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런닝맨’은 전국 대학생 딱지 대회로 진행되었다. 딱지치기는 그동안 런닝맨에서 몇 번 대회를 열었었다. 그동안은 철저하게 런닝맨 멤버들 위주로 했다면, 어젠 말 그대로 전국 대학교에서 2명씩 선발해서 함께 단체전을 치르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그동안 ‘런닝맨’에서 딱지 강자를 꼽으라면 당연히 우선 김종국을 들 수 있다. 그의 엄청난 파워에서 뿜어져 나오는 경기력은 경이로울 지경이다. 딱지왕이라 불리는 유재석은 또 어떤가? 뜬금포 능력자 강개리도 우승후보였고, 에이스 송지효도 여자라고 해서 얕볼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의외의 제 1회 대회의 우승은 지석진&전북대가 차지하고 말았다! 한 마디로 이변 그 자체였다! 전북대학생과 지석진은 강력한 우승후보인 강원대&김종국 팀을 맞이해서 역전승을 이뤄냈다.
물론 김종국에게 ‘윤은혜’ 공격이 먹혀들어갔던 탓도 있지만, 김종국이 누구인가? 일찍이 유재석을 이기고 딱지왕 타이틀을 거머쥔 인물이 아니던가? 그런 그를 물리친 것은 그 자체로 엄청난 일이었다.-게다가 강원대&김종국 팀은 부전승으로 4강까지 오른 유리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전북대생과 지석진은 김종국도 부족해서 결승전에서 충북대&유재석 팀까지 이기면서 대역전극의 주인공이 되었다! 어제 <런닝맨>은 딱지치기를 가지고 정말 국제대회를 방불케 하는 긴장감과 짜릿한 역전승부의 묘미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보통 사람도 영웅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준 부분이었다! 우린 딱지치기에 대해서 ‘동네에서 어린이나 치는 걸’로 간주하고 있다.
실제로 런닝맨 멤버들이 각 학교에 가서 선수를 구할 때 딱지치기를 잘 하는 이를 만나지 못해서 고생하는 장면도 보였다. 축구나 농구였다면? 어쩌면 찾기 편했을 지도 모른다. 왜? 많이들 하니까.
그러나 딱지치기는 아무래도 오늘날 많이 하는 놀이(?)라고 보긴 어렵지 않은가? 그런 놀이를 비록 예능이지만 <런닝맨>에서 대회까지 치루면서 ‘놀이문화’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만든 것은 분명 뜻깊은 일이라고 여겨진다.
게다가 어제 ‘딱지치기’는 의외의 상황이 여러번 연출되었다. 강력한 우승후보인 유재석이 초반에 두 번이나 지는 상황 등이 그러했다. 그런 유재석을 구원한 것은 같은 팀의 충북대학생들 이었다.
딱지치기는 오늘날 우리들은 우습게(?) 보기 쉬운 놀이다. 그러나 직접 어제 경기장에서 뛴 선수들과 응원단들에게 한판 한판이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 넘치는 경기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런 딱지치기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은 그 순간 ‘영웅’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어제 지석진은 ‘딱지대회’에서 우승함으로써 4년만에 처음으로 큰 대회에서 우승했다. 게다가 함께한 전북대생들에게 장학금이 수여되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뜻 깊을 수 밖에 없었다.
함께한 전북대생들조차 그들이 딱지치기로 장학금을 받게 될 거라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번 ‘딱지치기 대회’가 워낙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머지 않은 시일내에 다시 대회가 열릴 거라 여겨진다. 그래서 앞으론 딱지치기를 대학생들과 초중고생들이 열심히(?)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예전에 어떤 영화에서 농구에 대해 ‘그거 그냥 바구니에 공넣는 거잖아요?’라고 폄화하는 발언을 하는 장면이 기억난다. 당시 등장인물이 그 말을 한 건 농구에 대해 너무나 높이 평가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반발해서 비판을 하기 위해서였다.
현재 아무리 높은 평가를 받고 인기있는 스포츠라고 해도 그 본질을 따지고 들어가보면 ‘별 것 아닐 수’도 있다. 결국 어떤 스포츠가 인기를 끌고 사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순전히 구성원들이 어떤 평가를 하느냐?에 달려있다.
어제 <런닝맨>에서 딱지치기는 누구도 우습게 볼 수 없는 놀이이자 스포츠였다. 게다가 평범한 대학생들이 활약하는 장면에서 ‘누구나 영웅이 될 수 있다’라는 메시지까지 이르게 되었다.
우린 흔히 영웅이란 남다른 능력을 지니고 있고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는 어떤 초인적인 모습을 흔히 바란다. 그러나 실제로 영웅이란 보통 사람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활약을 펼칠 때 되는 게 아닐까? 우리가 각자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영웅이 될 때, 모두가 영웅이 되는 세상이 올 때 우린 모두 행복해지는 게 아닐까?
어제 <런닝맨>은 딱지치기를 통해서 놀이와 스포츠 그리고 영웅에까지 다양한 생각을 하게끔 만든 훌륭한 방송분이었다고 판단된다. 다음번 딱지 대회가 기대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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