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즈 미켈슨. 영화를 사랑하는 이라면 이 배우의 이름을 모를 수가 있을까? <300 : 제국의 부활>과 <씬 시티: 다크히어로의 부활>에서 워낙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에바 그린까지. 예고편을 통해서 우리가 처음 느끼는 <웨스턴 리벤지>의 모습은 전형적인 서부극이다.
그러나 막상 관객이 극장에 앉아서 영화를 감상하게 되면 무척이나 낯선 느낌을 받게 된다. 뭐랄까? 이태리식 화덕피자인줄 알았더니 남미식 전통피자를 먹는 느낌이랄까? 일부러 영화에 대해서 정보를 피하고 온 필자는 무척이나 난감했다.
이 영화의 낯설음은 우선 관객의 감정이입을 최대한 막고 있다는 사실이다. 7년 만에 만난 아내와 아들을 어이없이 잃어버리는 존의 상황이 별 다른 음악이나 효과음 없이 별 다른 대사 없이 오직 그의 분노에 찬 총격으로만 표현된다.
<웨스턴 리벤지> 그런 식이다. 심지어 존을 도와주는 폴이 사실은 동생이라는 사실이 (대사를 통해) 뒤늦게 등장할 정도로. 영화는 관객에게 별로 정보를 주지 않는다. 마을을 지배하는 절대악당 델라루가 원래는 선한 인물이었으나 인디언 대학살을 거치면서 악당이 되었다는 단서를 주지만, ‘왜?’ 그렇게 되었는지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과거 독일군에 맞서 싸운 군인이었던 존이 왜 굳이 미국까지 이민을 왔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웨스턴 리벤지>는 이런 식으로 많은 이야기가 생략되어 있다. 따라서 관객의 입장에선 매우 불친절한 영화다.
게다가 온갖 은유와 상징으로 점철되어 있다. 자신의 동생이 죽은 사실을 알고 분노한 델라루가 시장에게 ‘ 두 사람’을 고르라고 하는 장면. 절대악당 인줄 알았던 델라루의 뒤에는 사실 그를 조정해서 땅을 싼 값에 사려는 오일 회사가 있다는 사실.
<웨스턴 리벤지>는 뭔가 ‘더 숨겨진 이야기가 있을 것 같은데’라는 궁금증을 유발하지만, 별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고 넘어간다. 심지어 가장 중요한 등장인물인 마델린 역의 에바 그린은 인디언의 의해 혀가 잘려서 벙어리가 된 인물. 따라서 그녀는 눈빛과 표정 만으로 연기를 해서 우리가 그녀에 대해 아는 덴 한계가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웨스턴 리벤지>는 ‘복수’라는 서부극의 중요요소를 그대로 가져왔다. 그러나 복수하는 과정은 그다지 통쾌하지 않다. 통쾌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찜찜한 수준이다. 동생의 죽음으로 분노한 델라루에게 동생을 잃고 복수하는 존의 모습은 행동을 하면 할수록 뭔가 빠져 나올 수 없는 수렁에 빠지는 기분이다.
이야기를 돌려서, 우리가 아는 서부극은 마을의 평화를 위협하는 악당이 있고, 지나가는 총잡이가 악당과 싸워서 승리하고 마을의 평화를 안겨주는 순서다. <웨스턴 리벤지>는 그 이야기 구조를 그대로 차용했지만, 그 과정은 삭막하기 그지 없다.
마치 서부극의 무대가 되는 황량한 서부처럼 황량하기 그지 없다. 복수의 순간은 순식간에 날아가는 총알처럼 금방 끝을 맺는다. 90분에 이르는 런닝타임은 그런 의미에서 더욱 난감하게 다가온다.
일반적인 영화에서 약 90분이란 상영시간은 너무나 짧게 느껴져야 ‘정상’이다. 그러나 <웨스턴 리벤지>에선 일반 관객에겐 ‘지루함’으로 다가오기 쉽다. 관객의 감정이입은 최대한 봉쇄되어 있고, 이야기 진행도 인물간의 대화도 뭔가 속시원한 구석이 없다.
그러나 색다른 서부극을 원한다면 <웨스턴 리벤지>은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아울러 매즈 미켈슨과 에바 그린의 연기는 정말이지 훌륭하기 그지 없다. 그들의 클로즈업신을 보는 것만으로도 표값의 가치는 충분하다.
간단평: 생략된 이야기들과 은유와 상징으로 점철된 화면들은 관객에게 ‘생각할 거리’와 ‘풍성한 이야깃 거리’를 제공한다. 그러나 명작의 반열에 오르기엔 2% 부족. 이 작품을 보면서 창조적 자극을 받거나, 영혼을 울리는 감동을 받는 이가 얼마나 될까?
별점: 3.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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