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방송된 <청춘불패>는 ‘오픈 하우스’ 형식으로 출연진들이 각자 친한 이들을 ‘아이돌촌’에 초대했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슈퍼주니어의 희철과 소녀시대의 효연, 카라의 니콜, 탤런트 이계인과 연정훈 그리고 그룹 비스트등을 <청춘불패>를 통해 만나볼 수 있었다.
그러나 희철이 말한 것처럼 ‘왜 불렀는지’ 이해를 하기 어려웠다. 두부 만드는 현장에서 드러났지만 한쪽은 두부 만드느라 정신이 없었고, 니콜은 어쩔 줄 몰라 혼자 서 있고 효연 역시 어찌할바를 몰라 난감해했다.
그룹 비스트는 ‘미스테리’에 맞춰 춤 한번 추고 편집이 된 건지 말한마디 하는 장면이 없었다. 초대된 손님들에게 뭔가 말을 건네기 위해 김신영이 고군분투했지만 그녀의 역량으론 연정훈 조차 부각시키기 어려웠다.
<청춘불패> 제작진은 그런 모습이 ‘청춘불패만의 매력’이라고 포장했지만, 보는 내내 메인 엠씨가 없는 <청춘불패>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 같아 아쉬웠다. 희철은 드라마 촬영으로 바쁜 틈을 쪼개서 나온 것이고, 연정훈 역시 <제중원>으로 바쁜데 전우 김태우를 위해 온 것이었다.
물론 그들은 각자 자신의 앨범과 드라마 등을 홍보하기 위해 온 것이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초대받은 손님’이다. 그런 이들을 불러놓고 방송에서 몇 마디 하지 못하고 가는 모습이 그저 안타까웠다. 뭔가 어수선하고 내내 진행이 답답해보였다.
이는 얼마 전 <놀러와>에서 ‘무한걸스 시즌 2’ 여섯 멤버들이 나와 어수선한 가운데서도 잘 정리해서 진행하는 유재석의 스타일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었다. 많은 네티즌들이 지적하는 부분이지만, 유재석의 진행력은 게스트가 많을수록 더 빛이 나는 것 같다.
유재석은 누구 하나 주목받지 않는 멤버가 없도록 한명 한명 살뜰하게 말을 건네고, 중간중간에 적절한 멘트를 쳐준다. 또한 아무리 재미가 없거나 멘트가 형편없어도 이를 잘 포장해서 말한 이의 체면을 세워준다. 물론 적절한 리액션과 중간중간 맛깔나는 유머 역시 그의 장기다.
<청춘불패>는 메인 엠씨가 부재하긴 했지만, 각자 나름대로 캐릭터를 잘 잡고 이제 호흡이 어느 정도 맞아서 그런 ‘부재’를 별로 느끼지 않을 수준까지 왔다. 그러나 기존의 멤버들 외에 여러 게스트들이 오니 금방 어수선해지고 모두들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상황을 정리하고 이끌어줄 이가 없다는 사실은 <청춘불패>의 최대의 약점이 아닐까 싶다.
-아마 비도 오고, 이제 멤버들끼리만 방송하는 것에 한계를 느껴 게스트들을 초청한 것 같은데, 어제 같은 수준이라면 차라리 기존 방식대로 방송하느니만 못하다고 여겨진다. 제작진의 반성과 고찰이 필요한 대목이라 여겨진다-
물론 유재석이 ‘진행의 정석’은 아니며, 모든 예능 프로를 유재석이 도맡아서 진행하는 것 역시 바람직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어제 <청춘불패>는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메인 엠씨의 부재가 어떤 의미인지 잘 보여준 방송이라 여겨진다.
보아하니 <청춘불패>는 다음주에 노유민과 신동이 초대손님으로 오던데 그때도 이런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여하튼 어제 <청춘불패>는 보는 내내 유재석의 깔끔하고 원활한 진행이 절실하게 필요해 보이는 방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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