그런데 거긴 놀랍게도 20대 젊은이를 70대 이상으로 노화시키는 기계(?)가 존재했다. 피해자들을 구하는 과정에서 네 명의 경찰들이 뛰어드는데, 박정우를 제외한 세 명은 모두 노인이 되어버린다-김희철만 변하지 않는 상황은 그가 ‘우주인’이란 설을 새삼 의심케 만든다-.
<꽃할배 수사대>는 이 지점부터 시청자를 포복절도케 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몸은 늙었지만 그들은 갑작스런 변화에 어쩔 줄 몰라한다. 이준혁은 약혼녀와 함께 사는 집에 갔다가 자신을 보고 놀라는 약혼녀 한유라(박은지)에게 아기동자가 보인다고 거짓말하고 위기를 모면한다.
이순재는 경찰 최고의 엘리트인 이준혁의 모습을 완벽하게 그려낸다. 자기밖에 모르고 주변 사람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안하무인이지만, 놀라운 추리력을 발휘하고, 부모님댁에서 자신을 이준혁에게 도움을 준 은인으로 포장하는 장면등은 이순재의 완벽한 연기 덕분에 더욱 웃게 만든다.
꽃미모를 자랑하는 한원빈이 70대의 노인이 되고 나서 뻔뻔하게 성형외과를 찾아가서 원상복귀 해달라고 하는 변희봉의 연기는 실로 놀라울 지경이다. 누구보다 힘은 세지만 머리는 가벼운(?) 전강석역의 장광은 분홍색과 키티를 사랑하고 SNS에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남기고 싶어하는 한 청년의 모습을 놀랍도록 세밀하게 표현해낸다.
당연한 말이지만 20대가 70대가 갑작스럽게 변한 상황은 시청자들에게 낯설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이순재, 변희봉, 장광은 우리에게 익숙한 얼굴인지라 그들이 20대인척 하는 상황(?)은 믿기지 않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들의 천연덕스럽고도 자연스러운 연기는 그들이 극중에선 실제로 20대였다가 사고로 70대로 변한 상황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만든다.
게다가 노련한 그들의 연기는 다소 유치할 수 있는 상황도 충분히 유머러스하게 시청자들이 받아들이게 만든다. 게다가 <꽃할배 수사대>는 추리적 요소도 가득했다! 다잉메시지를 해석해야 하고, 사건에 대한 메시지와 실마리를 정교하게 포진시켜서 시청자와 추리게임을 펼치는 장면은 실로 인상적이었다.
1화 마지막에 의문의 조직 ‘골드피쉬’가 언급되는 부분에 이르면 음모론까지 떠올리게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꽃할배 수사대>는 시종일관 유머를 잃지 않는다. 노인이 세 명이나 등장하지만 자동차 추격신을 비롯한 액션신이 가득하고, 추리를 적절하게 가미했으며, 결코 허술하지 않는 나름 치밀한 이야기 구성은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꽃할배 수사대>. <꽃보다 할배>의 빈자리를 메꾸기에 충분한 매력적인 드라마라고 여겨진다. 다음편이 기대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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