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이야기

왜 우린 불가능에 도전하는가? ‘하늘을 걷는 남자’

朱雀 2015. 10. 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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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걷는 남자’는 실화를 영화로 만들었기 때문에 결말이 보이는 작품이다. 아니, 딱히 알지 않아도 ‘성공’한다는 사실을 알 수 밖에 없다. 어린 시절 우연히 본 서커스 줄타기 묘기를 보고, 한눈에 반해 평생을 이길에 매진하기로 마음 먹은 필립(조셉 고든 레빗)은 치통 때문에 치과에 왔다가 우연히 세계무역센타 건물을 보게 된다.



그리고 필립은 자신도 모르게 거기에 줄을 연결하고 그 위를 걸을 상상을 하게 된다! 자! 관객은 이제 그가 그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에 성공할 것임을 알게 된다. 그렇다면? 우린 당연히 그 과정이 험난할 것임을 예감하게 되고, 그 어려움을 주인공이 어떻게 하나하나 이겨내고 나갈지를 기대하게 된다.



‘하늘을 걷는 남자’은 영화 내내 필립의 수다스러운 독백에 따라 진행된다. 실제 인물은 어떨지 모르나, 영화속 필립은 자의식 과잉에 매우 오만한 사람이다. 그러나 영화속에서 말한 것처럼 이는 이해할 수 밖에 없다. 그는 줄 하나에 목숨을 걸고 묘기를 펼쳐야만 한다.








안전장치 하나 없이 오로지 줄에 자신의 생명을 걸어야 하는 그는 스스로를 믿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따라서 그가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지 못하고 오만하며 자신의 의지대로 이끌려는 하는 부분은 이해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여기서 관객의 호불호는 이미 갈릴 수 밖에 없다. 한국 사람들은 실력만큼 인격도 성숙하길 바란다. 그러나 그렇게 일치하는 인간은 찾기 어렵다. 보통 어린 시절에 큰 성공을 거둔 인물은 그만큼 자만해지기 쉽다. 머리론 이해하지만 심정적으론 이해하지 못한다.



모순이다. 그러나 원래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며 모순적이다. 아마 관객들 가운데는 오만불손하고 수다스러운 그를 탐탁치 않게 보는 이들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게다가 필립이 세계 무역 센터를 건너고자 하는 방법은 엄연히 ‘불법’이다.





그는 뉴욕시나 세계무역센터 건물관리(?) 주체와 전혀 상의하지 않고 게릴라처럼 마치 특수부대가 작전을 펼치듯이 비밀스럽게 옥상에 몰래 올라가서 줄을 설치하고 그 위를 건너고자 한다. 그러면서 필립은 자신이 하는 일이 ‘쿠테타’이며, 예술이라고 포장한다.


영화속에서 보이는 필립의 진짜 속마음은 그저 세계에서 아무도 시도하지 못한 최고의 묘기를 하고 싶은 것뿐이다. 그가 쿠테타니 예술이니 하는 것들은 어디까지나 포장이며, 그의 프랑스 동료들을 설득하기 위한 방법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영화에서 필립은 참으로 애매한 인간이라 할 수 있다. 그는 분명히 몽상가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몽상가들이 꿈만 꾸고 실천을 옮기지 못한 것에 비해, 그는 과감히 도전했고 성공한 것이 다르다! ‘하늘을 걷는 남자’에선 많은 이들이 필립의 도전을 미친 짓이라고, 자살행위라고 포기를 종용한다.



그러나 필립은 흔들리는 과정 속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영화속에서 수십번의 위기가 있지만 그는 결행에 옮기고 마침내 자유로워진다. ‘하늘을 걷는 남자’에서 난감한 부분은 가장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세계무역센터 건물에서 줄타기 장면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줄타는 과정에서 고비가 있을 거라 여겼다. 클리셰지만 로프가 헐거워지거나, 갑작스러운 돌풍 때문에 줄이 엄청나게 흔들리면서 아슬아슬함을 관객에게 전달할 줄 알았다. 그런데 왠걸? 막상 주인공은 단박에 성공한다. 너무 쉽게 성공해서 ‘이게 끝이야?’라고 생각할 때쯤 다시 필립은 건너편으로 한번 더 건너가고, 그것도 부족해서 뉴욕경찰이 그를 잡으려 하자 몇번이고 아슬아슬한 곡예를 계속한다.



‘하늘을 걷는 남자’은 하이라이트인 줄타기신에서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관객에게 ‘아찔함’을 선보인다. 바로 스케일이다! 필립이 412미터 높이의 두 건물 사이의 40미터가 넘는 줄을 넘는 광경을 3D로 재현하고, 그가 아래를 보는 순간의 아찔함을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한다.



아이맥스로 ‘하늘을 걷는 남자’을 보면 그 아찔함은 몇배가 되어 돌아온다. 함께 본 이들이 속이 울렁거릴 정도로 그 효과는 아찔하기 그지 없다. ‘하늘을 걷는 남자’에 등장하는 인물은 많지 않다. 아울러 악당도 없다. 모두들 나름대로 선의를 가지고 필립을 도우며, 그를 마지막에 막는 뉴욕경찰들 역시 제 할일을 할 뿐이다.







‘하늘을 걷는 남자’은 불가능에 관한 영화다! 에베레스트에 목숨을 걸고 올라가고, 세계무역센터 건물에 줄을 놓고 건너는 것은 위험하고 보통 사람의 머리론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그러나 누군가에겐 간절한 도전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불가능에 도전해서 마침내 성공하는 이야기는 우리를 언제나 흥분시킨다. ‘하늘을 걷는 남자’가 다루는 이야기는 분명히 진부한 면이 있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에 남다르게 다가올 수 밖에 없다. 거기에 훌륭한 배우들의 연기와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적절한 연출과 무엇보다 3D와 아이맥스를 적절하게 사용한 영상은 보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극장에서 본다면 되도록 큰 화면에서 볼 것을 권하고 싶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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