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눈물 나는 그녀와의 이별, ‘청춘불패’

朱雀 2010. 6. 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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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다. 정말 너무너무 안타깝다. 어제 <청춘불패>에는 다음주 눈물나는 예고편이 소개되었다. 이미 잘 알려져 있다시피 써니-유리-현아는 <청춘불패>에서 하차했다. 해외활동 때문이었다.

개인이 아니라 팀으로 움직이며, 기획사의 스케쥴에 맞춰 움직일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어쩌면 여태까지 6개월이 넘도록 톱스타 반열에 오른 걸그룹 멤버들이 <청춘불패> G7이 함께 출연해온 것이 기적에 가까운 일인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론 처음에 국내에서 인기를 다투는 걸그룹 멤버들이 모였을 때, ‘시너지는커녕 마이너스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예쁘고 깜찍하고 섹시한 이미지들의 그녀들이 과연 사정없이 망가져서 웃음을 줄 수 있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처음 모인 그녀들은 서로 쭈뼛거렸고,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한두명이 치고 나왔다. 카라의 구하라는 이전부터 보여준 대로 놀라운 예능감과 의지를 보여주었고, 성인돌 나르샤는 녹록치 않은 내공으로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자신만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그러나 역시 한 시대를 풍미하는 아이돌은 아이돌이었다! 그녀들은 각자 생존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초반에는 통편집이 되며 설움을 겪은 효민과 선화는 그것을 오히려 역으로 이용해 자신들만의 캐릭터화 시켰고, 소녀시대의 유리와 써니는 각기 권반장과 주부애를 캐릭터로 내세워 웃음을 주기 시작했다.

포미닛의 현아 역시, 막내로써 다소 되바라진 듯한 이미지와 막내 PD 캐릭터를 내세워 차별화에 성공했다. 그리고 그녀들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이젠 거의 완벽에 가까운 호흡을 보여줬다. -한 마디로 내 예상은 너무나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

 

어제 방송에서 써니는 특유의 ‘주부애’를 내세워 초반에 재미를 주었고, 유리는 권반장으로서 분위기를 주도하고 ‘오!’를 불러 모내기를 하라온 영농후계자 ‘트랙터포머’팀을 가슴 설레게 했다.

현아는 연세대 이승기와 핑크빛 모드를 꾸며 웃음을 주고, 모내기를 하다가 유연한 허리를 자랑하다가 논바닥에 엎어져 웃음을 주기도 했다. 구하라는 이제 이양기를 능숙하게 운전해 실제적으로 모내기를 거의 책임져 ‘못하는 게 뭔지’ 궁금하게 만들었다.

G7과 모내기 1기 팀이 함께 어우러져 모내기를 하는 모습은 아름답고 보기 좋았다. 대학생과 영농 후계자들과 경륜 선수들이 걸그룹 멤버들을 바로 지근거리에서 보며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땀흘려 일하고 함께 새참을 나누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정겹기 그지 없었다. 거기엔 스타와 팬이 아니라, 아름다운 사람들이 함께 할 뿐이었다.

 

이런 물이 오를대로 오른 <청춘불패>를 보는 것이 다음주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쓰를 지경이다. 유치리에 아이돌촌을 만든 이후, 단순히 예능적 재미뿐만 아니라, 함께 농촌의 내일을 걱정하고, 유치리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애쓴 그녀들. 유치리에 살고 있는 어려운 이웃들을 잊지 않고 찾아가 정을 나눈 그녀들.

정말 눈코뜰새 없이 바쁜 스케줄의 와중에서도, <청춘불패>에 출연해 시청자에게 웃음과 재미와 감동까지 듬뿍 얹어서 주던 그녀들의 완벽한 호흡이 다음주면 끝이라니 아쉽기 그지 없다. 그러나 사람의 인연에는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부디 다음주 방송에서 써니-유리-현아와 아름다운 이별이 그려지길 바랄 뿐이다. 화려한 스타가 아니라 때론 망가지고 때론 땀흘리며 ‘인간’으로 다가온 그녀들. 그녀들의 마지막 모습은 분명 아름다울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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