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위대한 탄생’의 우승자는 시한부 스타?

朱雀 2010. 10. 27. 07:00
728x90
반응형



개인적으로 아직 시작도 안한 프로에 대해 이렇게 포스팅을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러나 이제 방송을 1주일 정도 앞두고 <위대한 탄생>이 내놓은 관련보도들이 하도 어이가 없어, 몇 가지를 짚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우선 어제 발표된 우승상금 3억원이다! 얼마 전 성황리에 끝난 <슈퍼스타 K 2>의 경우, 우승상금은 2억원이었다! 따라서 단순비교하면 1억원이 많은 것이다.

 

<위대한 탄생>은 분명 ‘폴 포츠나 수잔 보일’을 발굴하기 위해 기획되었다고 강조했다. 관련보도를 봐도 심사에서 ‘가창력’을 최우선으로 보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사실 상금엔 큰 의미가 부여되지 않는다. 그저 ‘상징적’인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위대한 탄생>은 화제성을 모으기 위해 ‘3억’을 제시했다. <위대한 탄생>이 로또인가? 상금액수로 화제성을 불러 일으키려는 <위대한 탄생>의 의도는 <슈퍼스타 K>보다 더 지독한 ‘상업적인 냄새’를 폴폴 풍기며 우리에게 다가온다.

 

MBC측에서 이런 무리수를 두는 이유는 <슈퍼스타 K 2>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때문일 것이다. 명색이 지상파인데, 가뜩이나 <슈퍼스타 K 2>가 종방 하자마자 시작되어 비교가 불가피한데, 상금액수가 적거나 비슷하면 아무래도 ‘모양새’가 나지 않을뿐더러 ‘화제성’에서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 <위대한 탄생>은 너무 갑자기 시작되었기 때문에, 스폰서를 제대로 구했는지 의심이 가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MBC측에선 화제성을 위해 무리수를 두는 건 아닌지, 마치 복권처럼 액수를 제시하는 게 정말 공영방송사의 이야기가 맞는지 귀가 의심이 갈 지경이다. 좋다! 이건 양보해서 (우승상금 3억은) 일단 넘어가보자!

  

문제는 그 다음이다! 분명 관련 뉴스보도에선 분명히 “철저한 관리와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국민가수로 영원히 남게 하겠다”라고 말해놓곤, 시즌 1이 끝나자마자 시즌 2가 한달 내로 방영될 예정이라는 씁쓸한 후속타가 이어졌다! 이 부분에선 어이를 상실했다. 물론 해당 신문사의 실수이길 바라마지 않지만, 사실이라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시즌 2는 시즌 1에서 뽑힌 이가 트레이닝 하는 걸 방송할 수도 있지만, 그걸로는 시청률이나 화제성 등이 생길 가능성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결국 똑같은 오디션 프로를 방송하겠다는 소리로 밖에는 내 귀엔 들리지 않는다-

  

얼마 전 <개콘>에서 왕비호는 서인국에게 “<슈퍼스타 K 2> 우승자가 나오면 넌 끝이야”라고 날린 독설처럼, 아무래도 후속 방송이 전파를 타고 우승자가 나오면 그 전 대회의 우승자는 빛을 잃을 수 밖에 없다. 말 그대로 전 대회의 우승자는 ‘팽’당하는 거다. - 대중의 관심이 식으면 이런 식의 이벤트를 통해 가수가 된 이들은 아무래도 쉽게 잊혀질 가능성이 높다-

 

그가 1년 동안 체계적인 관리를 받는다 해도, 이미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그 다음 대회 우승자(아니 세달 간격으로 우승자가 나오는 셈이니 차차차차 우승자쯤이려나?)에게 몰려 있는 상황일 것이다. -결국 시한부 스타를 탄생시키겠다는 이야기로 밖엔 이해되질 않는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이런 식의 오디션 프로는 말 그대로 하나의 거대한 이벤트다! 이벤트란 자주 하면 특성상 식상해질 수 밖에 없다. 그것도 이렇듯 휘황찬란하고 거대한 이벤트는 더더욱 쉽게 질릴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슈퍼스타 K 2>의 여운이 불과 한달도 되지 않는 시점에서 하는 <위대한 탄생>이 한달 만에 다시 재개된다면, 그건 <슈퍼스타 K 3>를 밀어내고 자신들이 <슈퍼스타 K>에 몰린 시청률과 광고료를 차지하겠다는 선언에 불과하다!

  

-더불어 다른 방송사에선 <슈퍼스타 K> 같은 방송을 하지 못하도록 선점 및 독점을 선포하는 것이나 진배없다고 본다-

  

이런 상황에서 안타까운 것은 여기에 희망을 갖고 구름처럼 모여들 지원자들이다! 오늘날 연예계를 향한 대중의 동경은 우리의 일반 상식을 뛰어넘는다. 어린 시절부터 TV를 봐온 세대에게 ‘스타’란 정말 별처럼 빛나고 동경하는 대상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스타가 될 기회를 꿈꾸는 이에게 이런 기회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그리고 매주 당첨자가 나오는 복권처럼 누군가는 우승하고, 감격스런 스타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그는 불과 몇 달도 안 돼 대중의 관심에서 잊혀지고, 그런 식으로 방송사의 입맛에 따라 스타들이 탄생하고 소멸하는 과정을 지켜보게 되는 건 아닌지 벌써부터 심히 걱정된다.

 

거듭 말하지만, <위대한 탄생>은 아직 채 시작조차 되지 않은 프로이다. 따라서 얼마든지 약점을 보완할 수 있고, 기존의 보도는 틀릴 수 있다. 나는 부디 내가 읽은 뉴스들이 잘못된 것이길 빈다. 그렇지 않다면 가뜩이나 시사프로를 폐지하고 그 시간대를 예능프로로 편성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데, 시청자와 출연자를 그저 ‘상업적인 대상’으로, 혹은 ‘이용대상’으로 보는 듯한 <위대한 탄생>의 태도를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