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200% 부족하고도 식상한 코미디, ‘국가가 부른다’

朱雀 2010. 5. 11.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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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경과 이수경의 출연으로 기대를 모은 <국가가 부른다>가 드디어 공중파를탔다. 일단 1화를 놓고 봤을 때는 ‘식상하다’라는 생각만 든다. 우선 이수경이 맡은 오하나 순경은 사고뭉치 경찰이다. 그녀는 경찰신분을 앞세워 노점상의 물건을 가져가고 심지어 사채업자의 돈까지 가져간다. 이거 어디서 많이 본 설정아닌가? 그렇다 <투캅스> 되시겠다.

물론 오하나 순경이 이렇게 돈에 목을 메는데는 이유가 있다. 그녀는 (함부로 남의 물건사고, 남에게 사기만 당하는) 철없는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입장에서 어떻게든 돈을 모아, 아파트에 들어가야만 한다. 집안의 모든 경제를 살피는 입장에서 그녀는 어떻게든 먹고 살 방법을 마련하기위해 애써야 했다.

오하나 순경은 코믹과 비극의 양단에 선 인물이다. 그녀는 고진혁 요원(김상경)과 맞물려 번번히 그의 중요한 작전에 끼어들어 방해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당연하지만 이런 악연은 두 사람이 나중에 연결되기 위한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적인 공식이다. -또한 그녀는 사고뭉치를 둔 딸로서 엄청난 마음고생을 해야만 한다. 근데 이거 너무 여기저기서 많이 본 설정 아닌가?-



 

이수경의 연기력은 분명 자연스럽고 인정할만 하지만, 너무 예쁘게만 망가지려는 그녀의 모습은 시청자의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지붕킥>에서 황정음이 뜰 수 있었던 이유는, 사정없이 망가지는 미학에 있었다. 이를 한번쯤 생각해봐줬으면 한다.

아쉬운 것은 그런 전형적인 공식을 따라가면서, ‘새로운 설정’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로지 배우에 의지해 웃음을 주려 애쓰는 모습은 너무나 아쉽기만 하다.

오하나 순경은 돈이 없어서 애인 이종수에게 프로포즈를 하기 위해 단골 레스토랑을 찾아가 그동안 쌓은 포인트로 해결한다. 그런데 그녀의 프로포즈를 이종수가 거절하자, 홧김에 술을 진탕마시고, 결국엔 의도치 않게 고진혁 요원의 작전을 방해하게 된다.

그가 소형카메라를 설치하는 것을 ‘몰카’로 오해하고, 결국엔 잡아서 경찰서로 데려가게 된다. 술에 취한 오하나 순경은 자신이 근무하는 지구대 경찰과 고진혁 요원에게 푸념을 하고, 술에서 깬 그녀는 자신이 정보국의 사건을 방해한 사실을 알고는 몹시 난감해하며 선처를 구한다.

 

이수경은 <국가가 부른다>에서 웃기기 위해 애쓴다. 그녀는 돈을 밝힌 나머지 비리까지 저지르는 순경으로 분한다. 게다가 험한 말과 주먹이 먼저 나가는 그녀의 성격은 꽤 자연스럽다. 게다가 첫화부터 토하고 눈에 멍이 드는 그녀의 연기는 어느 정도 웃음을 주는데 성공한다.

허나 거기가 한계다! 너무나 예쁘게 망가지려는 이수경의 연기는 시청자의 ‘공감’을 사진 못한다. <오! 마이 레이디>의 채림도 그랬지만, 이수경 역시 극중 역할이 형편없이 망가지는 역할임에도 항상 얼굴은 화장이 화사하게 잘되어있고, 옷도 멀쩡하게 입고 있다(심지어 토할 때 조차 그녀의 자태는 아름답기 그지없다). 이래선 돈 몇 천원이 없어서 벌벌 떠는 그녀의 상황과 전혀 맞질 않는다.

<국가가 부른다>의 캐스팅은 화려하기 이를 데 없다. 이수경과 김상경을 비롯한 주연뿐만 아니라, 이름은 잘 몰라도 얼굴만 보면 척 알 수 있는 명품 조연들이 줄지어 포진하고 있다. 문제는 그런 조연의 포텐셜을 전혀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위로부터 강신일-이기열-최재환-이달형. 이외에도 이병준-홍순창-이철민 등 영화와 드라마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보여준 조연들이 포진되어 있어 놀랐다. 주연보다 그들의 활약상이 기대될 정도로 화려한 캐스팅이었다!




다른 비슷한 장르에서 본 듯한 장면의 연속들과 이야기 전개는 ‘식상함’마저 느끼게 한다. 물론 이제 첫화만 방영되었기 때문에 좀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볼것이 없어 <동이>만 고수할 수 밖에 없었던 시청자들에게 <국가가 부른다>는 일단 ‘실망’만 안겨주었다.

만약 2화에서 <국가가 부른다>가 1화와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더 이상 시청자들은 주저하지 않고 <동이>로 다시 채널을 돌릴 듯 싶다. <국가가 부른다>의 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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