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불쾌한 ‘카라 베이커리’의 몰카

朱雀 2009. 12. 17.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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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규리가 몰래카메라 때문에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사연인 즉 이렇다! 3화에서 카라는 베이커리를 내기위해 알바생 공고를 했고, (당연히) 구름 같이 남성 알바들이 몰려왔다. 개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남자가 있었으니, 바로 ‘민서’였다. 모델 출신인 그는 출중한 외모 때문에 규리의 관심을 샀고, 뽑힌 알바생들과 쌍쌍이 나간 시장조사에서 두 사람은 거의 연인관계처럼 비칠 정도였다.

(그들은 시장조사를 나가서는 홍대의 멋진 까페에 들어가 둘만의 오붓하고 즐거운 식사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니콜이 몇주 만에 처음으로 <카라 베이커리>의 녹화에 합류하게 되었다. 이에 제작진은 규리와 민서와 짜고, 민서가 니콜에게 들이대면 규리가 질투하는 식의 몰카를 찍기로 했다.


각본에 따라 민서는 규리에게 자리를 바꿔달라고 해서는, 니콜 옆에 앉아 그녀에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규리는 이에 경계하는 듯한 행동을 취해, 두 사람 사이에 낀 니콜은 ‘이게 뭔가?’싶어했다. 규리는 좀더 적극적으로 하기 위해, 민서에게 ‘먹을 것을 사라 나가자’라고 제안했다. 이때다 싶었던 니콜은 ‘둘이 사러가야지’라고 했지만, 오히려 민서는 규리는 제쳐두고 니콜과 함께 가는 걸로 상황을 바꿔 결국 둘이 사러 나가고 말았다.

규리가 민서를 좋아하는 것을 잘 아는 니콜은 계속되는 민서의 대시에 처참하고 반응했고(민서가 옷을 덮어주자 마다했고, 계속 마음을 떠보는 멘트를 날렸지만 그때마다 단칼에 잘라버렸다), 보다못한 제작진은 결국 ‘니콜의 몰카’를 ‘규리의 몰카’로 바꾸고 말았다.


떡볶이를 사온 니콜은 일부러 민서와 급친해진 척을 하며 음식을 먹여주고, 다정하게 보이도록 연기했다. 결국 견디다 못한 규리는 민서에게 ‘더 이상 못하겠다’고 했고, 몰카임을 밝혔다. 그러나 마지막에 자신이 속인 것임을 안, 규리는 눈물을 흘리며 난처해했다. 니콜에게 미안했고, 뭔가 자신의 예상과 달리 돌아가는 상황에 몹시 당황했던 탓이리라.

그러나 그건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애초에 필자를 포함해 시청자들이 <카라 베이커리>에 흥미를 갖게 된 것은 인기절정의 다섯 아이돌들이 ‘빵집 차리기’라는 미션을 어떻게 수행해나갈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구하라의 속마음이 정말 당시 방송을 보던 필자의 마음과 같았다.

1화와 2화에선 카라가 대출을 받고 ‘크라운 베이커리’를 무작정 찾아가 조언을 구하면서 나름 ‘리얼 버라이어티’같은 느낌을 팍팍 풍겼다. 그러나 3화부터 <카라 베이커리>는 자신들의 속셈을 너무나 뻔하게 드러내고 말았다.

3화의 주된 내용은 알바생 면접을 보는 것이었다. 몰려든 알바생에는 당연하게도 끼와 재능이 넘치는 이들이 많았다. 모델과 탤런트 지망생을 비롯한 외모가 출중한 인물들이 많았다. 물론 최종 4명에는 모델급은 민서만 빼고 적당히 각기 개성과 지성을 멤버들이 뽑혔다. - 알바생을 뽑는 과정에서 개인기등을 보여달라고 하는 장면은 쉽사리 방송분량을 뽑아내려는 제작진의 꼼수로 보였다 -

그러나 3화 마지막에 규리와 민서의 커플 예감장면을 집어넣고, 4화에선 몰카를 이용해 ‘삼각관계’를 연출했다는 점에서 원래 취지와 다소 어긋난 듯 싶다. 그보다는 오븐을 사러가는 과정에서 (한겨울에) 트럭짐칸에 앉아 공장으로 가면서, <카라 베이커리>를 광고하는 한승연의 모습이 방송의 취지와 오히려 잘 맞는 다고 여겨진다.


<카라 베이커리>의 목적은 철저하게 시청율과 화제성일 것이다! 일단 ‘카라’의 다섯 멤버에게 모이는 대중의 관심은 상당한 편이라는 걸 인정한다. 그러나 마치 우리나라 드라마들이 다 그렇듯 결국 빵집에서도 ‘연애’이야기가 주를 이룬다면, 다른 것들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

<카라 베이커리>가 기존 예능 프로에선 했던 즉석 커플 연출과 자극적인 화면연출에 치중한다면 필패할 것이라 본다. 그보다는 제목 그대로 빵집을 만들기 위해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최대한 리얼하게 그려내는 것이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다음 메인에 소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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