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난 왜 하노라를 응원하는가? ‘두번째 스무살’

朱雀 2015. 10. 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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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갈수록 흥미진진해지는 ‘두번째 스무살’을 보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난 왜 하노라를 응원하고 있을까? 현재 그녀의 남편인 김우철은 그녀가 고등학교때 친구였던 차현석과 불륜관계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뭐눈엔 뭐만 보인다고. 자신의 불륜은 꺼리길 것 없이 부인만 의심하고 집착하는 그의 모습은 정말 꼴불견 그 자체다! 사회적으론 성공한 교수인데다, 그것도 부족해서 우천대 교수인 김이진과 미래를 꿈꾸는 그의 모습은 천박하기 그지없다. 게다가 김이진의 배경(아버지가 재단이사장이자 국회의원)에 더욱 마음을 두는 그의 모습은 시청자라면 누구나 정나미가 뚝뚝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하노라는 19살에 임신을 한 이후, 그녀의 인생은 ‘자신’은 없었다. 오로지 남편 뒷바라지와 아이 키우는 데 온 정성과 시간을 다했다. 어떤 면에선 그녀의 그런 모습은 답답하기 그지 없다. 그녀의 헌신적인 희생과 노력은 남편과 아들이 알아줘야지만 의미있는 것인데, 그동안 둘다 모두 그런 그녀를 답답하게만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는 최소한 남편의 불륜을 알아차리기 전까진 남편과 아들 모두를 진심으로 사랑했다. 그런 그녀의 노력은 이제 아들이 최소한 엄마를 더이상 무시하지 않고, 온전히 엄마이자 한명의 인격체로 볼 수 있게끔 만들었다.



하노라의 가장 큰 매력은 계산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녀는 현재 김우철의 불륜사실을 알고 있다. 그녀가 조금만 마음을 독하게 먹는다면? 김우철에게서 꽤 많은 재산을 받아낼 수 있다. 대학생이 된 탓에 그녀는 현재 두개의 알바를 뛰고 있다.



집안일만 해온 그녀에게 대학공부와 알바는 모두 만만치 않은 일일 것이다. 조금만 방법을 바꾸면 편하게 살 수 있는 길이 있지만, 그녀는 당당하게 그것을 거부한다. 그리고 알바한 돈으로 아들에게 용돈을 주고, 이불을 바꿔주고, 그동안 자신에게 잘해준 차현석에게 무언가를 해주려고만 한다.



그 어떤 고난과 시련을 이겨내고 꾿꾿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하노라의 모습은 정말이지 멋지기 그지없다. 이런 여주인공을 누군들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자신의 등록금과 용돈을 벌기 어려운 상황에서 주변 사람을 먼저 챙기는 그녀의 모습은 정말 훈훈하다. 그뿐인가? 그녀는 친하게 된 박승현이 도둑이 들어서 혼자 밤을 지내기 무서워하자, 함께 찜질방으로 가는 의리를 보여준다. 그 전에 그녀가 박승현을 위해 강남 사모님(?)으로 변장해서 못받은 알바비를 받아내는 장면은 얼마나 통쾌했는가?




우리가 드라마를 보면서 쾌감을 느끼는 것은 등장인물들에 나를 대입하기 때문이다. 또한 주인공이 성장하면 우린 더욱 정신이 쓰여 볼 수 밖에 없다. 초반의 하노라는 너무나 착하기만 했고, 남편과 자식밖에 몰랐다. 그러나 비록 오진이지만 6개월 시한부 인생이란 사실과 대학진학에 성공하면서 점차 ‘나’를 찾기 시작했다.



그녀의 말처럼 비록 이제 그녀가 무용수가 되는 삶은 살 순 없겠지만, 이제 그녀는 당당한 한명의 사람으로써 자신의 삶을 누리게 될 것이다. 어떤 계산도 하지 않고 순전히 마음이 이끄는대로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는 그녀의 모습은 누구라도 반할 만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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