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결국 정부는 PSI 전면참여를 선언했다. 25일 북한이 2차 핵실험을 펼친지 겨우 하루만의 일이다. 이래가지곤 명분을 기다렸다는 것 외엔 말이 되질 않는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단거리 미사일을 날린 것은 분명 잘못한 일이고, 지나친 처사였다. 안보리 상임의사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지탄하고 있음이 이를 방증한다.
그렇다고 우리가 PSI에 참여한 것은 불난 집에 기름을 얹는 격밖에 되지 않는다. 애초에 PSI가 뭐던가? 2005년 북한의 한배를 미국이 나포해서 조사해 무기를 발견한게 시초가 아니던가? 북한의 반발과 여러 가지 이유로 풀어주고 나서 시작한 게, PSI 아니던가? 북한이 PSI에 “명백한 도발”“전쟁”등을 운운한 것은 PSI가 북한을 겨냥한 맞춤형 제재이기 때문이다.
PSI 참여로 지금 서해는 언제 전투가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 되어버렸다. 우리가 북한 어선이 아닌 불법조업중인 중국 어선을 나포하기 위해 NLL을 침범해도 북한 경비정이 나와 전투를 벌이는 건 기본 시나리오다. 누가 먼저 총질을 시작해도 곧바로 대규모 전투 및 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북한이 얼마전 운운한 ‘한반도 불바다론’도 충분히 가능해졌다. 물론 전쟁은 우리는 물론 북한도 전혀 원하는 바가 아니다. 그러나 북한은 지금 심각한 내부 문제에 봉착해 있다.
2012년 강성대국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뭣 하나 그를 위한 방법이 없다. 그래서 북한이 그토록 매달리는 게 핵이다. 북한이 만약 핵보유국이 된다면 우리나라와 일본이 가만 있겠는가? 어떤 식으로든 핵을 보유해 핵억제력을 가지려 할 것이다. 어차피 북한의 핵은 핵억제용으론 의미가 없다.
이는 북한과 대화에 적극적이지 않은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강경한 대처일 뿐이다. 중국도 무척 화가나고 항의한 모양이지만, 북한에 대한 영향력과 미국에 대한 입장 등으로 강력한 제재에는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 역시 강력한 제재를 내놓을 가능성이 커졌지만, 역으로 특사 등을 파견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대화를 재게할 가능성이 크다. 부시 행정부의 외교적 실책과 한계를 잘 아는 탓이다.
우린 이때 ‘조종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바로 북한이 우리의 형제국이며 앞으로 우리 나라의 미래가 북한과의 관계에 걸려있기 때문이다. 그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위해서다.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PSI 전면 참여’란 카드를 꺼내든 것은 누가봐도 멍청한 짓이다. 명분은 충분할지 모르지만 우리에게 아무런 실익이 없다. 최악의 경우 한반도 전쟁의 단초가 될 수 있다.
벌써 50년도 넘게 지속된 긴장상태로 인해 우리 국민은 전쟁 가능성에 별 두려움이 없지만, 실제 상황이 어찌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떤 상황이 계기가 되어 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 역사책을 뒤져보면 국경 근처 두 마을의 사소한 싸움이 비극적인 전쟁의 시작이 된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서울과 평양 모두 국경선에서 그다지 멀지 않다.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 된다면 두 나라의 수도를 비롯한 주요도시로 미사일이 날라가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충분히 가능하다. 역사의 죄인이 되고 싶지 않다면, 당장 PSI 참여를 포기하라!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북한을 우리가 품에 앉아야 한다. 경제력으로 따져도 우리가 20배 이상 크며, 최신식 무기 등을 따져봐도 북한은 우리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북한은 겉으로 표현안하지만 지도부가 그걸 모를리 없다. 이들이 핵에 매달리는 이유가 또한 여기에 있다. 가진 자가 힘 있는 자가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무시하고, 거기에 더해 강력한 제재만 취하려고 한다면 상대는 더욱 겁을 먹고 악을 세워 덤벼들 것이다. 잊지말라! 북한은 미국과의 외교전에서 한 발자국도 물러선 적이 없는 상대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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