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원더하지 않았던 ‘승승장구’의 원더걸스편

朱雀 2010. 5. 26.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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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승승장구>엔 최근 국내활동을 다시 시작한 ‘원더걸스’를 위한 특집편이 방송되었다. 원더걸스를 위해 일부러 기존의 스튜디오를 벗어나, 꽃이 만발한 야외에서 진행되었다.

그렇지만 이런 특집이 그렇듯, 무리한 방송 늘리기로 별다른 재미를 주지 못했다. 일단 기억에 남는 것은 4개 국어에 능통한 새 멤버 혜림의 능력이었다. 그녀는 국내 예능에 처음 등장해 깊은 인상을 주었다.

 

영어-북경어-광동어-우리말을 구사하는 그녀의 능력은 놀라웠고, 랩과 춤을 해내는 그녀의 능력은 ‘원더걸스’의 일원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어보였다. 제일 무서웠던 멤버로 예은을 꼽는 그녀는 팀의 막내로서 귀여움을 독차지할 수 밖에 없어 보였다.

원더걸스 개인에게 이상형을 묻고, 그녀들에게 최신 걸그룹들의 춤을 따라추게 하는 모습 등은 어느 정도 재미를 주었지만, 이야기 자체는 새로울 것이 하나도 없었다.

원더걸스는 작년 11월 4일 <무릎팍 도사>에 출연했다. 그땐 박진영까지 가세해 방송분량을 뽑아냈다. 원더걸스는 미국 빌보드 차트 핫100에 당당히 자신들의 이름을 올린 이야기과 거기서 고생한 이야기 등을 늘어놓았다.

 

당시만 해도 그녀들은 한국에서 활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너무나 열심히 방송을 시청했고 아직도 그 기억이 생생하다. 그런 입장에서 본 어제 <승승장구>는 약간의 이야기가 첨가되었을 뿐이다.

 새멤버 혜림의 이야기와 최근 걸그룹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탈퇴한 선미에 대한 그리움 등등. 결론적으로 원더걸스 특집은 <승승장구>의 한계와 원더걸스의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 방송이라 여겨진다.

 

강호동이 진행하는 <무릎팍 도사>역시 작년에 2회로 나누어 방송했다. 중국으로 가야할 그녀들과 불과 몇시간밖에 이야기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 정도 분량을 뽑아낸 것은 매우 대단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 분량들은 상당한 재미를 유발했다.

우선 거기엔 박진영이란 걸출한 인물의 가세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이었다. 사장과 직원의 입장일 수 밖에 없는, 그들은 서로를 약간 불편하게 만들었고, 방송에서 이건 의외의 재미를 만들었다.

또한 그땐 ‘박재범’이란 뜨거운 감자가 박진영과 관련이 있었다. 박진영은 <무릎팍 도사>에 나와 박재범 복귀에 관해 긍정적인 이야기를 했고, 나는 그것을 믿었다가 최근에 전혀 뜻밖의 결과에 맞부딪쳤다.

아마 어제 <승승장구>에 박진영이 출연하지 않은 것은, 앞으로 국내 활동에 원더걸스 멤버들이 스스로 헤쳐나가야 할 부분도 있지만, 현재 밉상이 되어버린 자신의 이미지가 오히려 원더걸스의 활동에 방해가 될까봐 그런 것은 아닌지 추측해본다.

 

아울러 무리한 2회분으로 나누기 방송을 하다보니, 위에서 언급했지만 별로 기억에 남는 이야기들이 없다. 시시콜콜한 이야기와 선미에 대한 그리움을 이야기하다보니 시간이 다 지나버렸다.

정작 원더걸스의 예능감을 보여줄 방송은 다음주에나 볼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승승장구> 입장에선 원더걸스를 불러놓고 어떻게든 시청률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분량을 뽑아내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방송 초창기인데다, 토크쇼 진행자로서 내공이 부족한 김승우를 고려해서 적당한 시점에서 끊어야 했다. 그의 시선은 시청자를 불편하게 할 뿐이다. 김승우의 시선으로 묻는 질문은 ‘세다’. 근데 거기엔 깊이가 없다. <무릎팍 도사>의 경우엔 쎈 질문을 던지지만, 이는 결국 시청자들에게 게스트를 각인시키기 위한 방법중에 하나일 뿐이다.

그러나 토크쇼 진행자로서 아직 부족한 김승우의 센 질문은 그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장치로,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불쾌함만 줄 뿐이다. -쎈 질문은 던져놓고 마무리를 잘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탈퇴한 선미에 대해 눈물로 그리움을 전하는 원더걸스의 모습은 한편으론 이해가 가면서도, ‘다른 일은 없었는지’에 대한 만감이 교차했다. 어제 <승승장구>에서 건질 수 있는 다른 것이 있었다면, 리더 선예의 어린 시절의 비디오 자료를 볼 수 있었다는 정도?

 <승승장구>는 원더걸스를 불러 그녀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부각시키거나, 재미를 위한 방송을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 어제 방송된 원더걸스편은 1시간에 걸쳐 보여준 예고편이란 생각밖에 들지 않을 정도로 내용이 없었다.

 가뜩이나 새롭게 발표한 신곡 <2DT>가 그저 그런 느낌인데, 하필 예능 복귀로 잡힌 <승승장구>는 그녀들의 매력을 별반 살려내지 못한 느낌이다. 이번 선택은 원더걸스에게 별로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지 못할 것 같다. 한마디로 재미도 감동도 없었던 방송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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