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섹시를 버린 한은정, 너무나 멋지다!

朱雀 2010. 8. 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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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방영중인 드라마 <구미호 : 여우누이뎐>(이하 <구미호>)에서 가장 눈이 가는 인물은 역시 구미호역을 맡고 있는 한은정이 아닐까 싶다. 한은정은 예전에 코카콜라 CF주인공을 맡을 정도로 섹시함과 관능적인 미를 가진 인물이다. 그런 탓일까? 자연스럽게 드라마와 영화에서도 한은정은 그런 이미지로 소모되었고, 다른 배우들이 그렇듯 그녀도 배우로서 인정은 별로 받질 못하고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구미호>는 여러모로 한은정에게 의미가 깊다고 여겨진다. <구미호>에서 한은정이 맡은 역할은 반인반수의 딸을 둔 구산댁이다. 그녀는 마음 같아선 더러운 인간계를 떠나,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아직 반인반수인 딸에게 적자생존의 법칙이 지배하는 자연은 너무나 위험한 곳이라 어쩔 수 없이 인간세상에 머물게 된다.

 

문제는 인간계가 두 모녀를 그냥 두지 않는다는 데 있다. 퇴마사는 그저 두 모녀가 인간이 아니라는 이유로 죽이려고 한다. 가진 재주가 없어 무덤을 파고 부장품을 훔친 구미호는, 그것이 발각되어 죽을 고비를 넘긴다.

 

그저 고마운 은인인줄 알았던 윤두수 대감은, 실상 괴병에 걸린 자신의 딸 윤초옥을 구하기 위해 구미호의 어린 딸인 연이의 간을 필요로 하고 있다. 구미호는 이런 운명에 맞서 끊임없이 싸워야 한다. 퇴마사와 싸워야 하고, 세상의 온갖 핍박과 멸시에 맞서 싸워야 한다.

 

<구미호>가 만약 이전에 우리가 알고 있던 ‘구미호 전설’에 집착해서 한은정의 섹시한 자태와 공포만을 추구했다면, 이전에 외면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섹시함이 최고 무기라고 여겨지던 한은정에게서 섹시를 버리고, ‘모성’을 줘서 시청자들에게 감흥을 일으켰다.

 

한은정은 자신의 하나밖에 없는 딸인 연이를 지키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운명과 맞서 싸운다. 때로는 벅찬 상대에게 져서 죽을 위기까지 가지만, 그런 상황에서조차 자신이 아닌 자식을 염려하는 그녀의 간절한 외침은 섹시한 배우 한은정이 아니라, 배우 한은정으로써 다시 보게 되는 계기를 마련한다.

 

또한 언뜻언뜻 비추는 한은정의 섹시한 자태는 ‘구미호’의 요사스런 매력까지 더하고 있다. 윤두수 대감-현감-머슴인 천우까지 그녀의 자태에 홀려 있다는 사실과 더불어 씨스루 느낌의 한복 상의는 그녀의 섹시미를 잊지 않고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그러나 그보다 날카로운 송곳니와 손톱을 세우고 딸 연이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산과 들을 뛰어다니면서 애처롭게 연이를 불러대는 그녀의 어미로서의 모습은 우리의 마음을 애잔하게 만든다. 아마 <구미호>는 아직 대표작이 없는 한은정에게 좋은 후보감이 되지 않을까 싶다. 10%대의 시청률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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