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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영화이야기 196

'1917' 전쟁의 끔찍함을 고발하다!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지난 19일에 개봉한 영화 ‘1917’은 1차대전을 소재로 한다. 1차 대전에선 참호와 철조망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치를 떨 참호를 무려 3선으로 깔았다. 그 사이에 사이에 철조망을 깔고, 적의 돌격이 막힐 때쯤 기관총으로 상대군을 무차별로 살상했다. 당시엔 참호와 철조망을 뚫고 나갈 방법이 없었다. 비행기를 이용한 공중 지원은 상상도 불가능했고, 탱크 역시 아직은 조악해서 전장에서 큰 활약을 하질 못했다. 무기는 발전했지만, 아직 발전된 무기를 제대로 활용한 전술 교리가 없었던 탓에 이전 시대의 방법으로 무식하게 싸웠다. 덕분에 수십 만명이 넘는 젊은이들이 아무런 의미없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해야 했다. 그건 독일, 영국, 프랑스 모두 마찬가지..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 수상은 운이다!

운칠기삼.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듣는 이야기다. 어린 시절엔 ‘지성이면 감천이다’란 말을 좋아했다. 노력하면 안되는 일은 없을 거라 믿었다. 그러나 어른이 되면서 (세상이)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생각보다 ‘운’이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걸 알았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을 때, 프랑스 언론에선 ‘설국열차때 이미 봉준호 감독은 상을 탈 가능성이 높았다’란 식의 보도를 접했다. 생각해보니 일리가 있었다. 영화 ‘설국열차’의 원작은 프랑스 그래픽 노블이다. 자국 문화에 대해 자긍심이 높은 프랑스에서, 봉준호 감독이 만약 ‘설국열차’를 칸영화제에 출품했다면? 황금종려상은 모르겠지만, 분명 본상 중의 하나는 탔을 것이다. 현실은? 안타깝게도 그때 봉준호 감독은 ‘설..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에 대한 몇 가지 고찰

제목은 거창하게 지었지만, 사실은 대단한 이야기는 아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에 이어 지난 9일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 감독, 국제장편영화, 각본상의 4개 부문을 수상하며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당연히 국내 커뮤니티에선 이에 따라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그 중에서 눈에 띄는게 몇 가지 있다. ‘기생충’은 한국이 아니라, 봉준호 감독이 만든 것이라는 주장이다. '기생충'의 수상 목록을 적은 패러디 포스터. 새삼 대단하다! 오늘날 한국 영화계에선 이른바 ‘흥행 공식’에 맞춰 영화를 양산하며, 그 과정에서 감독들의 편집권은 보장되지 않는다. 봉준호, 박찬욱, 이창동 등 몇몇 감독을 제외하면 자기 뚝심 대로 영화를 만들 수 없다. 충분히 일리 있는 지적이다...

‘조커’에 대한 철지난 리뷰

호아킨 피닉스의 열연에 빛나는 ‘조커’는 국내에서만 약 525만 명이 관람하면서 엄청난 흥행을 일으켰다. 또한 전 세계에서 10억 불을 넘어서며 R등급 영화로는 최고 흥행 기록이다. 그뿐인가? 잘 알려진 대로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으로도 인정을 받았다. 무엇이 이토록 ‘조커’에 대해 열렬한 대중의 지지를 이끌어 냈을까?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도 그렇지만, ‘조커’는 ‘빈자 vs 부자’의 구도로 진행된다. 영화 주인공인 아서는 코미디언을 꿈꾼다. 그러나 그의 현실은 잔인하다. 그는 한번 웃음이 터지면 참지 못하고, 심지어 어머니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직장에선 따돌림을 당하고, 사장마저 그에게 냉랭하다. 일하기 위해 광대로 나섰지만, 동네 깡패들은 그가..

더 이상 공주는 없다! ‘모아나’

‘겨울왕국’ ’주토피아’ 그리고 이번에 개봉한 ‘모아나’까지. 근래 개봉한 디즈니표 애니메이션을 보면 그저 그 무지막지한 완성도에 감탄사만 나온다. 이번의 ‘모아나’도 그렇다. 디즈니 최초로 폴리네시아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모아나’는 태평양을 배경으로 폴리네시아인의 신화를 바탕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얼핏 보면 모아나와 반신반인인 마우이가 각각 전통적인 공주와 왕자 역을 할 것 같다. 그러나 작품에서 두 인물은 동등하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아니, 모아나가 더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모아나는 족장의 딸이자 차기 족장으로 낙점된 인물이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바다를 나가 여행하는 꿈을 꾼다. 그러나 아버지인 족장은 섬의 경계인 암초 이상을 나가지 못하게 한다. 이는 이미 ..

괴물같은 완성도를 보여준 ‘씽’

처음 ‘씽’의 예고편을 극장에서 접했을 때만 해도 1의 관심도 없었다. 일단 ‘오디션’을 소재로 한 점이 그렇다! ‘슈퍼스타 K’는 얼마 전 7번째로 방송을 했지만, 방송했는지 조차 몰랐다. 4시즌 이후론 화제성과 관심도에서 많이 떨어졌다는 것이 일반적인 세간의 평이지 않던가?-어떤 면에선 '슈퍼스타 K'는 대단하다. 대다수 오디션 프로의 경우 대부분 종영 내지 폐지되었으니까- 왜냐하면 다들 ‘피로’했기 때문이다. 슈스케는 대한민국에 오디션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매 시즌마다 엄청난 실력을 가진 이들이 등장했고, 그들의 눈물겨운 사연은 시청자를 몰입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공중파까지 가세해서 오디션 프로를 앞다투어 내놓으면서 어느새 대중은 피로를 호소했다. 그리고 이젠 오디션 프로는 다들 외면하는 수준에..

‘닥터 스트레인지’는 어떻게 마블의 신세계를 열었는가?

‘닥터 스트레인지’는 이전의 마블히어로(정확히는 영화화된)와 전혀 다르다. 왜냐하면 그는 마법사이기 때문이다. 캡틴 아메리카는 약물주사를 통해 슈퍼히어로가 되었다. 따라서 그의 능력은 상당히 현실에 근거해있다. 한국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아이언맨’은 과학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그가 최첨단 슈트를 입고 싸우는 모습은 로봇과 갑옷의 중간쯤을 연상시킨다. 물론 비슷하게 북구유럽의 신을 모델로 한 ‘토르’도 있긴 하다. 그러나 오늘날 관객에게 토르의 단독 영화는 다른 어벤져스 멤버에 비해서 인기가 없다. 왜냐하면 너무나 ‘현실’과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베네딕트 컴버배치란 특급 배우를 ‘닥터 스트레인지’역에 섭외한 것은 마블의 고민을 충분히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닥..

어른을 위한 잔혹동화!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이하 ‘미스 페레그린’)’은 팀 버튼 특유의 감성과 화면전개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팀 버튼 감독의 개성과 이야기 전개력이 빛난 작품으로 ‘가위손’, ‘팀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정확히 따지면 감독은 헨리 셀릭이지만)’을 꼽는데, 그 이후로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이다. ‘미스 페레그린’은 제이크의 모험성장물이자 동시에 팀 버튼의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작품이 아닐까 싶다. 영화가 시작하면 한 마트에서 일하고 있는 제이크가 보인다. 그가 열심히 화장지를 쌓아올렸는데, 마침 그 코너에 (아마도 같은 반인) 예쁜 소녀가 등장한다. 반가운 마음에 말을 걸지만, 그녀는 무시한다. 그것도 부족해서 그녀의 남자친구는 화장지를 던져서 제이크가 힘들게 쌓아놓은 화장지..

이곳에 들어오는 자, 희망을 버려라! ‘아수라’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정만식. 이 배우들이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아수라’는 매력적이지 않은가? 게다가 ‘비트’, ‘태양은 없다’, ‘무사’의 김성수 감독이라니. 이 조합은 너무나 오래전부터 기대되서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그래서 개봉하자마자 극장에 가서 봤다. 보고 난 소감은? 충분히 극장에서 볼 만큼 매력적인 작품이다. 허나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관객이 이런 영화(?)에서 기대하는 것을 철저하게(?) 배신한다고 할까? 가장 신선한 인물은 주지훈이었다. 아마도 영화를 본 분들은 많이들 동감하지 않을까 싶다. 정우성이 연기하는 한도경은 몹시 피곤한 인물이다.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점 미리 밝힙니다- 그는 원래 악덕시장 박성배(황정민)의 뒷일을 도맡아하는 생..

독립운동 소재 영화들은 어떻게 진화할까?

약 1270만명을 넘게 동원한 ‘암살’의 성공 이후, ‘동주(약 117만명)’, ‘귀향(약 358만명)’, ‘덕혜옹주(약 560만명)’ , ‘밀정(약 715만명)’까지 우린 일제강점기를 소재로 한 영화들을 볼 수 있었다. 또한 내년엔 ‘무한도전’에 나와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군함도’를 소재이자 제목으로 택한 영화가 기다리고 있다. 류승완 감독에 황정민, 송중기, 소지섭, 이정현의 조합은 벌써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과 기대를 자아내고 있다. 사실 ‘암살’ 이전까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독립운동을 소재로 한 작품을 상업영화로 만든 다는 것은 누가 봐도 동의하기 힘든 선택이었다(어떻게 보면 어리석은). 왜냐하면 독립운동을 소재로 한 이전의 작품들이 하나같이 너무 비장하거나 독립운동가는 너무나 고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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