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나는 '선덕여왕'의 연장에 찬성한다!

朱雀 2009. 7. 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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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적 완성도를 놓고 본다면 <선덕여왕>의 연장은 나도 반대한다. 그러나 다른 이유 때문에 연장을 찬성한다. 바로 정치적인 이유다!

잘 알겠지만 작년 촛불사태를 촉발시킨 원인으로 현 정권은 <PD수첩>의 ‘광우병’ 관련 보도를 지목하고 있다. 따라서 MBC 방송사는 당연히 미움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최근 <PD수첩>이 전격 재판에 회부되면서 얼마 전 한나라당 초선의원 40명은 엄기영 사장의 자진퇴임을 요구했다. 국민의 요구에 귀기울여야할 초선 의원들이 이명박 친위부대로 나선 점은 참으로 통탄스러운 일이다. 여하튼 현 정부는 전방위적으로 MBC를 압박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돈줄을 죄는 것이다. 잘 알겠지만 현재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는 지상파 방송사들마저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게 만들었다. 방송광고비가 많은 수입원을 차지하는 각 방송사로선 금융위기이후 대기업들이 광고를 대폭 줄인 현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각 프로그램에서 유명 연예인을 자사 아나운서 등으로 바꾼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리라.

MBC는 여기에 더해 정부에서 광고를 거의 내지 않고 있다. 얼마 전 한겨레신문에서 낸 자료를 보니 KBS와 SBS에 국정홍보등을 위해 쓴 광고비용이 몇백억 단위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MBC엔 그런 방송을 거의 하지 않거나 별로 하지 않았다.

당연하지만 요즘처럼 한 푼이 아쉬운 시기엔 국정 홍보비는 많은 도움이 된다. 현 정부가 일부러 그랬다고 밖엔 볼 수 없는 상황이다(마치 삼성이 요새 한겨레와 경향에 광고를 주지 않는 것처럼).

이런 상황에서 MBC가 더더욱 의지해야 할 것은 시청율 높은 인기 프로그램들뿐이다(광고를 많이 받을 수 있는!). 그런데 현상황은 어떤가? <내조의 여왕>이 끝난 이후 방영된 <트리플>은 10%에 못미치는 저조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현재 MBC 드라마에서 인기 높은 것은 (내가 알기론) 오직 <선덕여왕>뿐이다.

하여 나는 <선덕여왕>의 연장을 찬성한다. 그래서 MBC의 살림이 조금이라도 넉넉해질 수 있다면 까짓 거 넘어가 주겠다. 내가 몇 십억 몇 백억을 보태줄 수 없는 상황인데, 그 정도쯤 참아줄 수 있다. MBC가 현 정부에 길들이기에 넘어가지 말고 지금처럼만 버텨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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