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이야기

‘내부자들’은 과연 흥행할 수 있을까?

朱雀 2015. 11. 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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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내부자들’에 대한 기대가 크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단순히 흥행을 위해 만든 그 이상이기 때문이다! 스토리라인만 놓고 봤을때 ‘내부자들’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아니 오히려 진부하다고까지 할 수 있다. 판을 짜는 논설주간 이강희, 정치까패 안상구, 족보없는 검사 우장훈. 이 세 배역만 들어봐도 영화가 어떤 스토리로 전개될지 능히 짐작되지 않는가?



기본적으로 ‘내부자들’은 범죄드라마의 형태를 띄고 있다. 정치깡패 안상구는 우연히 비자금을 알게 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입지를 좀더 다지려고 했다가 엄청난 일을 당하게 된다. 그런데 놀랍게도 안상구는 그 일을 당하고도 복수를 꿈꾼다.






그 과정에서 늘 승진을 눈앞에서 번번히 놓치는 우장훈 검사와 연합을 하게 되고, 그들은 각자 복수와 출세를 위해 뛰게 된다. 그러나 그들이 맞아 싸워야할 적은 무려 대통령 후보와 재벌 그리고 설계자인 이강희다. 누가봐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그 자체다!



‘내부자들’에서 정의로운 인물을 찾기란 어렵다. 오히려 차악을 따지는 게 더 나을 지경이다. 여기서 작품의 첫번째 특징이 쉽게 보인다. 만약 흥행만을 위한 작품이었다면? 우장훈 검사에게 정의로운 검사의 이미지를 투영해서 관객들이 고스란히 몰입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그러나 ‘내부자들’은 그런 쉬운 길을 가지 않는다. 왜? 그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누구나 욕망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투쟁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흔히 처음의 신념을 잃고 좌절하고 길을 잃기 마련이다. 이상은 높지만 현실은 시궁창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내부자들’은 그런 시궁창 같은 현실을 투영하기 위해 애쓰는 작품이다. 영화는 보면 볼수록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관객의 기분을 극도로 다운시킨다. 논설주간인 이강희는 재벌의 면전에서 국민들을 ‘개와 돼지’에 비교한다. 그만큼 하찮게 여기는 것이다. -여기에서 두번째 특징이 보인다-



그러나 이강희의 대사는 왠지 허구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인 것만 같다. 만약 상위 1%가 99%를 조금이라도 의식했다면?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가능했을까? ‘내부자들’은 윤태호 작가가 현실 정치의 참고서를 하기 위해 만든 작품이었지만, 연재 중간에 스스로의 한계를 느껴서 연재중단한 작품이라고 한다.



그만큼 ‘내부자들’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현실정치를 최대한 그려내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그런 모습들은 영화 여기저기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권력가와 기업가가 서로 어떻게 연합하고, 그들을 위해 논설주간이 여론을 좌지우지 하는 모습을 통해서, 우린 정제계를 넘어서 언론이 어떻게 어지럽게 합종연횡을 하는지 130분 동안 친절하게 교육을 받게 된다.



배우들의 연기대결은 워낙 불꽃이 튀어서 보는 내내 긴장감을 자아낸다. '내부자들'은 대한민국의 현실을 최대한 가깝게 그려내고자 애쓰면서도 영화적 재미도 놓치지 않는 빼어난 작품이다!



‘내부자들’은 이병헌, 조승우, 백윤식. 이 세 사람이 주연을 맡은 것만으로도 볼 가치를 충분히 발휘한다. 이병헌은 자신의 조직원을 살뜰히 챙기면서 온갖 더러운 일을 마다하지 않지만, 끝내 버림을 받자 복수를 꿈꾸는 안상구의 캐릭터를 너무나도 디테일하게 살려낸다.-무엇보다 큰 이 작품의 세번째 특징이다-



그야말로 명불허전이다. 피도 눈물도 없이 판을 짜는 논설주간 이강희 역의 백윤식은 독사같은 혀와 필설로 보는 내내 관객의 분노를 폭발시키는 암유발자로서 역활을 톡톡히 해내며, 특히 백윤식과 이병헌이 마침내 복수를 위해 서로 맞부딪치는 장면의 에너지는 너무나 강렬해서 관객의 숨을 잊고 보게 만드는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다.



조승우 역시 설명이 필요없는 탁월한 연기를 통해서 자신의 이름값을 톡톡히 해낸다. 단점이라면? 오히려 세 사람의 에너지가 너무나 넘쳐서 관객이 지칠 정도랄까? 범죄드라마는 자칫 느와르로 가거나 아님 적당히 재미를 위해 빠르게 진행하기 쉽다. 왜? 그게 흥행이 훨씬 잘되기 때문이다.



쉽지 않은 길을 걸어갔고 작품성과 상업성을 모두 갖춘 '내부자들'이 과연 극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궁금한 것은 비단 필자만은 아닐거라 여겨진다.



‘내부자들’처럼 현실정치를 최대한 그려내려고 뚝심있게 그리는 작품은 관객의 외면을 받기 쉽다. 그러나 모두가 외면하는 쉽지 않은 그 길을 가려는 감독의 고집과 제작사의 뚝심에 박수와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 ‘내부자들’은 비록 미완성 웹툰을 원작으로 했음에도 원작의 정신을 계승했고, 훌륭한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이제 평가의 몫은 관객에게 넘어왔다. 과연 2015년 대한민국의 선택은 어떻게 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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