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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말하다/TV비평

우리안의 괴물! ‘풍문으로 들었소’

 

 

어제 풍문으로 들었소에선 상당히 의미있는 장면이 하나 나왔다. 바로 민주영의 입을 통해 나온 이야기였다. 한송 비서실 소속인 그녀는 매우 눈치가 빠르고 능력 있는 인물이다. 그녀는 처음엔 한정호 대표의 충직한 비서로 나왔다.

 

 

그러나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그녀에겐 목표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녀의 친오빠는 예전에 노조활동을 했는데, 하필이면 한정호 대표가 그 회사의 법정대리인을 맡으면서 공작을 펼쳤고, 그 결과 오빠는 폐인이 되어버렸다-노조는 해산되고 지도부는 철저하게 괴멸되었기 때문에-.

 

 

민주영은 서철식과 만나서 한인상에게 그동안 벌어진 일들을 이야기했고, 그 일이 서봄의 귀까지 들어가서 그들이 한정호와 맞서길 기대하고 있었다. 자신과 의논없이 일을 벌인 것에 대해 서철식은 화를 낸다.

 

 

아무런 죄 없는 두 어린 부부가 한정호와 맞서길 바라는 것은 그의 말처럼 잔인한 일이 아닌가 싶었다. 그러나 동시에 민주영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민주영은 그동안 자신의 마음은 꽁꽁 숨기고 있었지만, 어젠 한정호 대표를 향해 이상하다’ ‘끔찍하게 싫다라고 털어놨다.

 

 

그녀의 지적처럼 한정호는 처음엔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는 봄이가 한인상의 아기를 임신해서 왔을 때, 어떻게든 두 사람을 떼어놓으려고 한 인물이다. 그런데 막상 지내보니 서봄이 몹시 똑똑하고 반듯해서 지금은 너무나 이뻐한다.

 

 

손자인 진영이에겐 또 어떻게 했는가? 처음엔 보지도 않다가 친자검사를 해서 맞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지금은 너무나 예뻐서 어쩔 줄 모른다. 한정호는 자신과 가족밖엔 모르는 인물이다.

 

 

게다가 서봄이를 온전한 자신의 가족으로 만들기 위해 서봄네 식구들에게 공작을 하는 인물이다. 처음엔 거액을 제시했다가 퇴짜를 맞자, 지금은 집수리와 창업지원 등의 방법을 통해서 은혜를 내리고 그들을 옴짝달짝 못하도록 하고자 한다.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한정호는 미워하기 어려운 인물이다. 그는 아직 유아기적인 면이 있어서 작은 일에 즐거워하고 화내고, 동시에 귀여운(?) 면까지 보여준다. 게다가 자식과 서봄을 나름 챙기는 모습은 분명히 가장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민주영이 지적한대로 그는 자신과 가족만 챙긴 나머지, 다른 사람들에겐 안하무인이다. 아니 그 이상이다. 그는 가진 자들의 편에 서서 세상을 자신의 마음대로 좌지우지 하는 인물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세상의 재화는 한정되어 있다. 재벌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그런 재화를 모조리 독점하려는 데 있다. 소수에게만 부와 권력이 독점되면, 당연히 99%의 사람들은 헐벗고 어렵게 살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런 계층간의 차이는 사회를 점점 더 어렵고 혼란스럽게 만들어 갈 뿐이다. 자신의 욕망을 적당히 줄이고, 보다 많은 이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할 때 세상은 살만해지고, 그 결과 세상은 아름다워 질 수 있다.

 

 

한정호의 모습을 보면서 무서운 점은, TV를 보는 우리(아마도 많은 이들이)부럽다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돈걱정이 살아가고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르면서 멋지게(?) 살아가는 그 모습이 말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다수의 행복을 부정하고, 재벌을 비롯한 의뢰인들의 탈세를 비롯한 비리를 돕고 1%가 더 잘사는 세상을 만드는 데 앞장서는 인물이다. 과연 그런 인물이 사회의 기득권이자 공인인 세상이 올바른 세상일까? 민주영의 말처럼 이상한 사회이자, 징그러운 세상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